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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MLB] 코로나 시대와 전쟁 시대의 MLB(08.10)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8. 1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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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에이스 밥 펠러

 

 

1998920. 칼 립켄 주니어(38)는 레이 밀러 감독을 찾아가 "Today's the day"라고 했다. 198253121살에 시작해 16년을 넘게 이어온 2632경기 연속 출장을 스스로 중단하겠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립켄의 기록은 2632경기가 아니라 2700경기였을 수도 있었다. 파업으로 인해 1994년이 112경기, 1995년이 144경기 시즌이 되면서 68경기를 손해본 것이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단축 시즌 또한 특별한 누적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전망이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연평균 9.0의 레퍼런스 승리기여도를 기록함으로써 27세 시즌까지의 누적 승리기여도가 72.8이 됐다. 이는 타이 콥(68.9)과 미키 맨틀(67.9) 로저스 혼스비(63.6)와 알렉스 로드리게스(63.6) 등을 제친 27세 시즌까지의 역대 최고 기록에 해당된다.

 

만약 트라웃이 지난 8년간 평균치(9.0)37%에 해당되는 3.3을 기록한다고 가정하면 트라웃은 28세 시즌까지 76.1이 된다. 이에 28세 시즌까지의 성적이 78.4인 타이 콥에게 추월을 당한다.

 

2009년 랜디 존슨 이후 명맥이 끊긴 300승 투수에 도전하는 저스틴 벌랜더(37)도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상황. 원래 오프시즌에 받은 내전근 수술로 인해 첫 6주를 결장할 예정이었던 벌랜더는 넉 달의 개막 연기로 인해 개막전 등판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지난 4년간 평균 17승을 올리며 승수 쌓기에 박차를 가했던 벌랜더는 올 시즌 등판 가능 경기가 12경기 또는 13경기로 줄어 10승 달성도 쉽지 않게 되면서 300승 도전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지난 겨울 빌 제임스 핸드북이 매겼던 300승 성공률 54% 또한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현역 투수 300승 성공률

 

(2019시즌 후 빌 제임스 핸드북)

 

54% - 저스틴 벌랜더(225)

 

16% - 잭 그레인키(205)

 

16% - 맥스 슈어저(170)

 

6% - 게릿 콜(94)

 

3% - 릭 포셀로(149)

 

3% - 존 레스터(190)

 

2% - 클레이튼 커쇼(169)

 

3000안타 성공률

 

75% - 미겔 카브레라

 

30% - 닉 마카키스(2020시즌 포기)

 

26% - 로빈슨 카노

 

600홈런 성공률

 

29% - 마이크 트라웃

 

21% - 놀란 아레나도

 

16% - 에우헤니오 수아레스

 

16% - 브라이스 하퍼

 

15% - 매니 마차도

 

13% - 코디 벨린저

 

사실 커리어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선수들은 미국이 2차대전에 참전한 1942년부터 한국전쟁 휴전이 시작된 1953년 사이 전성기를 보낸 선수들이다.

 

1941128일 연봉 재계약을 위해 차를 몰고 구단으로 향하던 클리블랜드 에이스 밥 펠러(25)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긴급 뉴스를 들었다. 진주만 공습 소식이었다. 펠러는 곧바로 핸들을 꺾었고, 3일 후 스타 메이저리거로는 행크 그린버그(디트로이트)에 이어 두 번째로 군에 자원입대했다. 펠러는 암으로 작고한 아버지 대신 가족들의 생계를 돌보고 있어 징집 대상자가 아니었다.

 

전함 대공포 사수로 8개의 무공훈장을 얻는 동안 펠러는 194219431944년 시즌을 통째로 놓쳤고 1945년에도 825일에 합류해 9경기 등판에 그쳤다.

 

펠러의 참전 이전 마지막 세 시즌과 복귀 후 풀타임 첫 두 시즌을 더한 5시즌 평균 성적이 24262삼진인 것을 고려하면 펠러는 산술적으로 90승과 986탈삼진을 놓친 셈이 된다. 이를 펠러의 통산 성적인 2662581삼진에 더하면 3563567삼진이 된다.

 

 

그렇다면 펠러는 그렉 매덕스(355)와 로저 클레멘스(354)를 제치고 다승 역대 8, 탈삼진 역시 역대 8위에 올랐을 것이다. 물론 정반대로 혹사로 인해 커리어가 더 짧아졌을지도 모른다.

 

밥 펠러의 공백

 

1939 (20) 296.2이닝 246K / 2492.85

 

1940 (21) 320.1이닝 261K / 27112.61

 

1941 (22) 343.0이닝 260K / 25133.15

 

1942 (23)

 

1943 (24)

 

1944 (25)

 

1945 (26) 9경기 532.50

 

1946 (27) 371.1이닝 348K / 26152.18

 

1947 (28) 299.0이닝 196K / 20112.68

 

참전으로 인해 커리어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선수는 누가 뭐래도 테드 윌리엄스다.

 

윌리엄스는 2차대전으로 인한 3(1943~1945)과 한국전으로 인한 사실상 풀타임 2(1952~1953)으로 총 5시즌을 놓치게 됐다. 더 치명적인 것은 이것이 윌리엄스의 24~26세 시즌과 33~34세 시즌이었다는 것이다.

 

윌리엄스는 2차대전 3년으로만 555안타 105홈런 390타점 450볼넷을 놓친 셈이 됐는데 이를 통산 성적에 더하면 3029안타 626홈런 2229타점 2471볼넷이 된다. 여기에 한국전쟁으로 인한 공백까지 더하면 타점 1위 행크 애런(2297)과 볼넷 1위 배리 본즈(2558)의 자리는 윌리엄스가 가져갔을 것이다.

 

전투기 조종사로 한국전쟁에서 38번의 출격을 했던 윌리엄스는 195387일에 돌아와 37경기에서 OPS 1.410(.407 .509 .901)을 기록했다. 윌리엄스가 1954(.345 .513 .635)1955(.356 .496 .707) 1956(.345 .479 .605) 1957(.388 .526 .731) 1958(.328 .458 .584) 35~39세 시즌에도 미친 활약을 했음을 감안하면 두 번의 참전으로 인한 피해는 이보다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윌리엄스의 시즌별 OPS

 

1939 (20) - 1.045 (.327 .436 .609) 데뷔

 

1940 (21) - 1.036 (.344 .442 .594)

 

1941 (22) - 1.287 (.406 .553 .735)

 

1942 (23) - 1.147 (.356 .499 .648)

 

1943 (24)

 

1944 (25)

 

1945 (26)

 

1946 (27) - 1.164 (.342 .497 .667)

 

1947 (28) - 1.133 (.343 .499 .634)

 

1948 (29) - 1.112 (.369 .497 .615)

 

1949 (30) - 1.141 (.343 .490 .650)

 

1950 (31) - 1.099 (.317 .452 .647)

 

1951 (32) - 1.019 (.318 .464 .556)

 

1952 (33)

 

1953 (34) - 1.410 (.407 .509 .901) 37경기

 

1954 (35) - 1.148 (.345 .513 .635)

 

1955 (36) - 1.200 (.356 .496 .703)

 

1956 (37) - 1.084 (.345 .479 .605)

 

1957 (38) - 1.257 (.388 .526 .731)

 

1958 (39) - 1.042 (.328 .458 .584)

 

1959 (40) - 0.791 (.254 .372 .419)

 

1960 (41) - 1.096 (.316 .451 .645) 은퇴

 

2차대전으로 인한 손해는 윌리엄스의 라이벌인 조 디마지오 역시 마찬가지였다. 디마지오도 2차대전 참전으로 인해 세 시즌(1943~1945)이 통째로 날아갔다. 차이가 있다면 디마지오는 참전 이전에 하향세를 보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디마지오는 1939(24)0.381였던 타율이 19400.352, 19410.357에 이어 19420.305를 기록했고 3년의 공백 후 복귀 시즌에는 0.290을 기록함으로써 데뷔 후 이어오던 7년 연속 3할 타율이 중단됐다.

 

1951년에 데뷔한 윌리 메이스는 1952529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징집돼 1953시즌이 끝나고 난 후에야 제대함으로써 사실상 풀타임 두 시즌을 날렸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미친 질주를 시작했다.

 

메이스는 복귀 시즌인 1954(23)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더 캐치'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메이스는 1954년 홈런수가 41(2루타 33, 3루타 13) 1955년이 51(2루타 18, 3루타 13)였는데, 참전으로 인한 두 시즌의 공백이 없었다고 가정하면 660홈런이 아닌 700개 이상의 홈런으로 은퇴했을 가능성이 높다.

 

메이스는 197342세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는데, 행크 애런이 베이브 루스의 714홈런에 하나를 남겨 놓고 1973시즌을 끝냈음을 감안하면 둘은 누가 먼저 베이브 루스의 기록을 경신하느냐를 두고 경쟁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애런이 받았던 협박 또한 분산됐을 것이다.

 

코로나19는 과연 현역 최고의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그와 더불어 전란 시대 참전 선수들이 더 존경스러워진다.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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