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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팀 결산] '아니나 다를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12. 22.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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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카브레라

 

최근 5년간 승률

 

2016 - 0.534 (AL 중부 2위)

2017 - 0.395 (AL 중부 5위)

2018 - 0.395 (AL 중부 3위)

2019 - 0.292 (AL 중부 5위)

2020 - 0.397 (AL 중부 5위)

 

2011-14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한 뒤 끝이 보이지 않는 암흑기. 2017년 2월 마이크 일리치 구단주가 작고하면서 지배력이 더 약해졌다. 리빌딩 팀이지만 써야될 돈은 쓰고 있는 디트로이트는 올해도 필요한 곳에 최소한의 투자는 했다. 그 결과 9월2일까지 17승16패로 선전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가시권에 뒀다.

 

당시 리그 9위였던 디트로이트와 리그 8위 토론토의 격차는 겨우 반 경기. 하지만 디트로이트는 남은 25경기에서 가장 나쁜 성적을 남겼다(6승19패). 같은 기간 토론토는 리그 4위에 해당하는 14승12패를 기록했다. 9월의 악몽을 떨치지 못한 디트로이트는 결국 리그 14위로 마감(이미 당락이 결정된 상황에서 세인트루이스와 두 경기는 치르지 않았다). 2017년 이후 승률 0.365는 전체 최하위다(볼티모어 0.368).

 

bad : 올해 디트로이트 투수진은 상대 타자들의 기를 살려줬다. 팀 평균자책점 5.63은 30팀 중 30위. 불펜(ERA 4.94)보다 선발이 매우 심각했다. 선발 평균자책점 6.37은 단일 시즌 두 번째로 나쁜 기록이었다(1996년 디트로이트 6.64). 선발 투수가 따낸 승수도 도합 9승에 불과했다. 퀄리티스타트 등판 9회는 전체 두 번째로 적었는데, 가장 적은 탬파베이(7회)는 선발이 무너져서 적은 게 아니었다.

 

매튜 보이드는 팀 내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넘긴 투수(3승7패 6.71 60.1이닝). 하지만 건강한 것이 도리어 민폐였다. 평균자책점을 비롯해 FIP(5.78)와 9이닝당 피홈런(2.24) 모두 규정이닝 투수 중 맨 밑바닥이었다. 우타자를 상대로 전혀 힘을 쓰지 못한 탓에 선발로서 한계를 확인한 시즌이었다(우타자 .304 .377 .608 14홈런, 좌타자 .135 .179 .243 1홈런).

 

오랜 재활 끝에 돌아온 마이클 풀머(10경기 2패 8.78) 역시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토미존 수술 전 95.8마일이 나왔던 포심 평균 구속이 93.2마일로 하락. 포심과 비슷하게 구속이 떨어진 밋밋한 싱커(93마일)는 배팅볼에 가까웠다(피안타율 싱커 0.451, 포심 0.379). 1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디트로이트 투수가 8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친 것은 풀머가 처음이었다.

 

디트로이트의 선발진 몰락이 더 뼈아픈 것은 기대가 컸던 두 유망주가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가 자랑하는 선발 유망주 트리오 중 케이시 마이즈(23)와 타릭 스커벌(23)이 데뷔했지만 파란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첫 등판에서 내용이 나쁘지 않았던 2018년 드래프트 1순위 출신 마이즈는 9월12일 화이트삭스전에서 5이닝 노히트 피칭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의욕만 앞선 루키는 보완해야 될 점이 산더미였다(7경기 3패 6.99). 플러스 플러스 피치로 평가받았던 스플리터도 마이즈를 보호해주지 못했다(피안타율 0.313). 마이즈보다 하루 빨리 데뷔한 스커벌도 미완의 대기(1승4패 5.63). 좌완인 스쿠벌은 좌타자 상대 피OPS가 0.345인 데 반해 우타자 상대 피OPS는 0.905에 달했다.

 

작년보다 더 나빠질 수가 없었던 타선은 좋아지긴 했다. 그렇다고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wRC+ 77→89). 무엇보다 타자들이 공을 고르는 선구안이 떨어졌다. 비슷하면 주저하지 않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석당 삼진율 1위(27.3%) 볼넷률 30위(7.1%). 팀 출루율이 높을 턱이 없었다(0.303).

 

체중을 감량한 미겔 카브레라는 MVP 9위에 올랐던 2016년(.316 .393 .563 38홈런 108타점) 이후 가장 좋은 몸상태를 유지했다. 57경기에 출장하며 건강한 시즌을 보냈지만, 세월이 흐른 만큼 기량이 예전 같지 않았다(.250 .329 .417 10홈런). 8월31일 미네소타전에서 디트로이트 역대 8번째 2000안타 타자가 된 카브레라는 2016년 이후 4년 만에 멀티홈런 경기를 만들어냈다. 그것도 두 번이나. 37세 선수에게 더 뛰어난 성적을 요구하는 건 욕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잔여 계약이 3년 9400만 달러 지명타자라면 눈높이가 달라진다(넬슨 크루스도 한 몫 했다).

 

good : 시즌 초반 디트로이트 팬들을 즐겁게 해준 선수는 자코비 존스였다. 첫 13경기 5홈런(.333 .391 .786). 그러나 이내 밑천을 드러냈고(17경기 .218 .290 .309) 왼손 골절로 9월초에 아웃됐다.

 

존스가 동력을 잃을 때쯤 윌리 카스트로가 등장했다. 카스트로는 첫 8경기 25타수6안타(0.240) 후 28경기 .375 .411 .558로 눈부신 성적을 올렸다. wRC+도 151로 리그 상위권. 카스트로는 이러한 타격을 잊게 하는 유격수 수비가 고민이다. 디펜시브런세이브(DRS -7)와 평균 대비 타구 처리(OAA -3)에서 모두 낙제점이었다. 또한 카스트로는 100타석 이상 들어선 310타자 중 인플레이 타율(BABIP)이 가장 높았다(0.448). 즉, 더 지켜봐야 한다.

 

제이머 칸델라리오는 올 시즌 디트로이트 승리기여도 1위(fwar 1.6). 작년에 비해 눈에 띄게 성장했다(2019-20년 .203 .306 .337→.297 .369 .503). 칸델라리오도 BABIP가 0.262에서 .0372로 오르긴 했다. 다만 카스트로의 평균 타구속도가 85.3마일에 머물렀다면, 칸델라리오는 작년보다 빨라진 90.2마일이었다. 타구속도 95마일 이상 비중도 33.8%에서 47.1%로 증가. 카스트로처럼 더 지켜봐야 할 선수는 맞지만, 타구의 질이 이전보다 좋아진 것도 사실이다.

 

타일러 알렉산더는 8월3일 신시내티와 맞붙은 더블헤더 1차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그리고 첫 9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3.2이닝 10K 노히트 피칭을 완성했다. 불펜 투수의 9타자 연속 탈삼진은 최초. 불펜 투수의 두 자릿수 탈삼진 경기도 2001년 7월19일 랜디 존슨의 7이닝 16K 이후 19년 만에 나왔다.

 

위태로웠던 조 히메네스는 마무리에서 박탈(25경기 7.15). 호세 시스네로(29경기 3.03)와 벅 파머(23경기 3.80) 그레고리 소토(27경기 4.30)가 뒷자리를 노린 후보였지만, 브라이언 가르시아가 안착했다(26경기 1.66). 불펜은 마무리 내부 경쟁이 일어나면서 준수한 자원들이 꽤 있었다. 쏠쏠한 불펜 투수들은 리빌딩 팀에 박씨를 물고 올 수 있는 제비 같은 존재다(보이드의 트레이드 시점을 놓치면서 크게 후회한 디트로이트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진 않을 것이다).

 

진흙탕이었던 선발진도 스펜서 턴불(11경기 4승4패 3.97)이 그나마 위로했다. 지난해 최다패 투수였던 턴불은 커브 대신 체인지업 비중을 늘렸다(체인지업 9.1% 커브 4.0%). 좌타자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체인지업을 들고 나오면서 좌타자 해법을 찾는 데 성공했다(2019-20년 좌타자 상대 .298 .370 .444→.218 .331 .319). 아직 연봉조정 대상도 아닌 턴불은 충분히 매력적인 트레이드 카드. 유망주 트리오의 마지막 멤버인 맷 매닝이 남은 디트로이트는 타자 유망주 확보를 위해 턴불을 넘길 수도 있다. 한동안은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봐야 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2년 만에 다시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디트로이트는 야수 스펜서 토켈슨을 지목했다. 토켈슨은 디트로이트에게 절실한 대형 타자 유망주. 파워 정확성 선구안이 균형 잡힌 덕분에 크리스 브라이언트, 조이 보토와 비교됐다. 1루수였던 토켈슨에게 정말 3루를 맡길지는 의문이지만, 타격 재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단숨에 팀 최고 유망주가 된 토켈슨은 미드시즌 유망주 순위에서 전체 4위를 차지했다(mlb파이프라인 1위 완더 프랑코, 2위 애들리 러치맨, 3위 매켄지 고어).

 

론 가든하이어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시즌을 다 끝내지 못한 디트로이트는 눈치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A J 힌치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알 아빌라 단장은 월드시리즈가 막을 내리고 30분 후 힌치에게 러브콜을 보냈다고. 독이 든 성배를 마신 디트로이트는 어쨌든 내년 시즌 주목도가 높아졌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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