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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 WS 괴물타선 대 괴물투수(03.20)- 전문가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3. 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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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매덕스

 

 

327일에서 2주 미뤄졌던 메이저리그의 개막이 '빨라야 511'로 더 늦춰지게 된 이후, 댄 짐보스키는 팬그래프닷컴에 흥미로운 글을 기고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단축시즌이 됐을 경우 각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또는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을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상위권 팀들은 불리해지고 중위권 팀들이 큰 이득을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162G81G] WS 우승% 변화

 

다저스  : 18.59.8% (8.7% 감소)

 

양키스  : 12.78.1% (4.6% 감소)

 

휴스턴  : 10.77.3% (3.4% 감소)

 

미네소타 : 8.56.5% (2.0% 감소)

 

탬파베이 : 7.86.5% (1.3% 감소)

 

[162G81G] PS% 상승률 순위

 

17.7% : 텍사스 (1.619.3%)

 

17.6% : 에인절스 (15.633.2%)

 

16.3% : 화이트삭스(18.735.0%)

 

15.8% : 토론토 (0.916.7%)

 

14.1% : 캔자스시티(0.214.3%)

 

[162G81G] PS% 감소율 순위

 

-27.3% : 다저스 (98.771.4%)

 

-27.2% : 양키스 (90.563.3%)

 

-24.8% : 휴스턴 (84.159.3%)

 

-22.2% : 워싱턴 (71.749.5%)

 

-21.4% : 탬파베이(77.255.8%)

 

162경기 시즌은 운이 통하지 않는다. 초반 반짝했던 중하위권 팀들의 성적이 한여름부터 급전직하하는 이유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저하와 부상 선수의 공백을 부실한 팀 선수층이 받혀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의 경우 전반기 성적(4842)이 와일드카드 2위 팀과 3경기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텍사스는 7월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선수 보강을 하지 못했고 팀을 지탱한 마이크 마이너-랜스 린 원투펀치마저 후반기 초반에 주춤하면서 결국 후반기 3042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14연패 시절의 애틀랜타는 늘 2위 또는 3위로 시작해 시즌 중반부터 1위로 올라선 바 있다. 두터운 전력 덕분이었다. 162경기 시즌은 누가 예비 전력을 많이 가지고 있느냐. 40인 로스터 싸움이다.

 

1995년은 메이저리그에서 단축시즌이 마지막으로 있었던 해다. 1994년부터 시작된 선수노조의 파업과 직장폐쇄의 여파로 427일에 시즌을 시작했고 정상 경기수에서 18경기가 줄어든 144경기 시즌이 됐다. 그렇다면 단축 시즌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을까.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뉴욕 자이언츠에서 윌리 메이스의 '더 캐치'1차전에 나왔던 1954년 월드시리즈가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41년 만의 가을야구에 성공한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1978년부터 1989년까지 12년 동안 AL 동부 7팀 중에서 7위 또는 6위였다. 이에 19895월에는 오합지졸 같았던 만년 꼴찌 팀이 우승을 만들어낸다는 영화 <메이저리그>가 개봉했다. 그런데 영화와 같은 일이 1995년에 일어난 것이다.

 

그렇다고 클리블랜드가 운 좋게 우승한 것은 아니었다. 존 하트가 19919월 팀의 단장이 된 후 리빌딩에 성공한 클리블랜드는 1994년 시즌이 취소되기 전까지 AL 중부 1위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한 경기 차로 추격했을 정도로 전력이 크게 좋아졌다. 특히 샌디 알로마 주니어(28) 앨버트 벨(27) 케니 로프턴(27) 오마 비스켈(27) 카를로스 바예르가(25) 짐 토미(23) 매니 라미레스(22) 등 젊은 선수들로 가득찬 타선은 리그에서 가장 전도유망했다.

 

1995년 클리블랜드는 거의 모든 공격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1위를 휩쓸고 10044패로 시즌을 끝냈다. 특히 모 본(39홈런 126타점 .300 .388 .575)에 밀려 MVP 투표 2위를 한 것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앨버트 벨(50홈런 126타점 .317 .401 .690)143경기에서 50개의 홈런과 52개의 2루타를 날림으로써 지금도 역대 유일한 50(2루타)-50(홈런)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해 클리블랜드가 기록한 승률 0.694는 비록 단축 시즌이긴 했지만 1954년 클리블랜드의 0.721(11143)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이후 1998년 뉴욕 양키스가 0.714, 2001년 시애틀이 0.716를 기록).

 

클리블랜드는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스턴(모 본, 팀 웨이크필드, 로저 클레멘스)을 상대로 3연승,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리버스 스윕으로 뉴욕 양키스를 꺾고 올라온 시애틀(켄 그리피 주니어, 에드가 마르티네스, 제이 뷰너, 티노 마르티네스, 랜디 존슨)42패로 제압하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아메리칸리그 우승 팀이 신데렐라였다면, 내셔널리그 우승 팀은 당대 최고의 전력을 자랑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였다. 존 슈어홀츠 단장의 애틀랜타는 마치 최근의 LA 다저스처럼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고 있는 팀이었다.

 

1992~1996 BA 팜 랭킹 1

 

1992 애틀랜타 : 치퍼 존스, 라이언 클레스코, 하비 로페스, 비니 카스티야, 제이슨 슈미트, 마크 월러스

 

1993 토론토 : 카를로스 델가도, 숀 그린, 알렉스 곤살레스, 셰넌 스튜어트, 우디 윌리엄스, 에드 스프레그

 

1994 애틀랜타 : 치퍼 존스, 라이언 클레스코, 하비 로페스, 제이슨 슈미트, 케빈 밀우드

 

1995 애틀랜타 : 치퍼 존스, 앤드류 존스, 하비 로페스, 제이슨 슈미트, 저메인 다이, 케빈 밀우드

 

1996 다저스 : 폴 코너코, 박찬호, 토드 홀랜스워스, 폴 로두카, 카림 가르시아, 로저 시데뇨

 

애틀랜타는 1991년 월드시리즈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와 전년도 꼴찌 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존 스몰츠의 뛰어난 활약에도 '블랙 잭' 잭 모리스의 존재감(7차전 10이닝 무실점 1-0 완봉승)을 극복하지 못했다. 2년 연속 진출한 1992년 월드시리즈에서는 바비 콕스 감독이 친정 팀에게 패하는 일이 일어났다(콕스는 1985년 토론토의 첫 번째 지구 우승과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감독이었다).

 

애틀랜타는 1차전에서 톰 글래빈이 1실점 완투승으로 모리스(6이닝 3실점 패전)를 꺾었다. 5차전 또한 스몰츠가 6이닝 2실점으로 역시 모리스(4.2이닝 7실점)를 꺾음으로써 23패를 만들고 홈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6차전에서 베테랑 좌완 선발 찰리 리브란트(34)2-2 동점이었던 연장 11회초 구원 등판에 나섰다가 데이브 윈필드(40)에게 결승 2타점 2루타를 맞고 패했다.

 

독이 오른 애틀랜타는 월드시리즈가 끝난 후 그렉 매덕스와 계약했다. 그러나 1993년 필라델피아에 막혀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고(커트 실링 1차전 8이닝 10K 2실점, 5차전 8이닝 9K 1자책) 1994년에는 포스트시즌이 취소됐다. 그런 애틀랜타에게 1995년은 절대로 놓칠 수 없었다. 매덕스가 물이 오를 대로 올라 있었기 때문이었다.

 

1994년 매덕스는 25경기 202이닝을 통해 경기당 8.08이닝을 소화하고 1968년 밥 깁슨(1.12)1985년 드와이트 구든(1.53)에 이어 라이브볼 시대 3위 기록에 해당되는 평균자책점 1.56을 기록했다. 시즌이 중단되지 않았다면 7월 이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3(8경기 68이닝 7자책)을 기록 중이었던 매덕스는 평균자책점을 더 끌어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1995년에도 매덕스는 28경기에서 2패밖에 당하지 않았다(209.2이닝 1921.63).

 

월드시리즈 1차전. 우승반지를 위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양키스 대신 애틀랜타를 선택한 매덕스는 마침내 월드시리즈 데뷔에 성공했다. 그리고 클리블랜드 강타선을 틀어막는 데 성공했다. 2실점 완투로 팀의 3-2 승리를 책임진 것. 11실점과 91실점은 모두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이었다. 2차전 역시 톰 글래빈을 내세운 애틀랜타가 4-3으로 승리했다.

 

클리블랜드는 오렐 허샤이저(36)와 데니스 마르티네스(41)1,2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1988년 사이영상과 리그챔피언십시리즈-월드시리즈 MVP를 석권한 허샤이저와 1991년 퍼펙트게임 달성자인 마르티네스는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전성기가 지난 투수들이었다. 그러나 애틀랜타의 일방적인 승리가 될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클리블랜드가 5차전에서 정규시즌 포함 12경기 10연승(ERA 1.31)을 이어가고 있던 매덕스를 잡아내고 23패를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의 저항은 6차전에서 끝났다. 글래빈이 8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클리블랜드 타선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봉쇄한 애틀랜타는 6회 데이빗 저스티스의 솔로홈런으로 얻은 한 점을 끝까지 지켜냈다. 1957년 이후 38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 그러나 애틀랜타가 더 이상 우승하지 못할 줄은, 매덕스에게 퇴짜를 맞은 양키스가 이듬해인 1996년부터 2000년까지 네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줄은, 그 중 두 번(1996 1999)이 애틀랜타를 꺾고 차지한 우승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메이저리그는 여전히 162경기 시즌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11월까지 정규시즌을 마무리하면 12월 포스트시즌도 할 수 있다는 말이 들린다. 과연 2020시즌은 어떻게 될까. 시즌이 성사된다면 단축시즌 혹은 겨울야구는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까.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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