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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얼어붙은 스토브리그(11.30)- 전문가 칼럼

야구상식

by jungguard 2019. 11. 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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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대박 유격수(가르시아 파라, 로드리게스, 데릭 지터)

 

메이저리그의 얼어붙은 스토브리그

 

20001211. 클리블랜드의 711900만 달러 제안을 거절하고 FA 시장에 나온 매니 라미레스는 보스턴과 816000만 달러 계약을 맺음으로써 2000만 달러 연봉을 돌파했다.

 

바로 다음날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역사적인 10년 계약이 발표됐다. 25200만 달러의 계약 총액은 톰 힉스 구단주가 텍사스 구단을 매입했을 때보다 200만 달러가 많았으며, NBA 케빈 가넷(미네소타 팀버울브스)126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였다.

 

그리고 이듬해 24. 데릭 지터와 뉴욕 양키스의 1018900만 달러 계약이 추가됨으로써 메이저리그에는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세 명의 1억 달러 타자가 탄생했다(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1년 전 지터와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이 합의한 711900만 달러 계약을 승인해주지 않았다가 더 큰 돈을 지불하게 됐다). 하지만 지터의 계약 역시 공식 발표가 늦춰진 것일 뿐 12월 중에 이루어진 것이었다

 

[참고] 유격수 빅3 생애 연봉 총액(bWAR)

 

44130만 달러 - 알렉스 로드리게스(117.8)

 

26520만 달러 - 데릭 지터(72.4)

 

7850만 달러 - 노마 가르시아파라(44.2)

 

2011129.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뛴 11년 동안의 승리기여도(bWAR)가 연평균 7.9였던 앨버트 푸홀스는 LA 에인절스에 입단했다. 계약 조건은 1024000만 달러. 에인절스는 C J 윌슨(223이닝 1672.94)과 맺은 57750만 달러 계약도 같은 날 발표했다.

 

시계를 지난 겨울로 되돌려 보자. 메이저리그는 브라이스 하퍼와 매니 마차도가 동시에 출격함으로써 알렉스 로드리게스, 데릭 지터, 매니 라미레스 이후 가장 뜨거운 겨울 이적 시장이 기대됐다. 그러나 마차도는 모두가 지칠 때 쯤인 222일 샌디에이고와 계약했고, 하퍼는 시범경기가 시작한 후인 33일에서야 필라델피아행이 결정됐다. 매년 스프링캠프에 맞춰 발간되는 판타지 잡지들은 이들의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낭패를 경험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는 월드시리즈 종료와 동시에 '핫 스토브리그'가 시작됐다. 따뜻한 난로 앞에서 선수들의 이적 소식으로 지루함을 달래며 추운 겨울을 난다는 의미였다. 대형 계약이나 대형 트레이드의 대부분은 12월 초에 열리는 윈터미팅부터 시작해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기 전 발표됐다. 이에 거의 모든 계약과 이적이 1월이 끝나기 전에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제 대형 계약의 절반 이상은 해를 넘어가야 하며, 전력 구성도 그만큼 늦춰지게 됐다.

 

문제는 이로 인해 프로 스포츠 리그의 전쟁터나 다름없는 미국에서 메이저리그의 겨울이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스포츠 시계는 빈틈없이 돌아간다. 가을의 끝자락과 함께 메이저리그 시즌(정규시즌 330~102, 월드시리즈 1029일 종료)이 끝나면 NFL(정규시즌 97~1231, 슈퍼볼 24) NBA(정규시즌 1017~411, 파이널 614일 종료) NHL(정규시즌 104~47, 스탠리컵 결승전 613일 종료)의 세상이 열린다(MLB 2018시즌. 나머지 2018-19시즌 기준). 이 기간 메이저리그가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이적 소식뿐이다.

 

지난 6년 간 메이저리그는 7500만 달러 이상 FA 계약이 34건 등장했다. 그리고 그 중 14건이 해를 넘기고 나서야 발표됐다.

6년을 다시 둘로 나누면 첫 3(계약 시작 연도 기준 2014-2016)의 경우 1월 이후에 타결된 계약이 22건 중 6건이었던 반면(27%) 최근 3(2017-2019)12건 중 8(67%)에 달했다. 특히 지난 2년 간의 8건 중 해를 넘기지 않은 계약은 지난해 128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계약한 패트릭 코빈이 유일했다.

 

7500만 달러 이상 FA 계약 시점

 

1119- (2015) 마틴(58200)

 

1121- (2014) 엘스버리(715300)

 

1126- (2015) 라미레스(48800)

 

1126- (2015) 산도발(59500)

 

1126- (2016) 천웨이인(58000)

 

 

1201- (2016) 짐머맨(511000)

 

1201- (2017) 세스페데스(411000)

 

1204- (2014) 매캔(58500)

 

 

1205- (2016) 프라이스(721700)

 

1208- (2019) 코빈(614000)

 

1209- (2016) 그레인키(62650)

 

1210- (2016) 사마자(59000)

 

1210- (2017) 파울러(58250)

 

1213- (2014) 카노(1024000)

 

1216- (2015) 레스터(615500)

 

1216- (2017) 채프먼(58600)

 

1216- (2016) 헤이워드(818400)

 

1217- (2016) 쿠에토(613000)

 

1223- (2016) 리크(58000)

 

1228- (2014) 추신수(713000)

 

111- (2017) 잰슨(58000)

 

121- (2016) 업튼(613275)

 

122- (2015) 슈어저(721000)

 

122- (2016) 데이비스(716100)

 

123- (2014) 다나카(715500)

 

127- (2016) 세스페데스(37500)

 

127- (2018) 케인(58000)

 

212- (2015) 실즈(47500)

 

214- (2018) 다르빗슈(612600)

 

220- (2018) 호스머(814400)

 

222- (2019) 마차도(103)

 

227- (2018) 제이디(511000)

 

303- (2019) 하퍼(1333000)

 

313- (2018) 아리에타(37500)

 

이는 올해도 마찬가지다. 스토브리그 시작 후 첫 3주 동안 나온 대형 계약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맺은 야스마니 그랜달(47300)과 호세 아브레유(35000) 계약 뿐이며(총액 200만 달러 이상 총 9) 게릿 콜, 앤서니 렌돈,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3'를 포함한 상위권 선수들의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그에 비해 지난 오프시즌 NBA의 경우 첫 3주 동안 나온 계약이 48건이었으며, LA 레이커스의 앤서니 데이비스 영입과 카와이 레너드-폴 조지의 LA 클리퍼스 합류가 그 기간 내 발표됐다.

 

메이저리그의 오프시즌을 지지부진하게 만든 결정적인 인물은 스캇 보라스다. 프린스 필더는 2011시즌이 끝나고 FA가 됐다. 필더는 2007년부터 5년 동안 연평균 160경기에 출장해 40홈런 113타점(.285 .399 .553)을 기록하는 놀라운 생산력을 선보였다. 필더와 그의 에이전트인 보라스는 밀워키가 818000만 달러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FA 시장에 나섰다. 하지만 수비 기여도가 크게 떨어지는 그를 비싸게 데려가겠다는 팀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해를 넘기고 1월이 시작되자 보라스의 패배를 관측하는 전망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버티고 버틴 보라스는 기어코 921400만 달러 계약을 필더에게 선물했다. 125일 필더를 데려간 팀은 마이클 일리치 구단주가 통크게 지갑을 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였다.

 

 

이후 보라스의 장기전 전략은 실패보다 성공이 훨씬 많았다. 보라스는 2012221이닝 1632.86을 기록하고 FA 시장에 나온 카일 로시에게 버티기를 권고했다. 로시는 만 34세에다 퀄리파잉 오퍼 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326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33300만 달러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올해 33일에 계약한 브라이스 하퍼와 2018313일에 계약한 제이크 아리에타의 에이전트도 보라스다.

 

더 큰 문제는 대형 선수들의 보라스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도 보라스는 게릿 콜, 앤서니 렌돈,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3'는 물론 류현진, 댈러스 카이클, 닉 카스티야노스, 마이크 무스타커스 등의 대어급 선수를 잔뜩 거느리고 있다. 보라스 입장에서 최대한의 수익을 내려면 한꺼번에 거래하는 것보다 순차적인 판매가 유리하다.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선수노조에게 다년 계약의 마감시한을 정하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조의 거부는 당연하다. 데드라인이 생기면 불리해지는 쪽은 선수 측이기 때문이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피해를 막는 확실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리그의 매출 대비 연봉 총액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만큼 사무국과 구단주의 정당한 대가 지불이 필요하다.

 

선수노조 또한 시선을 더 아래 쪽으로 낮춰야 한다. 현재 사무국은 40개에 이르는 마이너리그 팀과의 계약을 해지하는 구조조정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힘 없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보호하려는 선수노조의 노력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2500만 달러를 받는 동안 승리기여도 25.1을 기록한 크리스 브라이언트와 15300만 달러를 받고 9.8에 그친 자코비 엘스버리. 그리고 갈수록 지루해지는 스토브리그. 지금의 연봉 체계와 계약 시스템에 획기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메이저리그는 지금과는 다른 차원의 진정한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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