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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2020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함께 한다(12.23)- 전문가 칼럼

야구상식

by jungguard 2019. 12. 2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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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보게될 블라드미르 게레로 주니어

 

류현진(32)이 메이저리그에서 제2의 출발을 한다.

 

이번 겨울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토론토와 480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2002년 박찬호(56500)를 넘어서는 한국인 투수 최대 규모. 토론토 구단 역사상 FA 투수에게 쓴 가장 많은 돈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계약을 무효화할 수 있는 옵트아웃이 없는 대신 전 구단 트레이드 거부권을 포함시켰다.

 

빠르게 돌아갔던 전체적인 스토브리그와 달리 류현진의 계약은 다소 지체됐다. 심지어 한 등급 아래로 평가받았던 댈러스 카이클(화이트삭스)과 웨이드 마일리(신시내티)보다도 계약이 늦었다.

 

류현진 측은 급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류현진을 영입해도 드래프트 지명권이 박탈되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이점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존 헤이먼(MLB네트워크)은 오늘 오전에도 원 소속팀 LA 다저스와 알려지지 않은 미스터리 팀을 비롯해 6~7팀이 류현진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겨울 선발진을 정비해야 될 팀들은 많았다. 이가운데 류현진 영입을 가장 적극적으로 밀어붙인 팀은 단연 토론토였다. 토론토는 협상 과정에서 진척이 있었던 것으로 공개된 유일한 팀이다. 프런트라인에 설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던 토론토는 류현진이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올해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1452.32 182.2이닝). 5월 이달의 투수(6경기 50.59)와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영광을 안았다. 비록 4경기 19이닝 21실점으로 미끄러진 구간 때문에 1점대 평균자책점은 사수하지 못했지만, 아시아 투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따내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1위표 한 장을 얻은 류현진은 디그롬에 이어 내셔널리그 2위에 올랐다.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시장에 나온 류현진은 좋은 계약이 예상됐다. <디 애슬레틱> 켄 로젠탈은 선발투수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빌려 류현진이 범가너(1700)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최소 48000만 달러 계약을 노릴 수 있다고 전망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류현진의 나이와 부상 경력 때문에 이 정도 규모의 계약은 힘들다는 의견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은 본인이 원하는 계약 기간과 연 평균 2000만 달러를 모두 충족시켰다.

 

내년 시즌 연봉 2000만 달러 선발투수

 

3600: 게릿 콜 (양키스)

 

3592: 맥스 슈어저 (워싱턴)

 

3500: 잭 그레인키 (휴스턴)

 

3500: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워싱턴)

 

3300: 저스틴 벌랜더 (휴스턴)

 

3200: 데이빗 프라이스 (보스턴)

 

3100: 클레이튼 커쇼 (다저스)

 

3000: 크리스 세일 (보스턴)

 

2550: 제이콥 디그롬 (메츠)

 

2500: 조던 짐머맨 (디트로이트)

 

2300: 다나카 마사히로 (양키스)

 

2200: 다르빗슈 유 (컵스)

 

2150: 잭 윌러 (필라델피아)

 

2100: 자니 쿠에토 (샌프란시스코)

 

2000: 존 레스터 (컵스)

 

2000: 제이크 아리에타 (필라델피아)

 

2000: 류현진 (토론토)

 

당초 류현진은 LA 지역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토론토는 류현진의 우선 순위에 있는 팀는 아니었다. 하지만 모든 분위기를 뒤엎고 류현진은 서부와 정반대 지역, 그것도 국경을 넘어야 하는 캐나다 팀으로 가게 됐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추측된다. 먼저 선발 보강을 외친 팀들이 류현진을 대신할 수 있는 예비 자원을 이미 찾은 것이다.

 

대표적인 팀이 에인절스다.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위치한 에인절스는 류현진과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팀이었다. 올해 선발진 붕괴로 마음 고생이 심했던 에인절스는 내년 시즌 대권 도전을 위해 선발투수를 데려와야 했다. 최우선 목표였던 게릿 콜을 놓치자 그 돈으로 앤서니 렌돈을 영입하며 타선을 강화시켰다. 그런데 렌돈을 영입하면서 사치세 기준(2800)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일찌감치 딜란 번디를 트레이드 해온 에인절스는 훌리오 테에란을 1900만 달러에 잡는 것으로 선발진을 정리했다.

내년에 좀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도 후보 중 한 팀이었다. 야스마니 그랜달을 재빨리 영입한(47300) 화이트삭스는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베테랑 선발투수를 원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류현진 영입을 주장했지만, 화이트삭스 역시 지오 곤살레스(1500)와 카이클(35550)을 붙잡으면서 선발진 구성을 완료했다.

 

여기에 다저스는 시종일관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다. 미네소타 샌디에이고 애틀랜타는 류현진의 높은 몸값을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마냥 흘러가는 시간이 선수에게 꼭 유리한 것은 아니었기에 류현진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이 토론토를 택한 또 다른 이유는 팀의 장래성이다. 다저스는 늘 우승을 노리는 완성된 팀이었다. 반면 올해 지구 4(6795)로 시즌을 마친 토론토는 아직 준비 단계에 있는 팀이다. 그러나 전반기(3457.374)보다 나은 후반기(3338.465)를 보내면서 내년에 더 발전할 수 있는 희망을 보여줬다.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시카고 컵스는 타선의 리빌딩을 먼저 추진했다. 그 결과 크리스 브라이언트, 카일 슈와버, 하비에르 바에스, 윌슨 콘트레라스, 애디슨 러셀 등을 확보했다. 타자 유망주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FA 시장에서 존 레스터를 영입해 단숨에 컨텐더로 올라섰다. 타선의 자체 리빌딩을 거쳐 투수 외부 수혈로 우승한 팀은 2017년 휴스턴도 있다. 최근 투수 육성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타자는 키우되 투수는 구해오는 것이 일종의 지침서가 됐다.

 

올해 토론토는 메이저리그 최고 유망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등장했다. 20살의 나이로 데뷔한 게레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123경기 .272 .339 .433 15홈런). 하지만 기대치를 감안하면 실망스러웠다. 게레로는 보여준 것보다 보여줘야 될 것이 더 많은 선수다.

 

토론토는 게레로를 중심으로 팀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게레로와 함께 마이너리그에서 성장한 카반 비지오(100경기 .234 .364 .429 16홈런)와 보 비셰트(46경기 .311 .358 .571 11홈런)는 게레로보다 더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루데스 구리엘 주니어도 타선에 힘을 실어줄 수 있으며(84경기 .277 .327 .541 20홈런) 타선의 리더로 점찍은 랜달 그리칙은 552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받은 첫 해 30홈런을 터뜨렸다(151경기 .232 .280 .457 31홈런). 타선에 젊은 피들을 가득 채운 토론토는 투수력만 뒷받침되면 언제든지 반격을 도모할 수 있다고 내다봤을 것이다(혈통 야구로 팀 컬러를 잡은 토론토는 류현진에 앞서 제프 쇼의 아들 트래비스 쇼도 영입했다).

 

류현진은 당장 토론토의 1선발을 맡는다. 태너 로어크, 체이스 앤더슨, 야마구치를 충원했지만, 커리어와 연봉 모든 측면에서 류현진의 입지를 위협할 수 없다. 참고로 토론토는 류현진의 연봉 2000만 달러가 추가된다고 해도 내년 시즌 예상 팀 연봉이 1억 달러 밑이다. 이는 토론토의 현재 로스터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토론토 예상 로테이션

 

1선발 : 류현진(L)

 

2선발 : 태너 로어크(R)

 

3선발 : 체이스 앤더슨(R)

 

4선발 : 맷 슈메이커(R)

 

5선발 : 라이언 보루키(L) / 트렌트 손튼(R)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은 덜었지만, 개인 성적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는 투수들이 기피해야 될 곳으로 여겨진다. 더군다나 전통의 강호 양키스와 보스턴, 신흥 강호 탬파베이를 적군으로 자주 만나게 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이밖에 돔구장 로저스센터를 홈으로 쓰는 것도 류현진이 적응해야 한다(2013723일 로저스센터 등판 5.1이닝 4실점).

 

류현진은 모두를 놀라게 하는 결정을 내렸다. 조건을 낮췄다면 편한 길을 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험난한 곳을 피하는 대신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내년 시즌을 맞이하는 류현진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가 되기를 기대한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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