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최근 5년간 승률
2016 - 0.531 (AL 서부 2위)
2017 - 0.481 (AL 서부 3위)
2018 - 0.549 (AL 서부 3위)
2019 - 0.420 (AL 서부 5위)
2020 - 0.450 (AL 서부 3위)
지난 겨울 제리 디포토 단장은 내부 단속에 치중했다. 메이저리그는커녕 트리플A 경력도 2018년 4경기가 전부인 에반 화이트에게 6년 2400만 달러 장기 계약을 쐈다. 메이저리그 데뷔 전에 장기 계약을 따낸 선수는 화이트가 4번째였다. 디포토는 올해 연봉이 100만 달러에 불과했던 마르코 곤살레스에게도 4년 3000만 달러 계약을 선물했다. 사이닝보너스 100만 달러를 받은 곤살레스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장기 계약 첫 해 연봉이 500만 달러다(2024년 1500만 옵션).
특별한 전력 상승이 없었기에 작년과 비슷한 마음가짐으로 시즌에 임했다. 당연히 잠 못 이루는 밤이 더 많았다. 8월21일까지 연패 구간만 5번이 있었던 시애틀의 성적은 8승19패. 당시 아메리칸리그 꼴찌는 시애틀(0.296) 내셔널리그 꼴찌는 피츠버그(0.190)였다. 디포토는 미련 없이 마감시한에 맞춰 선수 판매를 계획했다.
모두가 시애틀에게 등을 돌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리그 최하위 경쟁에 나섰던 시애틀이 갑작스럽게 각성한 것. 8월22일부터 시작된 14경기에서 11승을 쏟아부어 단숨에 5할 승률에 3승만을 남겨뒀다(19승22패). 심지어 시애틀의 무서운 기세를 감안했을 때 포스트시즌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시애틀에게 10월은 없었다. 남은 19경기 8승11패에 머물러 5할 승률도 없었다. 사실 시애틀은 14경기 11승 구간에서 7승을 텍사스를 상대로 따냈다(텍사스 제외 4승3패). 자신들보다 상황이 좋지 않았던 텍사스를 만난 것이 그야말로 행운이었다(물론 7경기를 다 이긴 경기력을 폄하할 수는 없다). 홈에서 14승10패로 잘 싸웠던 시애틀은 원정에서 13승23패로 무너진 것이 아쉬웠다.
bad : 시애틀은 현재 북미 4대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오랜 시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매년 소환되는 2001년이 마지막이다(NFL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2002년). 2001년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마이크 카메론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헌납했는데, 올해 그의 아들 다즈 카메론이 디트로이트에서 데뷔했다. 함께 고독함을 나눴던 마이매이(2003년)와 화이트삭스(2008년)가 떠나면서 포스트시즌 좌절 햇수가 두 자릿수인 팀은 시애틀이 유일하다(필라델피아 9년).
리빌딩 팀이 유망주를 얻어오는 방법 중 하나는 잘 키운 불펜 투수를 넘기는 것. 그런데 올해 시애틀은 리그에서 불펜이 가장 약한 팀이었다. 평균자책점 5.92는 보스턴(5.79)보다 나쁜 기록. 9이닝당 볼넷 수는 5.08개에 달했으며(전체 30위) 9이닝당 피홈런도 1.69개로 수준 이하였다(전체 29위, 필라델피아 2.03개). 팬그래프 승리기여도 역시 밑바닥을 찍었으니(-1.5) 불펜이 얼마나 답답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팀 내 세이브 1위 테일러 윌리엄스는 14경기 평균자책점이 5.93. 8월28일 샌디에이고전(0.2이닝 5실점)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이 2.77이었는데, 여기에 혹한 샌디에이고가 트레이드로 데리고 갔다(이적 후 한 경기만 나왔다).
실제로 시애틀은 샌디에이고에게 절이라도 해야한다. 샌디에이고는 윌리엄스를 포함해 댄 알타비야(13경기 7.71)와 오스틴 아담스까지 데리고 갔다. 무릎 수술을 받은 아담스는 올해 시애틀에서 등판 기록이 없었다. 추가 출혈이 있었지만 샌디에이고와의 트레이드에서 테일러 트러멜과 안드레스 무뇨스 등을 획득. 시애틀은 올해 마감시한 최고 유망주 트러멜을 받아오면서 실속을 챙긴 팀으로 평가됐다.
선발진은 불펜 만큼 일을 그르치지는 않았다(ERA 4.41). 그러나 기쿠치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2승4패 5.17 47이닝). 포심 평균 구속이 92.5마일에서 95마일로 상승. 여기에 커브 대신 커터를 장착한 기쿠치는 내용은 확실히 좋아졌다. 9이닝당 탈삼진(6.46→9.00개) 9이닝당 피홈런(2.00→0.57개)이 눈에 띄게 나아지면서, 투수가 관여하는 평균자책점 FIP에서 리그 10위에 올랐다(3.30). 다만 제구가 여전히 오락가락했고, 기쿠치가 나온 9경기에서 시애틀은 3승6패로 후퇴했다.
지난해 리그 14위였던 팀 타율(0.237)은 올해 더 낮은 기록으로 리그 13위(0.226). 팀 OPS 0.678는 피츠버그(0.641)와 텍사스(0.648)만이 아래에 있다. 시애틀은 스트라이크존 스윙 비중이 세 번째로 낮았는데(61.9%) 스트라이크존 콘택트 비중은 두 번째로 낮았다(81.4%). 선구안 정확성 노림수 삼박자가 전혀 맞지 않았다.
작년 올스타 출신 다니엘 보겔백은 처참한 성적을 남긴 뒤 방출(.094 .250 .226). 토론토를 거쳐 안착한 밀워키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다(19경기 .328 .418 .569). 셰드 롱(.171 .242 .291) J P 크로포드(.255 .336 .338)도 실망스러웠던 가운데 시애틀이 지난 겨울에 던진 승부수인 화이트도 빗나갔다. 화이트는 규정타석을 충족한 142타자 중 타율 142위로 머릿 속을 하얗게 만들었다(.176 .252 .346).
good : 시애틀은 '일낸다 시리즈'의 원조 팀. 올해는 정말 수비에서 일을 내긴 했다. 휴스턴&미네소타(이상 20개) 다음으로 실책이 적었던 시애틀(23개)은 수비 효율도 화이트삭스(0.712)에 이어 리그 두 번째로 높았다(0.708).
공격에서 낙담했던 크로포드와 화이트도 수비에서는 자신감이 넘쳤다. 둘은 시즌이 끝나고 팀에 유격수, 1루수 골드글러브를 안겨다줬다. 1987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골드글러브가 있었던 시애틀은 2010년 이후 첫 골드글러브 수상자를 배출. 두 명이 나온 것은 2003년 이후 17년 만이다(브렛 분&존 올러루드). 화이트는 골드글러브가 생긴 1957년 이래 1루수 골드글러브를 거머쥔 최초의 신인이 됐다.
시애틀의 경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힘든 환경에서 분전한 카일 루이스가 만장일치 신인왕을 받아냈다(.262 .364 .437 11홈런). 시애틀의 신인왕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 나갔던 2001년 이후 처음이다(2001년 이치로). 공수에서 활력소가 되어준 루이스는 9월 극심한 부진(.147 .270 .280)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성과를 인정 받았다. 여느 신인들과 달리 볼을 골라낸 것이 차별화된 모습. 루이스가 얻어낸 볼넷 34개는 아메리칸리그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대들보 카일 시거는 전 경기에 출장(.241 .355 .433). 9홈런 40타점을 더해 통산 200홈런 700타점 고지를 점령했다(207홈런 706타점). 200홈런 700타점은 시애틀에서 에드가 마르티네스와 켄 그리피 주니어, 제이 뷰너만이 달성한 기록이다. 꾸준히 트레이드 소문에 시달렸던 시거는 내년이 7년 1억 달러 계약의 마지막이다.
선발진은 전체 5번째로 많은 퀄리티스타트 등판을 합작했다(25회). 나란히 6번을 해낸 마르코 곤살레스(7승2패 3.10 69.2이닝)와 저스터스 셰필드(4승3패 3.58 55.1이닝) 덕분. 9월1일 에인절스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올린 곤살레스는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워 1선발 임무를 완수했다(9이닝당 0.90볼넷은 리그 최저). 시애틀은 팩스턴의 유산 셰필드가 유망주 시절 명성을 회복한 것도 고무적이다.
올해 시애틀은 선수단 평균 연령이 디트로이트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디트로이트 27세224일, 시애틀 27세256일). 49명 중 32명이 27세 이하, 16명은 25세 이하였다. 이 선수들로 돌풍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곧 더 거센 바람이 불어닥칠 예정이다. 이번 드래프트 최대어 중 한 명이었던 엠머슨 행콕(6순위)은 시애틀에 필요한 우완. 트레이드에서도 소득이 좋았던 시애틀은 훌리오 로드리게스와 재러드 켈레닉을 중심으로 양질의 팜을 갖췄다(미드시즌 BA 3위, mlb파이프라인 4위).
이제 시애틀에게 중요한 건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이다. 이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유망주는 유망주일 뿐이다. 만년 유망주 팀으로 불렸다가 다시 백지상태가 되는 것이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잘못된 길만 들어섰던 시애틀이 또 다른 기로를 맞이하게 됐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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