애드센스
메이저리그의 3루수 이적 시장이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
FA 최대어 앤서니 렌돈(30)의 LA 에인절스 입단(7년 2억4500만)에 이어 조시 도널슨(34)이 미네소타 트윈스와 4년 9200만 달러에 계약한 것. 도널슨은 목표로 했던 1억 달러 계약은 실패했지만 34~37세 시즌에 2300만 달러의 연봉을 보장 받는 만족스런 계약을 이끌어냈다.
6년차 시즌이었던 2018년. 도널슨은 연봉조정신청 자격 선수 역대 최고기록에 해당되는 2300만 달러 연봉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애틀랜타와 1년 23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FA 재수를 선택했다(한편 2001년 박찬호의 990만 달러가 오랫동안 깨지지 않았던 6년차 연봉조정신청 선수의 최고 연봉 기록은 지난해 놀란 아레나도가 2600만 달러를 받음으로써 도널슨의 2300만 달러를 경신했고, 올해 무키 베츠가 2700만 달러로 재경신했다).
렌돈을 놓친 후 도널슨 영입전에 뛰어들었던 워싱턴은 스탈린 카스트로(2년 1200만) 아스드루발 카브레라(1년 250만)와 계약을 맺고 가장 먼저 백기를 들었다. 역시 3루수가 절실한 팀이었던 텍사스는 토드 프레이저(1년 500만)로 급한 불을 껐다.
마이크 무스타커스(31)가 신시내티의 2루수로 옮겨가고(4년 6400만) 트래비스 쇼(29)를 논텐더 방출한 밀워키는 에릭 소가드(34)와 1년 450만 달러에 계약하고 라이언 힐리(28)를 추가했다(트래비스 쇼는 1년 400만 달러 토론토 입단). 그리고 도널슨을 잡지 못한 애틀랜타는 크리스 브라이언트(28·시카고 컵스)의 트레이드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브라이언트(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2015년 컵스가 하루 차이로 서비스타임을 채우지 못하게 만든 것에 대해 제소를 한 상황. 승리하면 2020시즌 후 FA, 승리하지 못하면 2021시즌 후 FA가 된다. 따라서 브라이언트의 트레이드 가치는 승소 여부에 달려 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3루수가 시장에 나와 있다. 2013년 데뷔 후 7시즌 동안 7개의 골드글러브와 네 개의 실버슬러거(2015~2018) 그리고 한 시즌 전 포지션을 통털어 양 리그에서 한 명씩 주는 플래티넘 글러브를 3년 연속(2017~2019)으로 수상했으며, 또한 세 번의 홈런왕과 두 번의 타점왕, 지난 5시즌의 평균 성적이 40홈런 124타점(.300 .362 .575)일 정도로 최고의 3루 수비와 최고의 생산력을 자랑하는 놀란 아레나도(28)다.
플래티넘 글러브 수상자(NL/AL)
2011 : 몰리나(포수) / 벨트레(3루수)
2012 : 몰리나(포수) / 벨트레(3루수)
2013 : 시몬스(유격수) / 마차도(3루수)
2014 : 몰리나(포수) / 고든(좌익수)
2015 : 몰리나(포수) / 키어마이어(중견수)
2016 : 리조(1루수) / 린도어(유격수)
2017 : 아레나도(3루수) / 벅스턴(중견수)
2018 : 아레나도(3루수) / 채프먼(3루수)
2019 : 아레나도(3루수) / 채프먼(3루수)
2019시즌 후 FA가 될 수 있었던 아레나도는 2019년 2월 콜로라도와 7년 2억6000만(연평균 3200만) 달러에 연장 계약을 맺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레나도는 콜로라도에서만 17시즌(1997~2013)을 뛰고 은퇴한 토드 헬튼(bWAR 61.2)의 길을 걷는 듯했다.
하지만 2017년(87승)과 2018년(91승)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후 지난 시즌 뒤로 크게 후퇴(71승91패)한 콜로라도는 아레나도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 6년 2억3400만 달러 계약이 남았으며 2020-2021년 연봉이 3500만 달러인 아레나도는 30세 시즌인 2021시즌이 끝나면 4년 1억3700만 달러 잔여 계약을 취소하고 FA가 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아레나도에게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팀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라는 것. ESPN 제프 파산에 따르면 두 팀은 실제로도 협상을 진행했는데, 시카고 WSCR 670 AM라디오의 브루스 레빈은 서비스타임이 5년 남은 선발투수인 다코타 허드슨(174.2이닝 16승7패 3.35)과 지난해 마무리투수 데뷔가 나쁘지 않았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24세이브/3블론 3.17) 2018년 트리플A 성적(.311 .385 .693)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 있는 외야수 타일러 오닐(24)과 얼마전 세인트루이스가 탬파베이에서 데려온 mlb.com 41위 유망주 좌완 매튜 리베토어(20)의 이름이 거론됐다는 (다소 출처가 의심스러운) 보도를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세인트루이스는 왜 아레나도를 노리는 것일까.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의 핫코너에서는 신인 토미 에드먼(50경기 선발 .287 .330 .477)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하지만 정작 주전 3루수인 맷 카펜터(34)는 극심한 부진(104경기 선발 .228 .336 .393)에 빠지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세인트루이스는 월트 자케티 단장 시절(1995~2007년 재임)부터 FA보다는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 보강을 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자케티는 1997년 마크 맥과이어(1루수)를 시작으로 1999년 에드가 렌테리아(유격수) 2000년 짐 에드먼즈(중견수)와 대럴 카일(투수) 2002년 스캇 롤렌(3루수) 2004년 래리 워커(우익수)를 트레이드해 왔다. 이들이 세인트루이스에서 엄청난 활약을 한 반면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세인트루이스가 포기한 상위 랭킹 유망주들, 블레이크 스테인, 에릭 루드윅(이상 맥과이어) 브래든 루퍼, 파블로 오수나(이상 렌테리아) 애덤 케네디(에드먼즈) 브렌트 버틀러, 호세 히메네스(이상 카일) 버드 스미스(롤렌) 크리스 나버슨(워커) 중 스타가 된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자케티는 마지막으로 한 대형 거래가 성공하지 못했다. 오클랜드 빌리 빈 단장은 2005년 영건 트리오 중 팀 허드슨을 애틀랜타로, 마크 멀더를 세인트루이스로 보내고 배리 지토는 2006시즌 후 FA로 풀어줌으로써 샌드위치 픽을 가져왔는데(41순위 숀 두리틀 지명) 허드슨 트레이드가 대실패로 돌아간 반면(후안 크루스, 댄 메이어, 찰스 토머스) 멀더 트레이드는 큰 성공을 거뒀다. 멀더 트레이드로 얻은 두 명의 대형 유망주 중 한 명이 댄 해런이었기 때문이다(나머지 한 명은 대릭 바튼).
오클랜드가 3년 동안 662.2이닝 bWAR 11.4를 기록한 해런을 애리조나로 보내면서 브렛 앤더슨과 카를로스 곤살레스가 포함된 유망주 패키지를 받은 반면 세인트루이스로 건너간 멀더는 첫 시즌 활약(2005년 205이닝 16승8패 3.64) 후 부상으로 쓰러졌다.
세인트루이스가 아레나도에게 관심을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콜로라도 출신 타자에 대한 좋은 기억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는 2004년 8월 래리 워커를 데려옴으로써 현대판 살인 타선이라는 찬사를 듣게 됐다(1번 토니 워맥, 2번 래리 워커, 3번 앨버트 푸홀스, 4번 스캇 롤렌, 5번 짐 에드먼즈, 6번 에드가 렌테리아, 7번 레지 샌더스, 8번 마이크 매시니). 워커는 37세의 고령이었음에도 세인트루이스에서 1.5시즌 동안 OPS 0.908(.286 .387 .520)을 기록하는 인상적인 활약을 하고 은퇴했다(144경기 26홈런 79타점).
2008년 자케티의 뒤를 잇게 된 존 모젤리악은 2009년 콜로라도에서 오클랜드로 트레이드된 후 93경기에서 11홈런 54타점(.286 .378 .454)에 그치며 '산기꾼'이라는 놀림을 받게 된 맷 할러데이를 7월 세인트루이스로 데려왔다.
그리고 팀 합류 후 63경기에서 13홈런 55타점(.353 .419 .604)을 기록하고 FA가 된 할러데이(사진)에게 7년 1억2000만 달러를 과감히 베팅했다. 할러데이는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하면서 딱 한 팀을 트레이드 거부 구단으로 지정했는데, 바로 오클랜드였다.
그 결과 세인트루이스는 할러데이와 앨버트 푸홀스가 마지막으로 함께 뛴 2011년 통산 11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할러데이는 부끄러웠던 2009년 NLDS 2차전(낭심 캐치)을 제외하면 뛰어난 클럽하우스 리더십과 함께 7년 동안 승리기여도(bWAR) 20.9를 기록하는 모범 FA가 됐다. 할러데이는 모젤리악이 12년 동안 맺은 네 건의 5000만 달러 이상 FA 계약 중 유일한 성공작이다(나머지 세 개는 2014년 자니 페랄타 4년 5300만, 2016년 마이크 리크 5년 8000만, 2017년 덱스터 파울러 5년 8250만).
물론 아레나도는 쿠어스필드(통산 .324 .380 .615)와 원정경기(통산 .265 .323 .476)의 OPS 차이가 무려 0.196에 달한다(홈 0.995 원정 0.799). 하지만 콜로라도에 있었을 때 역시 홈 OPS가 1.068(.357 .423 .645) 원정 OPS가 0.803(.280 .348 455)으로 그 차이가 0.265였던 할러데이가 부시스타디움 적응에 성공했음을 고려하면, 해볼 만한 도전으로 생각될 수 있다. 아레나도를 데려올 경우 세인트루이스는 아레나도의 29~34세 시즌을 쓸 수 있는데, 할러데이의 경우는 31~36세 시즌이었다.
한편 지난해 9번째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54.6%에 그침으로써 탈락 위기에 몰린 래리 워커(통산 bWAR 72.7, 1997년 NL MVP, 1998 1999 2001 타격왕)는 콜로라도에서 뛰었던 시절 원정 OPS가 0.890(.279 .382 .508)에 달한 타자였다. 물론 쿠어스필드 OPS는 1.186이었지만(.385 .465 .721).
하지만 콜로라도는 팀 내에서 가장 강력한 티켓 파워를 가지고 있는 아레나도의 트레이드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또한 최초에 렌돈을 노렸으며 토드 프레이저(33)와 1년 500만 달러 계약을 맺어 급한 불을 끈 텍사스가 아레나도를 단념하지 않았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과연 콜로라도는 아레나도를 떠나보내게 될까. 그렇다면 누가 쿠어스필드 출신 타자를 영입하는 도박에 나설 것인가. 아레나도는 안드레스 갈라라가와 맷 할러데이처럼 쿠어스필드를 떠나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앞으로 콜로라도의 행보를 주목해 봐야 하는 이유다.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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