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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옐리치와 배리 본즈(03.07)- 전문가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3. 7.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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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옐리치

 

 

150만 달러를 아끼기 위해 1루수를 에릭 테임즈에서 저스틴 스모크로 바꾸는 등 그동안 살뜰히 돈을 모은 밀워키 브루어스가 준비했던 팀 최고의 계약을 크리스찬 옐리치(28)에게 쐈다.

 

옐리치는 풀타임 3년차 시즌을 앞두고(20153) 마이애미 말린스와 맺은 74957만 달러 계약(옵션 포함시 86322)3년 더 남아 있었던 상황. 20201250만 달러, 20211400만 달러, 20221500만 달러(팀 옵션)를 받고 만 31세의 나이로 FA 시장에 나오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시작되는 1885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함으로써 921500(연평균 2388) 달러 계약을 맺은 셈이 됐다. 이는 2011년 라이언 브론의 51500만 달러를 넘어서는 밀워키 역대 최대 규모 계약으로, 밀워키가 옐리치의 36세 시즌까지 보장한 반면, 옐리치는 비교적 낮은 평균 연봉을 받아들였다.

 

야수 평균 연봉 순위(계약 기간)

 

3554- 마이크 트라웃(12)

3500- 앤서니 렌돈(7)

3250- 놀란 아레나도(8)

3100- 미겔 카브레라(8)

3000- 매니 마차도(10)

2700- 무키 베츠(1)

2600- 폴 골드슈미트(5)

2538- 브라이스 하퍼(13)

2500- 지안카를로 스탠튼(13)

2400- 로빈슨 카노(10)

2388- 크리스찬 옐리치(9)

 

옐리치의 지난 2년은 실로 눈부셨다.

 

마이애미 시절(.290 .369 .432) 올스타전 출전 경험이 없었던 옐리치는 2018년 밀워키 역사상 첫 번째 타격왕이자 5번째 리그 MVP가 됐다(1981년 롤리 핑거스, 1982년 로빈 욘트, 1989년 로빈 욘트, 2011년 라이언 브론).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에게 1위 표 한 장을 빼앗기지 않았다면 만장일치 MVP였다. 홈런 1위 놀란 아레나도와 두 개, 타점 1위 하비에르 바에스와 한 개 차이였던 옐리치는 1937년 조 메드윅 이후 81년 만에 소환할 수 있었던 내셔널리그 트리플 크라운을 아깝게 놓쳤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옐리치의 지난 시즌을 의심했다. 말린스파크에서 밀러파크로 구장 환경이 개선됐다고는하나, 2015년까지 통산 16.2%였던 플라이볼/홈런 비율이 2018년 갑자기 35.0%가 됐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201621, 201718개였던 홈런수는 36개로 늘었다.

하지만 옐리치는 2019년에도 32.8%를 기록하고 밀워키 홈런왕의 상징과도 같은 숫자인 44개의 홈런을 때려냈다(등번호 44번을 달았으며 네 번의 44홈런 시즌을 만들어낸 행크 애런이 밀워키 브레이브스에서 12년을 있었다).

 

옐리치의 지난 2

 

2018 : 36홈런 22도루 (.326 .402 .598)

2019 : 44홈런 30도루 (.329 .429 .671)

 

*2018(MVP) 2019(MVP 2)

 

MVP 2연패에 도전한 옐리치(fWAR 7.8, bWAR 7.1)LA 다저스 코디 벨린저(fWAR 7.8, bWAR 9.0)와 불꽃 튀는 경쟁을 하던 중 자신의 파울 타구에 맞아 오른 무릎 슬개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함으로써 911일 시즌을 마감했다(마지막 18경기 결장).

 

이에 MVP 투표 2위에 그쳤지만, 타율(0.329) 출루율(0.429) 장타율(0.671) OPS(1.100)에서 리그 1위에 올랐고(장타율과 OPSML 1) 내셔널리그 선수로는 1998-1999년 래리 워커 이후 처음으로 타격왕 2연패에 성공했다(콜로라도 선수를 제외하면 1994~1997년 토니 그윈 이후 처음). 또한 리그 4위에 해당되는 44개의 홈런과 3위에 해당되는 30개의 도루를 기록함으로써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와 함께 40홈런-30도루에 성공한 역대 10,11번째 선수가 됐다.

 

역대 40홈런-30도루 달성자

 

1963 - (44/31) 행크 애런

1988 - (42/40) 호세 칸세코 *40-40

1996 - (40/32) 엘리스 벅스

1996 - (42/40) 배리 본즈 *40-40

1997 - (40/37) 배리 본즈

1997 - (49/33) 래리 워커

1997 - (43/31) 제프 배그웰

1998 - (42/46) 알렉스 로드리게스 *40-40

1999 - (42/30) 제프 배그웰

2006 - (46/41) 알폰소 소리아노 *40-40

2012 - (41/30) 라이언 브론

2019 - (41/37) 로날드 아쿠냐

2019 - (44/30) 크리스찬 옐리치

 

불안한 3루 수비 때문에 지명 순위가 많이 내려간 옐리치는 2010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3번째로 뽑혀 플로리다 말린스에 입단했다. 브라이스 하퍼가 1순위(워싱턴) 매니 마차도가 3순위(볼티모어)로 주목을 받은 드래프트였다.

지금은 밀워키의 타격코치로 있는 앤디 헤인스는 말린스 산하 싱글A 팀인 주피터의 감독으로 있었을 때 만난 옐리치의 타격 재능이 하퍼와 마차도에 전혀 밀리지 않으며, 적어도 마차도보다는 더 뛰어난 타자가 될 거라고 믿었다. 옐리치에게 필요한 것은 잠재력에 불을 붙여줄 점화 버튼이었다. 그리고 2016. 누군가가 그 점화 버튼을 눌렀다.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있었던 마이애미는 옐리치에게 장타를 원하지 않았다. 옐리치는 2014OPS 0.764(.284 .362 .402) 20150.782(.300 .366 .416)를 기록하며 성장했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바로 그때 새로운 타격코치가 부임했다. 배리 본즈였다. '대충 그까짓거'식 코치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본즈는 섬세하고 친절한 타격코치였다. 본즈는 옐리치를 불러놓고 이렇게 말했다. "장타를 칠 수 있는데 왜 안 치는 거야?"

 

돈 매팅리 감독과 갈등이 심했던 본즈는 1년 만에 팀을 떠났다(매팅리가 자신의 자리를 걸고 본즈의 해고를 요구했다). 하지만 본즈와 같이 지낸 2016, 옐리치는 20149개와 20157개였던 홈런수를 21개로 늘렸다(.298 .376 .483). 변신의 비결은 '발사 각도 상승'이 아닌 '히팅 포인트 전진''빠른 카운트 타격'이었다. 또한 옐리치는 본즈의 지도에 따라 게스히팅을 철저히 배제했다.

 

흥미로운 것은 초창기 본즈와 옐리치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1982년 아버지 바비 본즈와 대부 윌리 메이스의 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2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5000달러 차이로 협상이 결렬된 본즈는 애리조나주립대에 진학했다. 그리고 1985년 전체 6순위 지명을 받고 피츠버그 파이러츠에 입단했다(샌프란시스코는 2순위 지명권을 윌 클락에게 썼다).

 

본즈가 슈퍼스타에 올라선 것은 25세 시즌인 1990년이었다. 그 해 본즈는 역대 230홈런-50도루를 기록하고 통산 첫 MVP를 따냈다. 옐리치 역시 MVP를 수상한 2018년이 26세 시즌이었다. 본즈는 수제자인 옐리치의 MVP 수상 소식을 듣고 "이제 6개 만 더 더 따내면 되겠네"라는 말을 했다(본즈는 총 7차례 MVP가 됐다).

 

본즈(25)와 옐리치(26)MVP 시즌

 

1990 : 33홈런 52도루 (.301 .406 .565)

2018 : 36홈런 22도루 (.326 .402 .598)

 

1991년 본즈는 애틀랜타 테리 펜들턴에 이어 MVP 2위를 했다. 본즈는 개인 성적과 팀 성적에서 펜들턴에게 밀릴 게 전혀 없었다(펜들턴의 애틀랜타는 94승으로 서부지구 우승, 본즈의 피츠버그는 98승으로 동부지구 우승을 했다). 신기하게도 지난해 옐리치 역시 2위에 그침으로써 본즈와 마찬가지로 MVP 2연패에 실패했다.

 

1991 본즈와 테리 펜들턴

 

228610(.319 .363 .517) 펜들턴

2511643(.292 .410 .514) 본즈

 

*본즈(bWAR 8.0) 펜들턴(bWAR 6.1)

 

1991MVP를 아깝게 놓친 본즈는 199234홈런 39도루(.311 .456 .624) 199346홈런 29도루(.336 .458 .677)를 기록하고 MVP 2연패에 성공했다. 1991년 만 아니었다면 2001~2004년에 앞서 MVP 4연패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33세 시즌인 1998년까지 411홈런 445도루를 기록하고 bWAR 99.9(칼 립켄 주니어 통산 95.9, 애드리안 벨트레 95.6)를 기록함으로써 13시즌 만에 명예의 전당 커리어를 만들어낸 본즈는 이카루스가 됐다. 약물에 손을 댔다. 이후 9시즌(34~42) 동안 351개의 홈런과 승리기여도 62.9(마크 맥과이어 통산 62.2)를 추가했지만 명예와 함께 땅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본즈가 탑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면, 옐리치의 관건은 건강이다. 잔부상이 많은 옐리치는 201815경기에 이어 지난해 32경기를 놓쳤다. MVP 라이벌이 젊은 코디 벨린저(2018162경기, 2019156경기)임을 감안하면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과연 밀워키와 옐리치의 장기 계약은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용서 받지 못한자' 배리 본즈가 개조한 타자인 옐리치의 미래를 주목하자.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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