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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다시 한번 뉴욕 양키스전에서 무너졌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6피안타(3피홈런) 5실점 2볼넷 5탈삼진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던 5회까지 2:5로 뒤져있던 토론토는 6회말 대거 10득점을 만들어내며 12:7로 역전승했다. 그러면서 류현진도 패전을 면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은 2020시즌 3승 1패 43이닝 48탈삼진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AL) 평균자책점 부문 4위에 올라 있었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선 3승 무패 34이닝 '1피홈런' 평균자책점 1.06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양키스전 부진 후 류현진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3.19까지 치솟았다.
류현진이 양키스전에서 부진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3년 7월 20일 양키스를 만난 류현진은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실점 1볼넷 4탈삼진으로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했다. 이후 5년간 양키스를 만나지 않았던 류현진은 지난해 8월 24일 양키스를 상대로 4.1이닝 9피안타(3피홈런) 7실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당시 부진이 더욱 아쉬운 이유는 직전까지 류현진이 12승 3패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하며, NL 사이영상이 유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키스전을 기점으로 3경기 연속 부진하면서 그는 NL 사이영상 투표 2위에 머물러야 했다.
류현진 양키스전 성적
통산 3경기 0승 2패 15.1이닝 ERA 8.80 (7피홈런)
- 2013년 6월 20일: 6.0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실점
- 2019년 8월 24일: 4.1이닝 9피안타(3피홈런) 7실점
- 2020년 9월 8일: 5.0이닝 6피안타(3피홈런) 5실점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만난 양키스를 상대로 다시 한번 무너지면서 류현진은 설욕전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그렇다면 류현진이 양키스를 상대로 부진했던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류현진은 8일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87.7마일(141.1km/h)에 머물렀다. 이는 올 시즌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90.4마일, 145.5km/h) 대비 4.4km/h나 느린 수치다. 가뜩이나 느린 구속에 더해 1회 몸쪽으로 던진 패스트볼 2개가 홈런으로 연결되자, 나머지 이닝에서 류현진은 패스트볼 비중을 급격히 낮췄다.
한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패스트볼(포심/투심)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했던 커터(평균 85.3마일 헛스윙률 0%) 역시 이날 따라 위력적이지 못했다. 그러면서 1회 이후 류현진의 볼 배합은 체인지업(구사율 40.8%)과 커브볼(구사율 21.4%) 위주로 단조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4회까지 3실점으로 버텼다.
하지만 타순이 세 바퀴째 돈 5회부터 양키스 타자들이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오는 변화구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류현진은 다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그 증거로 5회 루크 보이트와 클린트 프레이저에게 맞은 안타는 모두 낮게 잘 제구된 체인지업이었다. 한마디로 말해, 패스트볼의 구위 하락으로 인해 볼 배합이 단조로워진 점이 문제였다는 얘기다.
이 부분에 있어선 류현진 역시 화상 인터뷰를 통해 "1회 홈런 2개를 맞으면서 볼 배합에 변화를 줬다. 몸쪽 공이 공략당해서 주로 바깥쪽 멀리 승부할 수밖에 없었다. 체인지업을 그렇게 많이 던지는 것은 이상적인 계획이 아니었다"고 말한 바 있다.
류현진표 체인지업의 위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상급에 속한다. 하지만 체인지업의 본질은 구속 가감을 통해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있다. 체인지업이 아무리 좋더라도 패스트볼을 거의 던지지 않고 체인지업만 던지면 공략이 가능하다. 이는 4.1이닝 5실점을 기록했던 지난 7월 31일 워싱턴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포심 평균 구속 88.8마일, 구사율 16.1%).
가장 좋은 해결책은 구속을 꾸준히 90마일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당일 경기의 구속은 투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따라서 최대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애를 쓰되, 불가피하게 구속이 나오지 않는 경기에서도 버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경기 후 류현진은 "다음부터는 잘 던지겠다"며 양키스전 설욕을 다짐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16일 양키스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간에 이틀(11일, 15일)이 끼어 있어서 휴식일이 7일이나 되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통해 패스트볼 구속 회복도 기대해볼 수 있다. 과연 류현진은 다음번 양키스전에선 두 경기 연속 부진을 설욕해낼 수 있을까?
류현진의 다음 양키스와의 맞대결을 주목해보자.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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