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제이크 오도리지가 내년에도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는다. 데뷔 첫 FA 자격을 획득했던 오도리지는 미네소타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오도리지의 내년 시즌 연봉은 1780만 달러로 확정됐다.
먼저 FA 시장이 열릴 때마다 의미를 복습해야 하는 퀄리파잉 오퍼부터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
퀄리파잉 오퍼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12년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2012-16년 노사 협약을 맺으면서 퀄리파잉 오퍼가 새로 생겼다. 기존에는 엘리아스 랭킹으로 매겨진 선수 등급에 따라 드래프트 보상 지명권이 주어졌는데, 지금은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선수들에 한해 드래프트 보상 지명권이 정해진다.
퀄리파잉 오퍼는 2017-21년 노사 협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내용이 더 복잡해졌다. 계약 규모와 구단 자금력, 사치세 납부 여부에 의해 보상 지명권과 지명권 손실 정도가 달라졌다.
수익 공유 기금을 받은 팀이 퀄리파잉 오퍼 선수를 잃게 되면, 계약 규모를 바탕으로 보상 지명권이 생긴다. 해당 선수가 총액 5000만 달러 이상 계약을 맺으면 1라운드와 경쟁적 균형 라운드(Competitive Balance Round) A 사이에 지명권을 얻는다(편의상 보상 지명권 1이라고 하자). 하지만 총액이 5000만 달러 미만일 경우에는 2라운드와 경쟁적 균형 라운드 B 이후 지명권으로 낮아진다(보상 지명권 2). 수익 공유 기금을 받지 않은 팀은 계약 규모와 상관 없이 무조건 보상 지명권 2가 주어진다. 또한 사치세를 낸 팀은 3라운드와 4라운드 뒤에 보상 지명권을 가진다(보상 지명권 3).
드래프트 순서
1라운드
<보상 지명권 1>
경쟁적 균형 라운드 A
2라운드
경쟁적 균형 라운드 B
<보상 지명권 2>
3라운드
4라운드
<보상 지명권 3>
올해 사치세를 내는 팀은 컵스와 보스턴, 양키스다. 그리고 수익 공유 기금을 받은 팀은 미네소타를 포함한 14팀이다(오클랜드 밀워키 애리조나 클리블랜드 마이애미 볼티모어 샌디에이고 피츠버그 탬파베이 신시내티 콜로라도 캔자스시티 디트로이트). 나머지 13팀은 사치세는 내지 않지만 수익 공유 기금도 받지 않는다. 이번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워싱턴(사진)을 비롯해 다저스 휴스턴이 여기 속한다(에인절스 토론토 애틀랜타 세인트루이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메츠 필라델피아 텍사스 화이트삭스).
만약 오도리지가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했다면, 미네소타는 계약 규모에 맞춰 보상 지명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오도리지가 잔류하면서 보상 지명권은 남의 일이 됐다. 참고로 2020년 퀄리파잉 오퍼를 한 팀들은 미네소타를 제외하면 모두 수익 공유 기금을 받지 않았다. 즉 내년 드래프트에서 <보상 지명권 1>을 행사할 팀은 없는 것이다.
2020년 퀄리파잉 오퍼 대상
1. 게릿 콜 (휴스턴)
2. 조시 도널슨 (애틀랜타)
3. 마르셀 오수나 (세인트루이스)
4. 매디슨 범가너 (샌프란시스코)
5. 윌 스미스 (샌프란시스코)
6. 잭 윌러 (메츠)
7. 앤서니 렌돈 (워싱턴)
8.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워싱턴)
9. 제이크 오도리지 (미네소타) *수락
10. 호세 아브레유 (화이트삭스) *수락
퀄리파잉 오퍼는 원 소속팀이 선수의 기량을 보증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어느새 골치 아픈 장애물로 전락했다. 사무국이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면서 각 구단은 퀄리파잉 오퍼 선수를 영입하는 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무국이 부여한 패널티는 무엇일까. 이 역시 형평성을 감안해 각각의 차이가 있다. 일단 사치세를 부담한 팀은 당연히 많은 제약이 잇따른다. 퀄리파잉 오퍼 선수를 데려오면 이듬해 드래프트에서 2번째와 5번째로 높은 지명권을 잃는다. 더불어 국제 계약 보너스 풀도 100만 달러가 줄어든다. 올 겨울 양키스가 콜이나 스트라스버그를 영입했을 때 발생하는 상황이다(콜과 스트라스버그를 모두 영입하면 3번째와 6번째 높은 순위의 지명권도 상실한다).
수익 공유 기금을 받지 않는 팀은 이듬해 드래프트에서 2번째로 높은 지명권이 소멸된다. 국제 계약 보너스 풀에서 사라지는 금액은 50만 달러다. 이번 겨울 3년 3900만 달러에 윌 스미스(사진)를 데려온 애틀랜타가 정확히 이 경우에 해당한다. 한편 두 부류와 달리 수익 공유 기금을 받는 팀은 그나마 제재가 덜하다. 이듬해 드래프트에서 3번째로 높은 지명권만 사라진다.
이같은 불이익으로 인해 퀄리파잉 오퍼는 날개가 아닌 꼬리표가 됐다. 구단이 구태여 손해를 감수하면서 선수 영입에 목을 메지 않는 것이다. 대형급 선수들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지만, 준척급 선수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오도리지가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한 이유도 냉정한 시장 분위기 때문이다. 올 시즌 오도리지는 15승7패 3.51의 성적으로 생애 첫 올스타 투수로도 선정됐다. 문제는 이 성적이 철저한 관리하에 만들어진 것. 로코 볼델리 감독은 가급적 타순이 세 번째로 돌아오기 전에 오도리지를 내렸다. 이에 오도리지는 선발 등판을 30경기나 하고도 규정이닝을 충족하지 못했다(159이닝). 7이닝 경기가 두 번 뿐이었던 오도리지는 30경기 이상 선발로 나온 투수들 중 스펜서 턴불(148.1이닝) 다음으로 이닝이 적었다.
오도리지 타선 순환별 피OPS
1바퀴 [2018] 0.627 [2019] 0.610
2바퀴 [2018] 0.659 [2019] 0.629
3바퀴 [2018] 1.159 [2019] 0.883
오도리지는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매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받아들이는 편이 최선의 길이라고 덧붙였다. 겨울 내내 마음을 졸이면서 기다리는 것보다 마음 편히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쪽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사실 오도리지 입장에서 퀄리파잉 오퍼를 수용한 것은 마냥 나쁘지는 않다. 시장에 나오는 시간은 1년 더 늦어졌지만, 바로 올해 오도리지와 같은 길을 걸었던 선수가 대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였던 류현진이다.
당시 류현진도 오도리지처럼 약점이 명백한 투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나왔더라면 야박한 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다(카이클과 킴브럴도 소속팀을 찾지 못한 채 FA 미아가 됐다). 류현진은 추가 시즌을 완벽하게 치렀고(14승5패 2.32 182.2이닝)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여유롭게 구단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 바뀐 투수 코치 웨스 존슨과 함께 하면서 평균 구속이 올랐던 오도리지는 지구력만 키운다면 한층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퀄리파잉 오퍼로 책정된 연봉이 결코 낮지 않은 점도 오도리지의 마음을 굳히게 했다. 퀄리파잉 오퍼는 상위 연봉 125명의 평균치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액수가 떨어졌지만, 1780만 달러는 오도리지 올해 연봉(950만)의 83%가 오른 액수다. 미네소타 역사상 이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은 선수는 조 마우어(2300만)가 유일하다.
퀄리파잉 오퍼 연봉 변화
2012 : 1330만
2013 : 1410만
2014 : 1530만
2015 : 1580만
2016 : 1720만
2017 : 1740만
2018 : 1790만
2019 : 1780만
1년 전 류현진이 떠오르는 선택을 한 오도리지는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이번 FA 시장은 뛰어난 선발 투수들이 워낙 많긴 했다. 오도리지의 경쟁자는 이제 내년 시즌 이후 시장에 나올 바우어, 팩스턴, 다나카, 스트로먼 등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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