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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팀 결산] '반복된 가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12. 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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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선두들

 

최근 5년간 승률

 

2016 - 0.426 (AL 서부 5위)

2017 - 0.463 (AL 서부 5위)

2018 - 0.599 (AL 서부 2위) *WC 패배

2019 - 0.599 (AL 서부 2위) *WC 패배

2020 - 0.600 (AL 서부 1위) *DS 패배

 

오클랜드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가장 균형잡힌 팀. 휴스턴마저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오클랜드를 견제하지 못했다. 오클랜드는 첫 7경기 3승4패로 지구 3위였지만, 바로 다음 경기를 승리하면서 지구 공동 선두에 올랐다. 그리고 65일 동안 지구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첫 5번의 시리즈에서 콜로라도를 제외하면 같은 지구 팀과 맞붙었다. 에인절스와의 개막 4연전은 3승1패, 시애틀과의 4연전도 3승1패, 텍사스와 휴스턴은 3연전을 싹쓸이했다. 기선 제압을 통해 차이를 실감시켜준 오클랜드는 네 팀과의 시즌 전적에서 모두 우위를 점했다(휴스턴&텍사스 각 7승3패, 시애틀&에인절스 각 6승4패). 오클랜드의 지구 우승은 2013년 이후 7년 만. 지구가 하향 평준화 되면서 어렵지 않게 1위를 차지했는데, 오클랜드를 제외하면 5할 승률 팀도 없었다.

 

오클랜드는 미네소타와 같은 36승24패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미네소타보다 지구 내 성적이 앞서 2번 시드를 확보했다(오클랜드 26승14패, 미네소타 23승17패).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화이트삭스를 만났는데, 1차전은 루카스 지올리토의 빼어난 피칭(7이닝 1실점)에 가로막혀 패배했다. 하지만 2차전과 3차전을 승리하면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1라운드를 통과했다.

 

올해 오클랜드는 휴스턴과 앙숙이 됐다. 휴스턴의 비행을 만천하에 알린 선수가 오클랜드 마이크 파이어스였다. 오클랜드는 휴스턴과의 시즌 첫 맞대결을 연장 13회 역전 끝내기 승으로 장식. 이 기세를 몰아 첫 3연전을 쓸어담았는데, 마지막 3차전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라몬 로리아노와 휴스턴 타격코치 알렉스 신트론이 마찰을 빚었다. 로리아노가 자신의 어머니를 입에 담았다고 주장한 신트론은 2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당초 6경기였던 로리아노는 4경기로 감형).

 

오클랜드는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시 휴스턴을 만났다. 그리고 정규시즌과 다른 결과를 맞이했다. 디비전시리즈 4경기 모두 선취점을 가져갔지만 승리를 쟁취한 경기는 3차전밖에 없었다. 채드 핀더(.308 .375 .846 2홈런) 마커스 시미언(.533 .611 .733 1홈런) 등이 폭발한 타선은 선전했는데, 믿었던 마운드가 디비전시리즈 평균자책점이 7.46에 그쳤다. 한편 4경기 24홈런을 합작한 두 팀은 단일 디비전시리즈 최다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1995년 양키스&시애틀 22홈런).

 

good : 오클랜드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되는 팀. 끝을 알 수 없는 야구의 묘미를 잘 구현한다. 올해도 개막전부터 맷 올슨의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1986년 시애틀 짐 프레슬리 이후 오랜만에 나온 개막전 끝내기 만루홈런. 지난해 끝내기 승리(10회)가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많았던 오클랜드는, 올해 끝내기 승리 6회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랐다.

 

'슬램디에고'로 불린 샌디에이고에 미치진 못했지만 오클랜드 역시 만루홈런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샌디에이고 7홈런, 오클랜드 4홈런). 오클랜드의 시즌 두 번째 만루홈런은 8월5일 텍사스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9회말 스티븐 피스코티가 1-1 동점을 깨뜨리는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한 시즌 두 번의 끝내기 만루홈런을 친 팀은 17번째. 그런데 올해 오클랜드처럼 11경기 안에 해낸 팀은 없었다. 피스코티는 8월15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도 9회초 7-7 동점을 만드는 만루홈런을 작렬했다. 오클랜드는 이 만루홈런에 힘입어 8-7 역전승을 거뒀다.

 

오클랜드가 후반에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던 이유는 불펜이 버텨준 덕분이다. 불펜 평균자책점 2.72는 다저스(2.74)보다 좋았던 전체 1위. 잔루율이 80%가 넘는 불펜도 오클랜드가 유일했다(오클랜드 82.2%, 미네소타 77%). 오클랜드는 세인트루이스 다음으로 7~9회 실점이 적었는데, 세인트루이스는 7이닝 더블헤더가 많았다(세인트루이스 122이닝 47실점, 오클랜드 146.1이닝 50실점).

 

'끝판왕' 리암 헨드릭스는 아메리칸리그 최고 마무리였다(14세이브 1.78). 팬그래프 승리기여도 1.4는 불펜 1위(데빈 윌리엄스 1.4). 25.1이닝 동안 37삼진 3볼넷으로, 피홈런은 단 하나만 허용했다. 지난해 96.5마일로 오른 포심 평균 구속이 올해도 96마일을 기록. 포심 구속이 상승한 최근 두 시즌 헨드릭스의 평균자책점은 1.79에 빛난다. 100이닝을 던진 172투수 중 1위다(2위 류현진 2.42).

 

헨드릭스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49구(1.2이닝 2실점)를 던진 뒤 다음날 곧바로 올라와서 시리즈 승리까지 남은 아웃카운트 3개를 지웠다(19구). 그리고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도 37구를 던져 3이닝을 4K 무실점으로 막았다. 헨드릭스는 심지어 포심 최고 구속이 99.3마일을 찍는 등 더 강력한 구위로 투지를 불태웠다.

 

압도적인 마무리를 보유한 밥 멜빈 감독은 불펜 운영이 한층 수월했다. 지난 겨울 영입한 제이크 디크먼은 20이닝 이상 던진 아메리칸리그 불펜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였다(21경기 0.42). 여기에 J B 웬델켄(21경기 1.80) 유스메이로 페티트(26경기 1.66) 호아킴 소리아(22경기 2.82)가 방어막을 형성했다.

 

불펜에 헨드릭스가 있었다면, 선발진에는 크리스 배싯(31)이 있었다. 2014년 12월 제프 사마자 트레이드 때 시미언과 함께 넘어온 배싯은 다양한 구종을 바탕으로 팔색조 피칭을 선보였다. 세 가지 패스트볼 조합(포심 싱커 커터)과 평균구속 80마일대 체인지업, 70마일대 커브로 타자들을 농락했다. 8월 마지막 4경기에서 19.2이닝 15실점(13자책)의 배싯은 9월 4경기는 26.2이닝 1실점의 짠물피칭을 했다. 셰인 비버(1.63) 댈러스 카이클(1.99)에 이어 평균자책점 리그 3위에 오른 배싯은 사이영 투표에서 8위를 기록했다(5승2패 2.29 63이닝).

 

bad : 지난해 오클랜드는 조정득점생산력(wRC+) 107로 전체 5위였다. 하지만 올해 wRC+는 101로 전체 15위까지 미끄러졌다. 150타석 이상 소화한 오클랜드 타자 중 타율 1위는 마크 캐나였는데, 캐나의 타율은 0.250도 넘지 못했다(.246 .387 .408). 이에 오클랜드 팀 타율은 0.225에 불과했고, 오클랜드보다 팀 타율이 낮은 아메리칸리그 팀은 텍사스(0.217) 뿐이었다.

 

'투 맷츠'는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올슨은 홈런 타점 팀 내 1위(14홈런 42타점). 그러나 정확성이 심각하게 무너졌다(.195 .310 .424). 지난해 0.300이었던 인플레이 타구 타율이 올해 0.227로 급락했고, 평균 타구속도는 92.3마일로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타율은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삼진율이 31.4%로 데뷔 후 가장 나빴다. 무작정 방망이를 휘두른 타석이 많아졌다.

 

채프먼은 시즌 완주에 실패(37경기 .232 .276 .535). 9월 중순 엉덩이 고관절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고통을 참아보려고 했지만, 참을 수 있는 고통이 아니었다(9월 3경기 11타석 무안타 10삼진). 채프먼도 삼진율이 21.9%에서 35.5%로 치솟았고, 볼넷률이 10.9%에서 5.3%로 떨어지는 찝찝한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MVP 3위를 차지한 시미언은 OPS 0.892에서 0.679로 퇴보했다(.223 .305 .374). 로리아노도 OPS가 0.860에서 0.704로 깎였다(.213 .338 .366). 5할대였던 장타율이 나란히 3할대로 뚝 떨어진 둘은 타선에서 전혀 위협을 가하지 못했다.

 

선발진을 지탱해 준 배싯을 빼면 신뢰할 수 있는 투수가 없었다. 파이어스(6승3패 4.58 59이닝) 션 머나야(4승3패 4.50 54이닝) 프랭키 몬타스(3승5패 5.60 53이닝)는 안정성이 떨어졌다. 포스트시즌을 위해 수혈한 마이크 마이너도 선발진에 둘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1승1패 5.48 21.1이닝). 그나마 루키 헤수스 러사르도가 선전했는데(3승2패 4.12 59이닝) 강력한 신인왕 후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결코 만족스럽지 않았다. 디비전시리즈 선발로 나온 배싯(4이닝 3실점) 머나야(4.1이닝 4실점) 러사르도(4.1이닝 4실점) 몬타스(3.2이닝 5실점) 중 5회를 채운 투수는 한 명도 없었다.

 

오클랜드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나 남았을까. 내년은 올해보다 더 힘든 경쟁을 해야될 수도 있다. 팀의 주축 선수 중 한 명인 시미언이 FA로 풀린 데 이어 올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로비 그로스먼(.241 .344 .482)도 시장에 나왔다. 마무리 헨드릭스를 비롯해 페티트, 소리아 같은 핵심 불펜도 FA 자격을 획득했다.

 

무엇보다 오클랜드는 빌리 빈 사장과의 결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997년 10월에 단장으로 부임한 빈은 현재 오클랜드 야구를 확립한 인물. 공동 대표로 있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레드볼이 펜웨이 스포츠 그룹과 보스턴 지분 25%를 인수하는 협상에 나섰다(10월 보도). 만약 양측의 협상이 성사되면 빈은 현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는데, 빈의 행선지는 보스턴 구단이 아닌 유럽 축구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빈은 공식석상에서 이 사안에 대해 철저히 함구. 하지만 빈과 오클랜드의 불투명한 미래는 암묵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기를 가늠할 수 없는 파도가 다가오고 있다. 파도가 들이닥치기 전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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