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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MLB] 오타니 투타겸업 이대로 실패하나(08.13)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8. 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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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오타니의 부진

 

 

1918년 베이브 루스는 선발투수로 19경기에 나서 18번을 완투하고 1372.22를 기록했다. 그리고 외야수와 1루수로 60경기를 선발 출장했다.

 

투수 또는 야수로 들어선 382타석에서 11홈런 61타점(.300 .411 .555)을 기록하고 리그 홈런 1위에 오른 루스는 레퍼런스 승리기여도 7.0을 기록했다(야수 4.7 투수 2.3).

 

보스턴의 감독 에드 배로는 루스를 야수로 쓰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루스는 뛰어난 좌완 투수이기도 했지만 타자로서의 능력은 더 출중했기 때문이다.

 

1919년 루스는 투수로 17경기(15선발) 야수로 111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투수로 승리기여도 0.8(133.1이닝 952.97) 야수로 9.1(543타석 29홈런 113타점 .322 .456 .657)을 기록했다. 1920년 배로는 뉴욕 양키스의 단장이 됐고 보스턴에서 루스를 데려왔다. 그리고 루스를 전업 타자로 만들었다.

 

베이브 루스 연도별 bWAR

 

1915 (20) - 4.1 (투수 2.4 야수 1.7)

 

1916 (21) - 10.4 (투수 8.8 야수 1.6)

 

1917 (22) - 8.6 (투수 6.5 야수 2.1)

 

1918 (23) - 7.0 (투수 2.3 야수 4.7)

 

1919 (24) - 9.9 (투수 0.8 야수 9.1)

 

1920 (25) - 11.8

 

1921 (26) - 12.8

 

1922 (27) - 6.3

 

1923 (28) - 14.1

 

1924 (29) - 11.7

 

1925 (30) - 3.5

 

1926 (31) - 11.4

1927 (32) - 12.5

 

1928 (33) - 10.2

 

1929 (34) - 8.0

 

1930 (35) - 10.3

 

1931 (36) - 10.5

 

1932 (37) - 8.5

 

<루스의 시대에 지명타자 제도가 있어 루스가 4일마다 선발로 나서고 나머지 3일은 지명타자로 출전했다면? 400800홈런을 기록하고 투수와 타자 양쪽으로 모두 명예의 전당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레너드 코페트의 이러한 상상(야구란 무엇인가 )에 도전한 선수가 있다. 오타니 쇼헤이다.

 

오타니를 지명한 니폰햄 파이터스는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에 직행하려던 오타니를 설득하기 위해 정작 본인은 생각해 본 적 없던 이도류(투타겸업)를 오타니에게 제안했다.

 

2016년 오타니는 지명타자로 104경기에서 22홈런 67타점(.322 .416 .588) 선발투수로 21경기에서 140이닝 1041.86을 기록하고 퍼시픽리그 MVP가 됐다. 니폰햄의 우승으로 6차전에서 끝난 재팬시리즈가 7차전까지 갔다면 3차전에서 연장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던 오타니는 7차전에서 구로다 히로키(히로시마)와 선발 대결을 펼쳤을 것이다.

 

그러나 오타니의 투타겸업이 완벽하게 작동된 해는 2016년이 유일하다. 2017년 오타니는 발목 부상의 여파로 투수로는 5경기밖에 등판하지 않았다. 그리고 '투웨이'를 캐치프레이즈로 가지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미식축구에서 쿼터백은 터치다운을 이끄는 패스를 담당한다. 그러나 러닝백처럼 달릴 수 있는 쿼터백도 있다. 듀얼스렛(Dual Threat)으로 불리는 이들은 패싱과 러닝이라는 '두 가지 위협'을 상대에게 제공한다.

 

이에 피칭과 타격이 모두 가능한 오타니에게는 더블스렛(Double Threat)이라는 말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오타니의 도전은 '코페트의 상상은 현실이 될 수 없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2018년 투수 데뷔전에서 6이닝 6K 3실점(3안타 1볼넷) 타자 데뷔전에서 5타수1안타 1삼진을 기록한 오타니는 곧바로 세 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냈다(4457). 그리고 49일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놀라운 피칭을 선보였다. 최고 99.6마일의 강속구를 뿌리며 6회까지 11K 퍼펙트를 질주한 오타니는 결국 7이닝 12K 무실점(1안타 1볼넷)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타자 오타니와 투수 오타니의 희비는 엇갈리기 시작했다.

 

타자 오타니가 4-5-6-7(199타석 9홈런 .258 .333 .494)보다 뛰어난 8-9월 활약(168타석 13홈런 .318 .393 .649)으로 시즌을 마친 반면 투수 오타니는 10번째 등판에서 팔꿈치를 다쳤고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51.2이닝 423.31). 오타니는 신인왕이 됐지만(타자 기여도 2.7, 투수 기여도 1.3) 투수로서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일본에서 '2016년 이도류' 2017년을 거의 타자로만 뛴 것처럼(발목 부상) 오타니는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됨으로써 '2018년 투웨이' 2019년을 타자로만 뛰었다.

 

: 휴식

 

: 선발등판

 

~: 지명타자

 

: 휴식

 

: 선발등판

 

올해 투수로 돌아온 오타니에 대해 에인절스는 2018년과 마찬가지로 일요일(한국시간 월요일)마다 선발투수로 나서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지명타자로 나서며 선발 등판 전날인 토요일 경기를 쉬는 일정을 만들어줬다. 그러나 문제는 체력 관리보다 더 근본적인 곳에 있었다. 바로 투수의 몸과 타자의 몸이 다르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웨이트에 빠져 사는 오타니는 스프링캠프 때 더 벌크업이 된 몸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오타니의 노력에 감탄했지만 투수에게 어울리지 않는 몸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727일 시즌 첫 선발 등판이자 695일 만의 투수 복귀전에서 오타니는 안타-볼넷-볼넷-볼넷-안타-안타 후 교체됐다. 30개의 공을 던졌지만 헛스윙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 평균 구속도 2018(96.7마일)보다 크게 떨어진 92.9마일에 그쳤다.

 

첫 경기가 끝난 후 현역 시절 투수와 타자를 모두 경험했던 토마야 호시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야수는 굵은 근육과 강한 근육을 필요로 하지만 투수가 필요한 것은 섬세한 근육이다. 어깨와 팔꿈치 관절 주위의 섬세한 근육을 단련하지 않으면 팔꿈치 부상이 재발할 수 있다. 나는 야수에서 투수로 돌아가기 위해 1년에 걸쳐 근육을 바꾸어야 했다. 팀의 사정이 허락한다면 올해는 타자로 출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83일 두 번째 등판에서 오타니는 1회를 3자범퇴로 마쳤다. 그러나 2회부터 다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2회 오타니는 볼넷-폭투-볼넷-볼넷-(삼진)-(삼진)-볼넷-볼넷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구속은 94.4마일로 올랐지만 경기 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검사 결과 회내근 염좌가 확인돼 더 이상 올 시즌을 투수로 뛸 수 없게 됐다. 토마야의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토마야의 말에 따르면 야수의 근육과 투수의 근육은 따로 있다. 그렇다고 아이언맨 수트처럼 그 때마다 근육을 교체할 수도 없다. 결국 웨이트 훈련이 없었던 베이브 루스 시절과 다르게 각자에 맞는 웨이트와 각자에 필요한 근육이 필요한 현대 야구에서 투수와 타자를 함께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필자는 오타니가 정말로 투타겸업을 해야 한다면 투수 시즌과 타자 시즌을 번갈아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매년 그 시즌에 맞는 새로운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태클에 당할 수밖에 없는 듀얼스렛 쿼터백들의 수명이 짧은 것처럼 투타겸업은 당할 수 있는 부상의 종류가 두 배로 늘어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서 투타겸업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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