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최근 5년간 승률
2016 - 0.549 (AL 동부 2위) *WC 패배
2017 - 0.463 (AL 동부 5위)
2018 - 0.290 (AL 동부 5위)
2019 - 0.333 (AL 동부 5위)
2020 - 0.417 (AL 동부 4위)
뒤늦게 남들이 가는 길을 따르기로 한 볼티모어는 마이크 엘리아스 단장이 두 번째 겨울을 맞이했다. 첫 번째 겨울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조너선 비야(마이애미)와 딜란 번디(에인절스) 트레이드로 다가오는 시즌 의지를 짐작케 했다. 올해도 볼티모어의 목표는 새로운 출항을 함께 할 동료들을 찾는 것이었다.
개막전 보스턴을 상대로 무기력하게 패할 때만 해도 4년 연속 지구 최하위를 예약하는 듯 했다. 하지만 보스턴과의 개막 3연전을 우위로 돌린 데 이어 첫 18경기 11승7패로 지구 2위에 올랐다. 경험이 부족한 볼티모어의 문제점은 분위기를 추슬러 줄 리더가 없다는 것. 올라갈 때는 신나게 올라갔지만, 내려올 때도 끝을 모르고 내려왔다. 그러다 보니 연승과 연패로 도배된 롤러코스터 구간이 많았다.
볼티모어의 선전은 9월까지 이어졌다. 9월5일 양키스와의 더블헤더에서 1차전 패배 후 2차전을 승리. 이 승리로 양키스전 19연패 사슬을 끊었다. 디비전 시대가 열린 1969년 이후 특정 팀 상대 최다 연패 2위 기록이었다. 1위는 1969-70년 캔자스시티(23연패)로, 당시 캔자스시티에게 모욕감을 준 팀은 다름 아닌 볼티모어였다.
볼티모어는 이 기세를 몰아 4연승을 질주. 시즌 성적 20승21패로 5할 승률 회복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마지막 19경기 동안 5승밖에 올리지 못하면서 4년 연속 루징 시즌이 확정됐다. 지난 시즌 지구 5위, 리그 14위였던 순위는 지구 4위, 리그 12위로 개미 걸음 만큼 상승. 보스턴이 시즌 막판 치고 올라오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60경기에서 끝난 것이 다행이었다.
bad : 볼티모어는 메이저리그보다 마이너리그가 원활하게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못하면서 유망주들이 설 곳을 잃었다. 1901년에 설립된 마이너리그가 시즌을 취소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마이너리그 무대가 사라지면서 볼티모어 상위 유망주 애들리 러치맨(22)과 그레이슨 로드리게스(20) D L 홀(22)은 모두 정체 상태가 됐다. 개인 훈련을 했다고 해도 실전 경기를 뛰지 못한 건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더 답답한 사실은 내년에도 마이너리그 개막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 그렇다고 이 세 선수를 막연하게 방치할 수도 없는데, 두 투수를 비롯해 러치맨은 보다 신중하게 다루어야 할 포수 유망주다(맷 위터스처럼 급히 올리진 않을 것이다).
타선은 홈런에만 의존하던 색깔을 지웠다. 볼티모어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15회). 번트 장인 세드릭 멀린스(.271 .315 .407)는 번트 안타 1위(9개) 희생 번트 2위(4개)에 올랐다.
스몰볼이 성과를 거두려면 주자를 진루시킨 뒤 마침표를 찍는 선수가 나와줘야 한다. 그런데 올해 볼티모어는 말줄임표로 끝낸 선수들이 많았다. 볼티모어의 득점권 타율 0.245는 전체 22위. 득점권 OPS 0.697도 전체 27위에 그쳤다. 희생번트 1위 팀이 희생플라이는 10개로 전체 5번째로 적었다. 득점권 578타석은 결코 적지 않았는데(최다 11위) 볼티모어가 득점권에서 분발했다면 경기당 평균 득점이 리그 평균은 넘어섰을 것이다(리그 평균 4.65점, 볼티모어 4.57점). 대장암 수술로 시즌을 결장한 트레이 맨시니의 부재가 아쉬웠다. 한편 항암 치료를 무사히 마친 맨시니는 최근 타격 훈련에 돌입했다.
선발진은 4년 연속 평균자책점 5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2017년 5.70, 2018년 5.49, 2019년 5.57, 2020년 5.09). 호르헤 로페스(9경기 6.34) 애셔 워저하우스키(10경기 6.81)는 좌절했고, 웨이드 르블랑(6경기 8.06)의 마이너 신화도 없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크리스 데이비스(34)보다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2018년 .168 .243 .296(128경기 16홈런) 2019년 .179 .276 .326(105경기 12홈런)로 처참했던 데이비스는 브랜든 하이드 감독과 마찰을 빚으면서 더 겉돌았다. 단단히 각오를 하고 나타난 스프링캠프에서는 달라진 모습(12경기 .409 .559 .909). 이번에도 또 속아봤지만, 결과적으로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변한 건 없었고, 무릎 슬개골 부상 때문에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16경기 .115 .164 .173). 데이비스의 최근 3년간 팬그래프 승리기여도 -5.3은 전체 꼴찌. 그 사이 책정된 연봉은 6900만 달러다.
good : 데이비스의 계약도 끝이 보인다. 2년만 더 참으면 절망적인 계약이 종료된다. 계약 당시 4200만 달러 지불 유예를 받아들이면서 2037년까지 돈은 줘야 하지만 다행히 이자는 없다(2023-32년 350만, 2033-37년 140만).
데이비스가 이탈하면서 마음 편히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었다. 지난해 31홈런을 친 레나토 누녜스는 52경기 12홈런(.256 .324 .492). 타율 출루율 장타율을 모두 높인 누녜스는 조정득점생산력(wRC+)도 99에서 119로 좋아졌다. 앤서니 산탄데르는 누녜스와 함께 팀의 파워를 제공했다(37경기 .261 .315 .575 11홈런). 우익수 디펜시브런세이브는 팀 1위(DRS 8). 류현진을 끈질기게 괴롭힌 상대이기도 했던 산탄데르는 시즌 후 팀 MVP로 선정됐다.
비야를 보내고 데려온 호세 이글레시아스는 부상만 아니었다면 더 놀라움을 안겨줄 수 있었다(39경기 .373 .400 .556). 타율 0.373는 150타석 이상 1위(203명). 같은 기준 이글레시아스보다 wRC+가 높은 아메리칸리그 타자는 르메이휴(177) 아브레유(167) 트라웃(165) 크루스(164) 호세 라미레스(163)와 살바도르 페레스(162) 뿐이다(이글레시아스 160). 몸값 대비 효율적인 활약을 해준 이글레시아스는 내년 시즌 350만 달러 팀 옵션이 실행됐다(올해 비례 연봉은 92만 달러 정도로 추정).
라이언 마운트캐슬(23)은 올해 최대 수확. 2015년 드래프트 전체 36순위로 뽑힌 마운트캐슬은 작년 트리플A에서 .312 .344 .527(127경기 25홈런)로 인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볼티모어는 8월말에 마운트캐슬을 데뷔시켰는데, 8경기 만에 멀티홈런 경기를 선보이는 등 펄펄 날아다녔다(35경기 .333 .386 .492 5홈런). 풀타임 시즌을 봐야겠지만, 마운트캐슬의 맹타는 다른 기대주들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줬다.
알렉스 콥은 올해도 규정이닝에 실패. 캠든야즈 승리도 없었다(콥은 이적 후 캠든야즈 18경기 11패 5.29). 그래도 탬파베이 시절에 그나마 근접했다(2승5패 4.30 52.1이닝). 존 민스(2승4패 4.53)는 초반 달라진 구위에 본인이 적응을 하지 못했다(포심 평균 91.7→93.8마일). 체인지업 평균 구속이 지난해 80.9마일에서 84.9마일로 상승. 하지만 체인지업은 구속이 능사가 아니다(피안타율 0.207→0.275). 첫 6경기 3패 8.10으로 고개를 숙였던 민스는 마지막 4경기를 2승1패 1.52(23.2이닝 30삼진)로 마침으로써 내년 시즌 재도약을 예고했다.
선발진의 반가운 일은 키건 에이킨(1승2패 4.56 25.2이닝) 딘 크레이머(1승1패 4.82 18.2이닝)를 발굴한 것. 둘은 제구를 가다듬으면 내년 시즌 선발 한 자리를 맡아줄 수 있다. 생각보다 견고했던 불펜에서도 태너 스캇(25경기 1.31) 폴 프라이(22경기 2.45) 트래비스 라킨스(22경기 2.81) 숀 암스트롱(14경기 1.80) 등이 등장했다.
유망주들은 모이고 있다. 올해 드래프트 2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던 볼티모어는 아칸소 대학 외야수 헤스턴 커스태드를 뽑았다. 투수 팜을 더 키워야 하는데, 오히려 타자 유망주 확보에 주력(커스태드는 2순위 후보가 아니었다). 물론 최근 우승 팀들을 보면 타자 유망주로 판을 짜놓고 정상급 투수를 데려오는 것이 공식이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가 힘겨운 건 인정사정 봐주지 않기 때문이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기엔 너무나 험난한 곳인데, 올해 볼티모어는 용감하게 달려들긴 했다. 내년에도 덤비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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