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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MLB] 에인절스 번디의 대변신 비결은?(09.11)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9. 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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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디

 

 

지난해 LA 에인절스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29, 이닝 30위에 그쳤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에인절스(5.64)보다 더 나빴던 팀은 쿠어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쓰는 콜로라도(5.87)가 유일했다. 에인절스 선발진이 기록한 681이닝은 상위권 팀들(1위 메츠 941.1 2위 워싱턴 938.2)과 비교하면 무려 260이닝이 적었다.

 

그럼에도 에인절스는 게릿 콜(뉴욕 양키스)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는 물론 잭 윌러(필라델피아) 매디슨 범가너(애리조나) 류현진(토론토) 댈러스 카이클(시카고 화이트삭스) 그 누구도 데려오지 않았다.

 

돈이 없었던 건 아니다. 앤서니 렌돈에게 724500만 달러를 줬기 때문이다. 24500만 달러는 범가너(8500) 류현진(8000) 카이클(5550) 세 명의 몸값을 합친 22050만 달러보다도 많은 돈이었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콜과 스트라스버그를 모두 잡지 못하게 되자 타자로 눈을 돌렸다.

 

그렇다고 선발진 보강을 외면한 건 아니다. 비록 로스 스트리플링(LA 다저스)을 데려올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긴 했지만, 트레이드를 통해 볼티모어에서 딜란 번디(27) 애리조나에서 맷 앤드리스(30)를 데려왔다. 그리고 훌리오 테에란(29)1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결과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투수 오타니 쇼헤이(25)가 두 경기에서 참담한 모습(1.2이닝 8볼넷 7실점)을 보이고 시즌을 마감한 에인절스는 테에란과 앤드리스가 도합 선발 세 경기에서 215.64(6.1이닝 11실점)에 그치고 있다. 앤드류 히니(4경기 114.26)와 그리핀 캐닝(4경기 34.42)의 출발도 좋지 않다.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2018년 리그 최다패 투수(31경기 8165.45)이자 최다 피홈런 투수(171.2이닝 41) 2019년에도 7144.79에 그쳤던 번디가 네 경기 311.57의 대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번디가 네 경기에서 소화한 28.2이닝은 메이저리그 1위에 해당되며 35개의 탈삼진은 43개를 기록한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다음으로 많다. 더 고무적인 것은 삼진 35개를 잡아내는 동안 볼넷이 세 개라는 점이다.

 

첫 두 경기에서 6.2이닝 7K 1실점(오클랜드전)6이닝 8K 3실점(시애틀전)이었던 번디는 9이닝 10K 1실점(시애틀전)을 통해 201866일 앤드류 히니 이후 처음으로 완투에 성공한 에인절스 투수가 됐다. 그리고 다음 경기에서도 7이닝 10K 무실점(오클랜드전) 승리를 따냈다.

 

번디는 20116월 드래프트에서 "케리 우드 이후 가장 뛰어난 고교 투수"라는 평가 속에 게릿 콜(피츠버그) 대니 헐츤(시애틀) 트레버 바우어(애리조나)에 이어 볼티모어의 전체 4순위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11월에 볼티모어의 새로운 단장이 된 댄 듀켓은 커터가 위험한 공이라는 지론에 따라 번디로 하여금 주무기인 커터를 던지지 못하게 했다.

듀켓은 어린 투수들에게는 커터가 패스트볼과 커브의 성장을 막을 수 있으며 패스트볼의 구속 저하와 부상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성이 높은 공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리베라가 던지는 공은 커터가 아니라 패스트볼"이라며 "과연 커터가 알려진 만큼 효과적인 공인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듀켓의 2013년 주장과는 정반대로 메이저리그는 커터의 시대가 열렸다.

 

2012년 싱글A 30이닝 무자책(5안타 2볼넷 40삼진)을 포함해 싱글/상위싱글/더블A 23경기에서 932.08을 기록함은 물론 19313일의 나이로 메이저리그 데뷔까지 이른 번디는 주릭슨 프로파(텍사스)에 이어 2013BA 유망주 랭킹에서 2위에 올랐다. 2013년 선발진 진입은 확정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 순간 팔꿈치 부상이 찾아왔다.

 

번디가 토미존 수술을 받은 것은 20136월이었다. 번디는 정확히 1년 후에 돌아오겠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어깨에도 문제가 생긴 번디가 메이저리그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시점은 그보다 2년 가까이 지연된 20164월이었다. 무려 3년의 공백이 있었던 것. 돌아온 번디는 강속구를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201693.8마일, 201792.2마일, 201891.6마일, 201991.2마일, 202090.6마일).

 

구속이 떨어진 후에도 번디는 경쟁력 있는 공을 가지고 있었다. 포심이 정상급의 회전수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번디는 쇠락한 볼티모어의 전력과 맞물려 좀처럼 돌파구를 열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겨울 볼티모어를 나오게 됨으로써 그들의 또 다른 드래프트 실패 사례로 남았다.

 

볼티모어 1라운드 지명 선수(통산 bWAR)

 

2007 (5순위) - 맷 위터스 (18.2)

 

2008 (4순위) - 브라이언 매터스 (2.1)

 

2009 (5순위) - 맷 하브굿(데뷔 실패)

 

2010 (3순위) - 매니 마차도 (37.0)

 

2011 (4순위) - 딜란 번디 (8.8)

 

번디는 지난해 첫 6경기에서 46.67을 기록함으로써 2018년 시작 후 37경기에서 8205.63을 기록했다. 이에 휴스턴에서 건너온 마크 엘리아스 단장은 번디에게 '피치 디자인'을 제시했다.

 

엘리아스의 해법은 "더 많은 변화구를 던질 것"이었다. 그러나 워낙 훌륭한 패스트볼을 가지고 있었던 번디는 구속이 저하된 후에도 패스트볼을 많이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기가 어려웠다. 번디는 마지막 7경기에서 213.46을 기록했지만 볼티모어는 번디를 트레이드했다.

 

번디는 콧수염 장착과 함께 볼티모어의 마지막 처방을 따르기로 했다. 이에 201855.8%, 지난해 50.0%의 패스트볼 비율을 39.2%로 떨어뜨린 올해 새로운 투수로 거듭났다.

 

현재 번디는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30타수1피안타(0.033) 20삼진이라는 대활약을 하고 있다. 좌타자에게 사용하는 체인지업 역시 25타수3피안타(0.120) 1피홈런으로 활약이 그에 못지 않다. 또한 번디는 80마일 슬라이더와 82마일 체인지업과 다른 구속대인 평균 74마일 커브가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다.

 

번디는 7이닝 10K 무실점(4안타 1볼넷) 승리를 따낸 12일 오클랜드전에서 단 9개의 커브를 던졌다. 그리고 그 중 8개를 초구로 던졌다. 커브는 번디에게 5개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선물했다.

 

2018년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0.270 나머지 구종의 합산 피안타율이 0.223가 기록되자 메이저리그는 201855.0%였던 패스트볼 비중이 201952.5%로 크게 낮아졌다. 많은 투수들이 패스트볼의 비중을 낮춘 지난해 역시 메이저리그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0.276 나머지 구종 피안타율은 0.228였다. 그리고 올해는 49.7%로 처음으로 50% 벽이 무너졌다.

 

'탈 패스트볼'에 나선 투수들 중에는 평균 98.6마일 패스트볼을 보유한 제이콥 디그롬(40.7%)과 역시 95.1마일을 던지는 다르빗슈 유(29.8%)까지 포함되어 있다. 그 외에도 마에다 겐타(26.2%) 류현진(33.9%) 셰인 비버(36.2%) 등이 40%가 되지 않는 패스트볼 비율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로, 미네소타 이적 후 네 경기에서 32.66을 기록중인 마에다는 도합 10%를 던지는 커브와 커터를 제외하면 포심/슬라이더/체인지업을 111로 던지고 있다.

 

그럼에도 패스트볼의 중요성이 줄어들지 않은 이유는 패스트볼이 좋아야 변화구의 위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번디의 과건 또한 평균 90마일까지 내려온 패스트볼의 경쟁력을 얼마나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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