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세인트루이스는 올해 주축 전력이 대부분 그대로 남아있다. 마이클 와카(28)가 메츠로 떠났지만, 뼈아픈 전력 손실이라고 보긴 힘들다. 설령 대형 FA를 영입하지 못하더라도 내년 역시 우승을 넘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세인트루이스는 어떤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을까.
먼저 선발진을 이끄는 선수는 잭 플래허티다. 지난해 데뷔 시즌을 보낸 플래허티는 전반기 부진(4승6패 4.64)을 딛고 후반기 리그 최고 투수로 발돋움했다(7승2패 0.91). 후반기 평균자책점 0.91은 2015년 제이크 아리에타(0.75)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1913년 이후 15선발 이상). 플래허티를 중심으로 다코다 허드슨(16승7패 3.35)과 마일스 마이콜라스(9승14패 4.16) 여기에 팀의 터줏대감 애덤 웨인라이트(14승10패 4.19)가 있다.
문제는 세인트루이스에 우완투수들만 잔뜩 있다는 것. 올해 좌완 선발 경기는 헤네시스 카브레라(23)가 등판한 두 경기 뿐이었다(5월30일 필라델피아전 3.2이닝 5실점, 6월5일 신시내티전 4.2이닝 4실점 3자책). 풀타임 시즌을 치른 마지막 좌완투수는 2016년 하이메 가르시아(10승13패 4.67)를 끝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세인트루이스 좌완 선발 등판
2016 : 30경기 (하이메 가르시아)
2017 : 01경기 (마르코 곤살레스)
2018 : 11경기 (오스틴 감버)
2019 : 02경기 (헤네시스 카브레라)
이로 인해 올 겨울 세인트루이스가 좌완투수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류현진, 댈러스 카이클, 웨이드 마일리가 세인트루이스를 만족시킬 수 있는 좌완투수였지만, 다른 팀들간의 경쟁이 만만치 않았다(마일리는 어제 지구 라이벌 신시내티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 그리고 세인트루이스는 부족한 좌완투수의 약점을 김광현이 해결해주길 바라고 있다.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하면서 누리게 되는 효과는 크게 세 가지다.
김광현의 공을 받는 포수는 야디에르 몰리나다. 이름만으로도 무게감을 주는 몰리나(37)는 내년이 사실상 커리어 마지막 시즌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수비력은 떨어졌지만, 포수 마스크를 쓴 몰리나의 존재감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투수일수록 몰리나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김광현이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줄 것이다.
KBO리그에서 김광현은 땅볼 유도에 능했다. 땅볼/뜬공 비율 1.39는 윌슨(2.02) 요키시(1.79) 레일리(1.61) 김민(1.60)에 이은 리그 5위였다. 만약 김광현의 피칭 스타일이 메이저리그에서 달라지지 않는다면 김광현은 촘촘한 세인트루이스 내야 수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내야 디펜시브런세이브(DRS)가 도합 +45였던 세인트루이스는 팀 실책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적었고(66개) 더블 플레이를 전체 두 번째로 많이 합작한 팀이다(화이트삭스 171회, 세인트루이스 168회). 적어도 김광현의 발목을 잡는 일이 다른 팀들에 비해서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인트루이스 내야 포지션별 DRS (ML 순위)
1루수 : +6 (4위)
2루수 : +16 (1위)
3루수 : +7 (5위)
유격수 : +16 (3위)
마지막으로 마이크 매덕스 투수코치를 빼놓을 수 없다. 텍사스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매덕스는 투수를 키우는 데 일가견이 있다. 실제로 세인트루이스는 매덕스가 부임한 이후 팀 평균자책점을 점점 떨어뜨리고 있다. 올해 팀 평균자책점 3.82는 전체 1위 다저스(3.39)를 빼면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좋았다.
매덕스가 아시아 무대에서 넘어온 투수들에 친근한 점도 김광현에게 이점이다. 텍사스에서 콜비 루이스와 다르빗슈 유를 지도했던 매덕스는 세인트루이스에서도 마이콜라스의 메이저리그 안착을 도왔다. 김광현 또한 매덕스가 옆을 지킨다면 메이저리그 적응이 좀더 수월해질 것이다.
KBO리그에서 김광현은 늘 승리하는 팀에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승리에 익숙한 팀과 함께 하게 됐다.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결과는 창대할 수 있길 기대한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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