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버스터 포지(46타석) 찰리 블랙몬(39타석) 헌터 펜스(36타석) 놀란 아레나도(34타석) A J 폴락(34타석)을 많이 상대했다. 다저스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이기 때문이었다.
세인트루이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해있다. 밀워키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피츠버그가 지구 라이벌이다. 올해 세인트루이스 투수들이 가장 많이 상대한 타자들도 이 네 팀에 있었다(최다 스탈링 마르테 85타석).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김광현도 내년부터 피할 수 없는 타자들이 생겼다. 요주의 인물들을 알아봤다.
크리스티안 옐리치 (밀워키)
세인트루이스에겐 악몽 같은 선수. 올해 세인트루이스와 개막 4연전에서 4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음 4월1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데뷔 첫 3홈런 경기를 달성했다. 하루 뒤 또 타구 하나를 담장 밖으로 넘긴 옐리치(사진)는 세인트루이스 상대 6경기 연속 홈런을 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첫 6경기 성적은 21타수11안타(0.524) 8홈런 18타점 7볼넷. 실트 감독은 경의를 표하면서도 "솔직히 이런 기록은 본 적이 없다"고 놀라워했다.
초반에 호되게 당한 세인트루이스는 이후 옐리치 대응책을 찾았다. 볼넷을 줄지언정 스트라이크 구사율을 떨어뜨렸다. 이로 인해 옐리치는 세인트루이스전 나머지 10경기에서 28타수6안타(0.214) 11볼넷으로 기세가 꺾였다(출루율 0.436).
무릎 부상 때문에 마지막 18경기를 놓친 옐리치는 코디 벨린저에 가로막혀 MVP 수상이 좌절됐다. 그러나 밀워키로 이적한 최근 2년 사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로 도약했다. 2018년 이후 세인트루이스 상대 최다 홈런(14) 최다 타점(34)을 올린 타자(32경기 OPS 1.202). 세인트루이스는 좌완이 부족했던 탓에 옐리치를 만나면 더 고전했는데, 실제로 올해 옐리치의 우완/좌완 상대 성적 편차는 꽤 컸다(우완 .358 .455 .734/좌완 .277 .381 .555). 김광현이 반드시 넘어야 될 산이다.
조시 벨 (피츠버그)
지난해 148경기 12홈런(.261 .357 .411)으로 실망스러웠던 파워를 올해 143경기 37홈런으로 개선(.277 .367 .569). 데뷔 첫 올스타 선정과 동시에 홈런 더비까지 출전했다. 비록 전반기(.302 .376 .648)와 전혀 다른 후반기(.233 .351 .429)를 보냈지만, 벨이 중심타자로 성장한 것은 피츠버그의 몇 안되는 반가운 일이었다(후반기 부진은 상대 투수들이 변화구 비중을 늘리면서 밸런스가 무너진 것으로 보고 있다).
5월13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5타점을 쓸어담았던 벨(사진)은 8월12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4타점 경기를 한 차례 더 추가했다. 올해 세인트루이스 상대로 두 번의 4타점 경기를 해낸 타자는 벨과 브라이스 하퍼 뿐이다. 지난해 이같은 타자는 없었는데, 2017년 유일한 한 명이 그 해 루키였던 벨이다(첫 4타점 경기인 7월15일은 오승환에게 끝내기 스리런홈런을 친 날이다).
스위치히터인 벨은 좌완을 상대할 때 들어서는 우타석에서 헤매는 모습(좌타석 .297 .387 .615/우타석 .224 .313 .448). 이는 김광현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올해 좌완의 슬라이더 상대 장타율이 0.864에 달했다.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김광현이 경계해야 될 기록이다. 또한 세인트루이스를 만나면 유독 몰아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누구처럼 방심은 금물이다.
하비에르 바에스 (컵스)
2018년 MVP 2위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290 .326 .554 34홈런). 올해는 이 성적이 진실인지 알아보는 시험대였는데, 비교적 큰 하락세 없이 기량을 유지했다(138경기 .281 .316 .531 29홈런).
2018년 세인트루이스 킬러 중 한 명이었던 바에스(사진)는 올해 세인트루이스전 15경기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186 .222 .419). 그러나 최근 두 시즌 좌완 상대 OPS가 0.947로, 옐리치(0.959)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는 좌완 공을 더 강하게 때려냈다. 지난해 89.3마일이었던 좌완 상대 평균 타구속도가 올해 94마일까지 뛰어올랐다. 이 수치는 내셔널리그 1위에 해당한다(2위 매니 마차도 93.9마일).
바에스는 타석에서 굉장히 적극적인 타자다. 타석당 지켜보는 투구 수가 지난해 3.52개, 올해 3.59개로 모두 리그 평균보다 적었다. 올해 초구 스윙 비율 47.4%는 제프 맥닐(51.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세인트루이스 역시 바에스에게 호흡이 긴 승부를 가져가면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김광현의 바에스 공략법도 다르지 않다.
앤서니 리조 (컵스)
컵스의 간판 타자. 2013년 이후 7년 연속 20홈런을 이어오고 있다. 컵스 역사상 7년 연속 20홈런을 친 타자는 빌리 윌리엄스(13년) 새미 소사(11년) 론 산토(9년) 어니 뱅크스(8년)와 더불어 리조밖에 없다. 좌타자로 압축하면 윌리엄스와 리조로 더 줄어든다. 올해 아쉽게 5년 연속 100타점에 실패했지만(94타점) 2015년 이후 거둔 514타점은 내셔널리그에서 놀란 아레나도(621타점) 다음으로 많았다.
리조는 세인트루이스에게 까다로운 타자다. 지난해 19경기 모두 출장해 .414 .506 .643(3홈런)를 기록, 올해 16경기도 .327 .422 .564(3홈런)로 성적이 뛰어났다. 2015년 이후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3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타율 3할을 넘긴 셋 중 한 명(보토 0.335, 리조 0.314, 마르테 0.304). 세인트루이스 에이스 잭 플래허티는 옐리치(.238 .304 .286) 벨(.250 .308 .667) 바에스(.083 .214 .250)를 잘 막았지만, 리조만 나오면 마운드에서 작아졌다(.500 .591 1.056).
리조가 몸맞는공이 많은 점도 투수 입장에선 당혹스럽다. 올해도 몸맞는공이 27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좌완에게 얻은 몸맞는공 57개는 현역 2위(추신수 74개). 여러모로 김광현을 괴롭힐 수 있는 타자다. 한편 리조와 함께 짝을 이뤘던 크리스 브라이언트는 현재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에우헤니오 수아레스 (신시내티)
2014년 데뷔 후 꾸준히 홈런 수를 늘리더니 올해는 작년보다 15개 더 많은 49홈런을 쏘아올렸다. 49홈런은 내셔널리그 역대 3루수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아메리칸리그를 포함해도 2007년 알렉스 로드리게스(54홈런)만이 수아레스 위에 있다. 파괴력이 점점 떨어지는 보토를 밀어내고 신시내티 타선의 새로운 리더로 거듭났다.
수아레스(사진)도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펄펄 날았다. 올해 옐리치 다음으로 세인트루이스에게 홈런을 많이 친 타자가 수아레스다(5홈런). 갈수록 힘을 내지 못했던 옐리치와 달리 수아레스는 세인트루이스전 마지막 11경기를 33타수11안타(0.333) 4홈런 8타점으로 마쳤다. 세인트루이스 투수들을 끝까지 긴장시켰다. 세인트루이스전 18경기 중 출루에 실패한 경기도 단 3경기밖에 없었다.
숨겨왔던 야심을 드러내고 있는 신시내티는 위험한 타자가 수아레스 뿐만이 아니다. 보토는 파워는 사라졌지만, 웬만한 유인구에 속지 않는 선구안은 아직 건재하다. 밀워키에서 세인트루이스를 압박하던 무스타커스는 신시내티로 넘어왔다(올해 13경기 .256 .408 .718 5홈런). 윙커의 세인트루이스전 타율 0.395(38타수15안타)는 앞서 언급된 타자들을 넘어서는 전체 1위였다. 후반기 56경기 19홈런을 집중한 아키노의 한 방도 무시할 수 없다.
신시내티가 세인트루이스와 앙숙인 것도 알아둬야 한다. 2010년 몰리나와 필립스의 언쟁에서 비롯된 벤치 클리어링으로 양 팀은 시시때때로 부딪치고 있다(쿠에토의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다친 제이슨 라루는 뇌진탕 후유증에 시달려 은퇴했다). 올해도 지난 9월 갈비스가 덕아웃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마운드를 지나쳐 마이콜라스와 신경전을 벌였다. 어쩌면 김광현이 가장 신경을 써야 할 팀이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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