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클루버 영입, 텍사스의 도전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 열기가 뜨겁다.
윈터미팅 동안 빅3(콜 렌돈 스트라스버그)가 모두 행선지를 찾은 가운데 에이스급 투수 두 명도 새로운 팀을 찾았다. 클리블랜드 코리 클루버(사진)가 텍사스로 이적했고, 남은 선발 최대어 범가너는 애리조나와 계약했다.
먼저 행선지가 정해진 클루버는 2014년 2017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사이영상을 두 번 이상 받은 현역 투수는 커쇼, 슈어저(이상 3회) 디그롬, 벌랜더와 더불어 5명밖에 없다. 올 시즌 부상(팔뚝 골절, 사근 근육 염좌)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많은 팀들이 내년 시즌 그의 반등을 확신하고 있다.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문의한 다저스를 비롯해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등이 클루버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텍사스도 클루버가 필요한 팀이었다. 오프시즌 초반부터 클리블랜드와 접촉했다. 카일 깁슨(3년 2800만)과 조던 라일스(2년 1600만)를 보강했지만, 갈증을 해소하기엔 부족했다. 꾸준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텍사스는 클루버의 가세로 마음에만 품었던 에이스를 가지게 됐다. 클루버는 2018시즌만 해도 20승 200이닝 200K 2점대 평균자책점(20승 215이닝 222K 2.89)에 성공한 투수다. 텍사스 역사상 이같은 투수는 1974년 퍼기 젠킨스(25승 328.1이닝 225K 2.82)밖에 없었다.
2014-18년 투수 fWAR 순위
31.7 : 맥스 슈어저
30.5 : 클레이튼 커쇼
30.3 : 코리 클루버
29.7 : 크리스 세일
24.5 : 제이콥 디그롬
2014-18년 투수 bWAR 순위
34.8 : 맥스 슈어저
32.4 : 코리 클루버
29.0 : 클레이튼 커쇼
27.3 : 크리스 세일
25.7 : 잭 그레인키
클루버는 알라바마주 버밍엄 출신. 하지만 텍사스에 있는 코펠 고교를 졸업했다. 디애슬레틱 잭 마이젤이 기고한 글에 따르면 클루버는 등 위쪽에 텍사스 주기(state flag)를 새긴 문신이 있다고 한다. 문신을 찾아보기 힘든 선수이기 때문에 클루버가 텍사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번 트레이드에서 놀라운 점은 클루버의 대가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텍사스는 클루버를 데려오는 조건으로 우완 엠마뉴엘 클라세(21)와 외야수 딜라이노 드실즈(27)만을 내줬다. 아무리 클루버의 가치가 낮아졌다곤 하나 <불펜 투수&제4의 외야수> 패키지로 사이영상 투수를 바꾼 것은 보기 드문 거래다.
평가가 바뀔만한 변화는 있었다. 올해 클루버는 부상 이전 나온 7경기에서 내용이 좋지 않았다(2승3패 5.80 35.2이닝). 탈삼진 볼넷 비율도 지난해 6.53에서 올해 2.53으로 나빠졌다. 포심 구속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커터와 싱커의 제구가 예전같지 않았다. 화려한 무브먼트로 타자들을 현혹시킨 클루버에게 커터와 싱커의 위력이 반감된 것은 치명적이었다.
싱커 구속/피안타율/볼넷률
18 : 92.0마일 / 0.304 / 5.9%
19 : 91.3마일 / 0.390 / 6.5%
커터 구속/피안타율/볼넷률
18 : 88.5마일 / 0.264 / 4.8%
19 : 88.1마일 / 0.286 / 12.1%
사실 클루버는 2018시즌 중반부터 피칭이 들쑥날쑥했다. 그러다 보니 클리블랜드에서 마지막 25경기 성적은 11승8패 4.39(WHIP 1.32 피AVG 0.267)로 다소 평범했다. 나이에 민감해진 구단들이 내년 4월이면 34세가 되는 투수의 이러한 하락세를 놓칠 리 없었다.
텍사스는 클루버의 부활을 가장 믿는 팀이 됐다. 건강하다면 여전히 최정상급 투수인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설령 예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더라도 다음 두 시즌 보장 연봉 2750만 달러는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니다.
2015년 5년 3850만 달러 연장 계약을 맺었던 클루버는 전성기를 구가한 2014-18년 동안 약 2400만 달러만을 벌어들였다. 같은 기간 비슷한 승리기여도를 기록한 슈어저, 커쇼와 비교하면 지지리도 돈복이 없었다(2018년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덕분에 올해 연봉은 400만 달러 오른 1700만 달러이긴 했다). 참고로 트레이드 보상금으로 100만 달러를 받는 클루버는 내년 시즌 160이닝 이상 던지고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으면 내후년 옵션(1400만)이 자동 실행된다.
클루버&슈어저&커쇼 연봉 비교
14 [클] 0051만 [슈] 1552만 [커] 0400만
15 [클] 0100만 [슈] 1000만 [커] 3000만
16 [클] 0450만 [슈] 1500만 [커] 3200만
17 [클] 0750만 [슈] 1500만 [커] 3300만
18 [클] 1050만 [슈] 1500만 [커] 3300만
클루버의 가세로 텍사스 선발진은 순식간에 경쟁력을 갖췄다. 기존 원투펀치 마이크 마이너와 랜스 린이 클루버의 뒤를 받치고, 깁슨과 라일스가 하위 선발로 제 몫을 해준다면 지구 어느 팀과 견주어도 해볼만하다. 콜비 알라드(22) 브록 버크(23) 조 팔럼보(25) 같은 투수들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의문점은 남아있지만 마이너와 린을 제외하면 무주공산이었던 올해보다는 훨씬 좋아질 것이다.
텍사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열쇠는 선발진이 쥐고 있었다. 2018-19년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나란히 5.37로 낙제점이었던 텍사스는 4.32를 기록한 2015년, 4.38을 기록한 2016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한 시즌 선발 최다승(75승)을 거둔 1996년은 창단 후 처음으로 지구 우승을 차지하고 포스트시즌 티켓을 확보했다.
텍사스의 선발 야구가 찬란하게 빛난 것은 2011년이었다. 마이크 매덕스 투수코치의 조련으로 선발 5명이 모두 두 자리 승수를 넘어섰다. C J 윌슨(16승 2.94)과 데릭 홀랜드(16승 3.95) 맷 해리슨(14승 3.39) 콜비 루이스(14승 4.40) 알렉시 오간도(13승 3.51)가 선발 왕국을 구축했다. 특히 선발 전환 2년차였던 윌슨(사진)은 텍사스 좌완 투수 최초로 200이닝/200K/2점대 평균자책점 시즌을 달성했다(223.1이닝 206K).
그 해 텍사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시리즈 3승2패로 앞선 6차전에서 마무리 네프탈리 펠리스가 우승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통한의 동점 3루타를 얻어맞았다(데이빗 프리스를 가을의 승부사로 만들어준 시리즈다). 이 충격을 이기지 못한 텍사스는 연장전 끝에 패했고, 결국 세인트루이스에게 7차전도 내줬다.
가장 큰 고민을 해결한 텍사스는 앤서니 렌돈을 뺏긴 3루수를 구하는 것이 다음 과제다(텍사스의 오퍼는 6년 1억9500만 달러였다). 조시 도널슨을 비롯해 토드 프레이저와 미겔 안두하도 고려 대상이다. 드실즈가 빠진 중견수 자리는 대니 산타나가 맡을 계획. 올해 중견수로 데뷔한 하에네먼(27)과 닉 솔락(24)도 후보다(솔락은 탬파베이 마이너에서 중견수를 보기도 했다). 또한 텍사스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선발 자원을 추가 영입할 수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클루버와 이별한 클리블랜드는 100마일 투수 클라세(사진)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포심과 커터 최고구속이 101마일에 이르는 클라세는 포심 회전수도 평균 2537회로 수준급이다(ML 평균 2287회, 벌랜더 2577회, 콜 2530회). 올해 더블A 33경기 11세이브 3.35를 기록한 뒤 트리플A를 건너뛰고 메이저리그로 승격. 메이저리그 21경기에서도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줬다(4홀드 2.31).
클리블랜드는 불펜 포심 평균 구속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느린 팀이다. 이에 폭발적인 구속을 자랑하는 클라세의 합류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핸드의 후반기 난조(21경기 5.40)가 심상치 않았던 클리블랜드는 클라세가 장기적인 대안책이 되어줘야 한다.
메이저리그 불펜 포심 평균 구속 (마일)
95.0 : 휴스턴
94.8 : 신시내티
94.7 : 다저스 / 마이애미 / 피츠버그
93.0 : 애리조나
92.7 : 시애틀
91.7 : 클리블랜드
지역 라이벌 휴스턴이 3년 연속 100승을 넘기는 사이 텍사스는 3년 연속 5할 승률에 실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78승 67승 78승). 이번 겨울에는 모처럼 달릴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 텍사스는 내년 시즌 새 구장에 다시 관중들을 불러모을 수 있을까. 일단 스마일리, 셸비 밀러, 볼케스로 꾸렸던 올해보다는 고무적이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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