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사인 훔치기 후폭풍이 불어 닥치고 있는 메이저리그. 그와중에 남은 FA 최대어 조시 도널슨(사진)이 행선지를 결정했다.
도널슨은 미네소타와 4년 9200만 달러 계약에 합의. 도널슨은 4년 동안 8400만 달러를 받게 되는데, 5년차 팀 옵션에 1600만 달러가 걸려있다(바이아웃 800만). 즉 팀 옵션이 행사되면 도널슨의 계약은 최대 5년 1억 달러로 늘어난다. 1억 달러는 도널슨이 마지노선으로 둔 금액이다. 미네소타가 FA 선수에게 9200만 달러를 보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어빈 산타나 5400만).
지난달 34세가 된 도널슨은 1억 달러 계약을 따낸 최고령 선수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1998년 케빈 브라운(7년 1억500만)에 이어 33세 이상 선수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계약을 받아냈다. 2015년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자인 도널슨은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은 두 번째 MVP 출신이기도 하다. 1961년 연고지 이전 후 MVP 수상자가 미네소타로 온 것은 1987년 돈 베일러와 올해 도널슨 두 명밖에 없다.
당시 보스턴에서 트레이드로 넘어온 베일러는 황혼기에 접어든 38세 선수였다. 도널슨도 분명 리그를 호령하던 시절의 선수는 아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부상으로 도합 159경기를 놓쳤다. 부상 위험이 있는 30대 중반 선수는 기피대상이다.
하지만 지난해 도널슨은 경쟁력을 회복했다(155경기 .259 .379 .521 37홈런). 타구속도(92.9마일)도 나이에서 기인하는 하락세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미네소타는 타구의 질에 이상이 없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넬슨 크루스(사진)를 통해 깨달은 팀이다. 한편 37홈런 이상 때려낸 33세 이상 3루수는 도널슨 이전 세 명이 전부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부문 1위 선수가 1970년 하먼 킬러브루라는 것. 킬러브루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미네소타 역사상 최고의 홈런 타자다.
33세 이상 3루수 최다홈런 시즌
41 : 하먼 킬러브루(1970)
40 : 마이크 슈미트(1983)
40 : 켄 캐미니티(1996)
37 : 마이크 슈미트(1986)
37 : 조시 도널슨(2019)
홈런은 지난해 미네소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였다. 2018년 팀 홈런이 166개(ML 23위)에 불과했던 미네소타는 그 해 겨울 한 방을 칠 수 있는 타자라면 일단 데리고 왔다. 그 결과 이전 시즌 대비 약 85%가 증가한 307홈런을 폭격했다. 단일 시즌 300홈런 신기원을 연 최초의 팀으로 등극(뉴욕 양키스 306홈런). 홈런의 시대에서 홈런으로 가장 크게 웃은 팀이 바로 미네소타였다.
홈런 기운을 제대로 받은 미네소타는 정규시즌 101승을 기록. 클리블랜드의 지구 4연패를 저지하고 9년 만에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는 또 다른 300홈런 팀 양키스와 격돌. 홈런 대결에서는 4대5로 크게 밀리지 않았지만, 공수 양면에서 전력 차를 드러내고 허무한 스윕패를 당했다. 포스트시즌 양키스 공포증도 물리치지 못했는데, 미네소타는 포스트시즌 양키스전 13연패라는 치욕스러운 불명예를 떠안았다. 포스트시즌 16연패 역시 미 프로스포츠 타이기록이다(1975-79년 NHL 시카고 흘랙호크스).
분명한 과제를 남긴 미네소타는 이번 겨울 동분서주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뼈저리게 체감한 선발진 재정비가 시급했다. 제이크 오도리지가 퀄리파잉 오퍼(1780만)를 수락하면서 다소 여유가 생겼는데, 관심을 보였던 잭 윌러와 매디슨 범가너, 류현진을 모두 다른 팀에 뺏겼다. 피네다를 잔류시키고, 호머 베일리와 리치 힐(사진)을 보강했지만, 원래 눈독을 들인 투수들을 생각하면 실망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소소한 영입만 해왔던 미네소타는 도널슨을 데려오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지난 주말 연봉조정 협상 과정에서 미겔 사노와 3년 30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때만 해도 사노의 끔찍한 3루 수비를 견뎌내야 하는 줄로 보였다.
미네소타는 도널슨이 합류하면서 타선의 파괴력을 유지하게 됐다. 지난해 미네소타의 조정득점생산력(wRC+)은 휴스턴(125) 양키스(117) 다음으로 높은 116. 도널슨은 통산 조정득점생산력이 139로, 미네소타의 공격력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또한 도널슨은 추위가 변수인 타겟필드에서도 지금까지 적응을 잘해왔다. 통산 22경기 .373 .464 .819(10홈런)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뽐냈다. OPS 1.283은 20경기 이상 출장한 선수 중 2위에 해당한다.
타겟필드 통산 OPS 순위
1.292 : 데이빗 오티스 (20경기)
1.283 : 조시 도널슨 (22경기)
1.204 : 호세 바티스타 (25경기)
1.116 : 매니 마차도 (20경기)
1.089 : 라이언 브론 (20경기)
1.048 : 에드윈 엔카나시온 (45경기)
3루 수비 고민도 단번에 해결이 됐다. 지난해 6명이 3루수로 선발 출장했던 미네소타는 가장 많은 수비 이닝을 책임진 사노가 또 한 번 절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2015년 데뷔한 이후 3루수 디펜시브런세이브(DRS)가 줄곧 마이너스였는데, 같은 기간 사노보다 수비가 심각한 3루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2015년 이후 사노의 3루 DRS는 도합 -19. 도널슨은 +32로 둘은 하늘과 땅 차이다.
지난주 메이저리그는 외야수에 이어 내야수들도 평균 대비 아웃카운트 처리를 확인할 수 있는 OAA(Outs Above Average)가 공개됐다. 포구 확률 25%짜리 타구를 잡아낼 시 수비수에게 0.75점을 부여하고 놓치면 -0.25점을 차감하는 식이다. 내야수는 반응 속도, 이동 거리, 타자 주자의 평균 스피드 등도 고려되는데 이 OAA에서도 사노는 -3으로 낙제점이었다. 특히 3루 방면으로 오는 타구에 대응하지 못한 것은 3루수로서 수명이 다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도널슨은 어땠을까. 놀란 아레나도(+17) 맷 채프먼(+14)에 이어 3루수 세 번째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8). 도널슨은 평균 3루수 기대 성공률(84%)보다 더 좋은 실제 성공률(87%)을 보임으로써 여전히 건재한 3루 수비를 자랑했다.
지난해 3루수 OAA 순위
17 : 아레나도
14 : 채프먼
08 : 도널슨
07 : 데버스
06 : 플레처
06 : 드루리
06 : 카펜터
-7 : 모란
-7 : 프랑코
-16 : 게레로
도널슨이 3루에 고정되면 사노는 부담이 덜한 1루로 보낼 수 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 마윈 곤살레스도 특정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고 팀이 필요한 곳에 보낼 수 있다(곤살레스는 이렇게 활용해야 더 빛이 나는 선수다). 도널슨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공격과 수비 모두 발휘되는 것이다.
2007년 드래프트 전체 48순위로 지명됐지만, 도널슨의 커리어는 순탄하게 풀리지 않았다. 2012년 브랜든 인지가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도널슨은 기회조차 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성공과 실패를 반복한 경험은 도널슨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야 하는 미네소타에 도널슨은 훌륭한 멘토가 되어줄 수 있다.
클리블랜드가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한 가운데 미네소타는 올해도 지구 우승에 도전한다. 화이트삭스가 알찬 겨울을 보냈지만, 여전히 경쟁에 앞서 있는 쪽은 미네소타다. 오히려 미네소타는 포스트시즌에서 묶인 저주를 하루 빨리 풀어야만 한다.
애틀랜타 시절 도널슨의 별명은 비를 몰고 오는 사람(Bringer of Rain)이었다. 홈런 후 우산을 쓰는 장면은 지난해 애틀랜타 덕아웃을 즐겁게 해준 세레머니였다. 홈런의 팀으로 이적한 도널슨은 미네소타에서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잠시 내셔널리그로 떠났던 아메리칸리그 MVP가 다시 아메리칸리그로 돌아왔다.
도널슨 소속팀 변화
2012 : 오클랜드 (PS 진출)
2013 : 오클랜드 (PS 진출)
2014 : 오클랜드 (PS 진출)
2015 : 토론토 (PS 진출)
2016 : 토론토 (PS 진출)
2017 : 토론토 (PS 실패)
2018 : 클리블랜드 (PS 진출)
2019 : 애틀랜타 (PS 진출)
2020 : 미네소타 (???)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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