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27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이 독보적인 1위인 뉴욕 양키스는 가장 많은 22명의 리그 MVP를 배출했다.
반면 뉴욕 브루클린을 떠나 '서부의 지배자'가 된 LA 다저스는 지난해 코디 벨린저가 팀의 14번째 리그 MVP가 됨으로써 2012년 버스터 포지가 마지막 수상자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공동 3위가 됐다.
하지만 다저스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 가지가 있다. 2위 양키스보다 두 배 많이 배출한 신인왕과 역시 독보적인 1위에 해당되는 사이영 투수의 숫자다.
리그 MVP 배출 순위
22 - 양키스
20 - 카디널스
14 - 다저스/자이언츠
13 - 어슬레틱스
12 - 레드삭스/레즈/타이거스
신인왕 배출 순위
18 - 다저스
9 - 양키스
8 - 브레이브스/어슬레틱스
7 - 오리올스/레즈/트윈스
사이영상 배출 순위
12 - 다저스
7 - 브레이브스/필리스/레드삭스/메츠
6 - 오리올스
5 - 양키스/디백스/타이거스/A's/컵스/인디언스
월드시리즈 우승 순위
27 - 양키스
11 - 카디널스
9 - 레드삭스/어슬레틱스
8 - 자이언츠
6 - 다저스
다저스가 가져온 사이영상 12개는 샌디 코팩스와 클레이튼 커쇼가 합작한 6개와 6명이 따낸 6개다. 코팩스/커쇼를 제외한 다저스의 나머지 사이영 투수는 초대 수상자 돈 뉴컴(1956)과 "바짝 붙는 놈은 내 할머니라도 맞혀버릴 것"이라고 한 '공포의 헤드헌터' 돈 드라이스데일(1962) 최초의 불펜투수 수상자 마이크 마셜(1974)과 유일무이한 신인 사이영상 수상자 페르난도 발렌수엘라(1981) 리그챔피언십시리즈-월드시리즈 MVP를 사이영과 함께 따낸 1988년 오렐 허샤이저와 마지막 불펜투수로 남을 가능성이 높은 2003년 에릭 가니에다(수상자들이 이처럼 다양한 스토리를 가지기도 쉽지 않다).
클레이튼 커쇼(31)에게는 지난 시즌이 특별한 시즌이었다. 코팩스와 같은 12시즌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코팩스와 커쇼의 12시즌을 비교해 보자.
169승74패 2.44 (2274.2이닝 2464K) 커쇼
165승87패 2.76 (2324.1이닝 2396K) 코팩스
커쇼는 지난 시즌을 통해 다승과 탈삼진에서 코팩스를 넘어섰다. 통산 평균자책점 2.44는 페드로 마르티네스(2.93) 짐 파머(2.86) 샌디 코팩스(2.76) 화이티 포드(2.75) 호이트 윌헬름(2.52)에 앞선 라이브볼 시대 2000이닝 투수 최고기록으로, 시대와 구장을 반영한 조정 평균자책점 157 역시 코팩스(131)와 마르티네스(154)를 넘어선다. 하지만 임팩트에서 커쇼가 코팩스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커쇼와 코팩스의 수상기록 비교
[코팩스] 3 [커쇼] 3 - 사이영상
[코팩스] 1 [커쇼] 1 - 리그 MVP
[코팩스] 5 [커쇼] 5 - ERA 1위
[코팩스] 3 [커쇼] 1 - 트리플 크라운
[코팩스] 3 [커쇼] 1 - 300탈삼진
[코팩스] 4 [커쇼] 1 - 노히트노런
[코팩스] 1 [커쇼] 0 - 퍼펙트게임
[코팩스] 3 [커쇼] 0 - WS 우승
[코팩스] 2 [커쇼] 0 - WS MVP
커쇼가 따낸 사이영상 세 개(2011 2013-2014)는 코팩스(1963 1965-1966)와 같다. 물론 코팩스의 시대는 양 리그를 합쳐 한 명에게만 주던 시대였다. 그리고 코팩스가 세 번 모두 만장일치 수상이었던 반면 커쇼는 한 번뿐이다. 한 개의 리그 MVP와 5개의 평균자책점 타이틀 역시 코팩스와 같다. 코팩스가 기록한 5년 연속 리그 평균자책점 1위(1962~1966)와 커쇼가 기록한 4년 연속 평균자책점 통합(NL+AL) 1위는 각각 메이저리그 최고기록에 해당된다.
커쇼는 2015년 232.2이닝에서 301개를 잡아냄으로써 300탈삼진을 달성했다. 하지만 코팩스는 300탈삼진 시즌이 세 번이나 된다. 특히 1965년 335.2이닝에서 기록한 382개는 1973년 놀란 라이언이 326이닝 383개로 경신하기 전까지 1900년 이후 메이저리그 최고기록이었다.
단일시즌 탈삼진 순위(1900년 이후)
383 - 놀란 라이언(1973)
382 - 샌디 코팩스(1965)
372 - 랜디 존슨(2001)
367 - 놀란 라이언(1974)
364 - 랜디 존슨(1999)
2014년 6월19일 커쇼는 하나의 피안타와 사사구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콜로라도전 홈경기). 하지만 핸리 라미레스의 실책 때문에 퍼펙트게임이 되지 못했다(커쇼는 아쉬움을 표현하는 대신 떨어진 라미레스의 모자부터 주워주는 '인성왕'의 모습을 보였다). 그 실책이 없었더라면 커쇼는 역대 최초의 15K 퍼펙트게임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한편 맥스 슈어저 또한 2015년 10월4일 뉴욕 메츠전에서 유넬 에스코바의 실책 때문에 17K 퍼펙트게임 대신 17K 노히터에 만족해야 했다. 탈삼진 17개는 1973년 놀란 라이언과 함께 노히트노런 최고기록이다.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경기에서 최다 탈삼진 기록은 1965년 코팩스와 2012년 맷 케인이 기록한 14개로, 4년 연속 노히터(1962~1965)에 성공한 역대 유일한 투수인 코팩스는 1965년의 마지막 노히터가 다저스 유일의 퍼펙트게임이 됐다.
커쇼가 코팩스를 넘을 수 없는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포스트시즌과 관련된 것이다. 커쇼가 포스트시즌 통산 32경기(25선발)에서 9승11패 4.43에 그치며 정규시즌보다 1.99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코팩스는 네 차례 참가한 월드시리즈 8경기(7선발)에서 4승3패 0.95를 기록했으며 1963년과 1965년 두 번이나 월드시리즈 MVP에 올랐다. 월드시리즈 MVP를 두 차례 수상한 선수는 코팩스와 밥 깁슨, 레지 잭슨 세 명뿐으로, 다저스는 역대 6번의 월드시리즈 우승 중 세 번이 코팩스의 시대에 있었다.
특히 다저스 팬들은 1963년 월드시리즈를 잊지 못한다. 브루클린 시절 다저스는 양키스와 7번 월드시리즈에서 6번을 졌다. 1955년 우승을 통해 5전전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하지만 1956년 또 패했으며 돈 라슨에게 퍼펙트게임을 당하기도 했다.
1963년 월드시리즈는 다저스가 LA로 건너온 후 양키스를 처음으로 만난 월드시리즈였다. 그리고 그 월드시리즈에서 코팩스는 미키 맨틀과 요기 베라가 버티고 있는 양키스를 상대로 1차전 9이닝 15K 2실점 완투승과 4차전 9이닝 8K 1실점 완투승으로 팀에 4연승 우승을 선물했다. 다른 팀도 아닌 양키스를 상대로 4연승 우승이라니! 1차전이 끝난 후 베라는 "코팩스가 25승을 올린 이유는 아주 잘 알겠다. 그런데 5패는 어떻게 당하게 된 거냐?"고 물었다.
코팩스가 더 강렬하게 남은 것은 그가 이룬 모든 업적이 황금의 5년에 집중되어 있으며 또한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비운의 은퇴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그의 하향세를 보지 못한 팬들은 1999년에 있었던 20세기 '올센트리 팀' 투표에서 7번의 평균자책점 타이틀과 함께 역대 최고의 좌완으로 평가 받는 레프티 그로브와 300승 4000탈삼진 투수인 스티브 칼튼이 아닌 코팩스를 압도적인 좌완 1위로 만들었다(우완 1위는 놀란 라이언). 반면 우리는 우리 시대 최고의 투수가 정상에서 내려오는 장면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커쇼가 코팩스와 다른 결정적인 또 하나는 코팩스의 커리어가 12년으로 중단된 반면 커쇼는 13년차 시즌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비록 화려한 퇴장은 아닐지 몰라도 투수로서의 '아름다운 노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더 반가운 것은 커쇼의 13년차 시즌이 그동안의 가파른 내리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시즌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커쇼 평균구속/ERA 변화
[2015] 93.6 / 2.13 *300탈삼진
[2016] 93.1 / 1.60
[2017] 92.7 / 2.31
[2018] 90.9 / 2.73
[2019] 90.4 / 3.03
커쇼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크게 떨어진 2018년 평균자책점이 2.73에 그치며 2008년 데뷔 시즌 이후 계속 낮췄던 통산 평균자책점이 처음으로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는 2008년 4.26 이후 처음으로 3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222이닝을 던졌던 커쇼는 지난 4년간 연평균 166이닝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커쇼는 팀 최고기록에 해당되는 8년 연속 개막전 선발이 중단됐다(류현진 등판). 특별한 부상이 있어서가 아니라 구단에 시간을 달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커쇼는 스프링캠프에서의 구속이 만족스럽지 않자 개막전을 포기하고 6주짜리 구속 향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하지만 돌아온 커쇼의 구속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커쇼는 첫 시범경기 등판을 1.2이닝 4K 무실점으로 마친 후 'night and day'라는 표현을 썼다. 지난해가 어둠이었다면 올해는 밝음이라는 것. 고무적인 점은 첫 시범경기였는데도 최고 구속으로 93마일을 찍었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 커쇼가 93마일 이상의 공을 던진 것은 2018년의 세 개(4월4일 93.4마일 & 93.2마일, 7월28일 93.1마일)가 전부였다.
새로운 훈련법(드라이브라인)도 도움이 됐지만 허리 상태의 호전이 결정적으로, 와인드업시 디딤발을 잠시 공중에 멈췄다 던지는 커쇼는 허리에 부담이 큰 투구폼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커쇼에게 구속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아주 잘 알고 있다.
또한 커쇼는 휴스턴의 사인훔치기가 탄로남으로써 2017년 월드시리즈 원정 5차전의 부진(4.2이닝 6피안타 6실점)의 부진에 대해 '정상참작'이 이루어지게 됐다(커쇼는 휴스턴이 사인훔치기를 하지 못한 홈 1,7차전에서는 도합 11이닝 15K 1실점을 기록했다).
커쇼가 유니폼을 벗기 전까지 반드시 해내야 하는 것은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끄는 뛰어난 포스트시즌 활약이다.
워커 뷸러에게 다저스의 에이스 자리를 사실상 물려준 커쇼는 롱런에 성공함으로써 코팩스와는 다른 방식을 통해 아름다운 커리어를 완성할 수 있을까. 커쇼에게 시작될 제2막의 결과가 궁금하다.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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