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7명 : 마운드 높이가 10인치로 낮아진 1969년 이후, 평균자책점 2연패에 성공한 투수는 7명이 전부다. 1970-71년 톰 시버를 시작으로 론 기드리(1978-79년) 로저 클레멘스(1990-92, 1997-98년) 그렉 매덕스(1993-95년) 페드로 마르티네스(1999-2000, 2002-03년) 랜디 존슨(2001-02년) 클레이튼 커쇼(2011-14년)가 주인공들. 이가운데 클레멘스와 마르티네스, 존슨은 양 리그에서 각각 평균자책점 1위에 올라본 선수들이다. 그리고 마르티네스는 내셔널리그에서 먼저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거머쥔 뒤 아메리칸리그로 넘어가서 그 아성을 이어갔다(1997년 몬트리올 이후 보스턴).
지난해 아시아 투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류현진은 리그를 이동해 평균자책점 타이틀 수성에 도전한다. 공룡들이 득실득실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는 투수에게 분명 힘든 환경이다. 예측 시스템 스티머(Steamer)는 류현진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을 4.27, 집스(ZiPS)는 3.77로 예상했다. 참고로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발투수 도합 평균자책점은 4.80이었다.
2.05 : 앞서 언급된 1997-98년 로저 클레멘스는 바로 토론토에서 평균자책점 2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1997년 평균자책점 2.05는 규정이닝을 넘긴 토론토 투수 가운데 한 시즌 가장 낮은 기록이다. 지난해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9경기 2.32였다. 이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선보인 토론토 투수도 1997년 클레멘스가 유일했다.
토론토 투수가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획득한 것은 6차례가 있었다. 1997-98년 클레멘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네 번은 각기 다른 투수들이었다. 토론토는 클레멘스가 오기 직전 시즌인 1996년에도 평균자책점 1위 투수를 배출했다. 1995년 평균자책점 6.32였던 후안 구즈만은 한 시즌만에 평균자책점 2.93으로 이 부문 최고 투수가 됐다. 도미니카 태생인 구즈만은 토론토에서 메이저리그 데뷔를 했지만 친정팀은 따로 있었다. 류현진의 친정팀이기도 한 다저스였다. 토론토는 1987년 9월 내야수 마이크 샤퍼슨을 내주고 구즈만을 데려왔다.
토론토 투수 리그 ERA 1위
1985 - 데이브 스티브 (2.48)
1987 - 지미 키 (2.76)
1996 - 후안 구즈만 (2.93)
1997 - 로저 클레멘스 (2.05)
1998 - 로저 클레멘스 (2.65)
2016 - 애런 산체스 (3.00)
토론토 에이스 데이브 스티브
0.184 : 2018-19년 류현진의 체인지업 피안타율(2018년 0.161, 2019년 0.190).
지난해 팔색조 피칭이 정점에 달한 류현진은 데뷔 후 체인지업 비중을 가장 끌어올렸다(27.5%). 일반적으로 좌투수는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잘 던지지 않는다. 대개 좌타자 몸쪽으로 들어오는 체인지업이 조금만 몰려도 장타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구에 자신이 있는 류현진은 좌타자 체인지업 구사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좌타자 체인지업 비중이 19.2%로 높았는데, 그럼에도 피안타율은 0.128였다. 좌완 선발로는 조이 루케시(0.122)에 이은 2위로, 루케시는 류현진에 비해 구종이 다양하지 않다.
2018-19년 좌완 체인지업을 가장 잘 때려낸 팀은 류현진과 자주 맞붙은 콜로라도였다(0.304). 그런데 보스턴(0.275) 탬파베이(0.270) 양키스(0.263)가 나란히 5,6,7위에 올라있다(볼티모어 0.212 리그 최하위). 올해부터 경계해야 될 세 팀이 좌완 체인지업 공략을 잘해왔던 것. 제이디 마르티네스는 좌완 체인지업 상대 타율 리그 1위였으며(0.400) D J 르메이휴(0.380)와 글레이버 토레스(0.375)도 요주의 인물이었다.
물론 보스턴과 탬파베이, 양키스가 리그 최정상급 체인지업을 마주한 것은 아니었다. 여기에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보호할 다양한 경우의 수도 가지고 나올 것이다. 뛰어난 체인지업을 갖춘 좌완과 좌완 체인지업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라이벌 세 팀. 올해는 이 체인지업을 둔 양측의 진검 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37세238일 : 지난해 텍사스 로스터의 평균 연령은 27.7세. 많지도, 적지도 않은 중간 수준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이 평균 연령이 높아진다. 젊은피를 수혈했던 노마 마자라(24)와 딜라이노 드실즈(27)가 팀을 떠난 반면, 주요 영입한 5명의 평균 연령이 32.6세다(라일스 29세, 깁슨 32세, 클루버 33세, 프레이저 34세, 치리노스 35세).
이전보다 베테랑 선수가 늘어났지만, 팀의 최고참은 여전히 추신수다. 한국 나이로 불혹을 앞둔 추신수는 로스터에 37세238일로 등록되어 있다(제프 매티스 36세342일). 커티스 그랜더슨과 이안 킨슬러의 은퇴, 벤 조브리스트도 강제 은퇴 신세에 놓인 메이저리그에서 추신수보다 나이가 많은 야수는 얼마 남지 않았다(최고령 앨버트 푸홀스 40세51일). 올해는 2002-03년 라파엘 팔메이로, 2016년 애드리안 벨트레에 이어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팀 역대 3번째 37세 이상 타자가 될 전망이다.
0.319 : 지난해 텍사스 팀 출루율. 역시 높지도, 낮지도 않았다. 공갈포가 많은 텍사스 타선이 이 출루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추신수 덕분이었다. 추신수는 지난해 출루율이 0.371로 이전까지 통산 출루율(0.378)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텍사스는 추신수의 기록을 제외할 시 팀 출루율이 리그 12위인 0.313로 떨어진다.
추신수의 선구안은 올해도 건재할 것이다. 지난해 추신수는 아웃존 공에 방망이를 낸 비율(chase%)이 20.1%였다. <스탯캐스트>가 기록을 수집한 2015년 이후 개인 최저 기록. 공을 고르는 능력만큼은 전성기 못지 않은 추신수는 중심타선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없어서는 안 될 감초 역할을 해줘야 한다. 후속 타자들이 도와준다면 지난해 아쉽게 놓친 100득점도 노려볼 수 있다(93득점). 37세 이상 1번타자의 100득점은 역대 네 번밖에 없었다.
37세 이상 리드오프 100득점
1978 - 피트 로즈 (103득점)
1996 - 토니 필립스 (118득점)
1996 - 리키 헨더슨 (103득점)
2003 - 크렉 비지오 (102득점)
150개 : 추신수가 메이저리그 현역 1위를 달리고 있는 항목이 있다. 통산 150개를 기록 중인 몸맞는공이다. 2013년 개인 최다인 26개의 몸맞는공을 당했던 추신수는 지난해 개인 두 번째로 많은 몸맞는공 18개를 추가했다. 이로써 텍사스에서만 몸맞는공이 69개가 됐는데, 이는 2006년 이안 킨슬러(57개)를 넘어서는 팀 기록이다.
현대 야구에서 몸맞는공이 가장 많았던 타자는 크렉 비지오다(285개). 추신수가 비지오에게 다가갈 일은 없을 것이다(있어서도 곤란하다). 추신수의 150개는 현재 16위. 추신수는 2009년 이후 연 평균 몸맞는공이 13개다. 이 추세라면 역대 13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럴 경우 추신수 바로 위에 있는 타자는 데릭 지터가 된다(170개).
14경기 : 메이저리그는 갈수록 좌완 투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0이닝 이상 던진 좌완 투수는 174명에 이르렀다. 2015년 165명보다 많은 단일 시즌 신기록이었다. 선발로 나온 좌완 투수도 100명을 돌파했다(2018년 93명, 2007년 91명).
하지만 세인트루이스 좌완 선발은 보기 힘들었다. 지난 3년간 보스턴과 다저스가 각각 300회, 282회의 좌완 선발 등판을 만들어낸 반면, 세인트루이스는 이들의 5%도 미치지 못하는 14회에 그쳤다(피츠버그 28경기, 신시내티 38경기).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충격적인 기록이었다.
2017-19년 세인트루이스 좌완 선발 등판
11 - 오스틴 감버
2 - 헤네시스 카브레라
1 - 마르코 곤살레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김광현은 팀 내 좌완이 부족한 부분을 활용해야 한다. 지난해 마무리로 뛰었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선발 복귀를 노리지만, 김광현이 좋은 피칭을 이어간다면 기회는 주어질 것이다. 한편 지난해 세인트루이스는 3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선발투수를 내세웠다(7명). 선발진이 고정되면 가급적 변화를 주지 않았다는 뜻. 세인트루이스와 정반대로 가장 많은 선발투수가 등장했던 팀은 토론토였다(21명).
92.2마일 : 지난해 메이저리그 좌완 투수가 던진 포심 평균 구속. 선발로 좁히면 91.8마일로 살짝 떨어진다. 사실 김광현에게 구속은 걸림돌이 아니다. 스프링캠프 경기에서도 최고 94마일을 찍는 등 구속에서는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구속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투수는 아니지만, 구속 때문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은 낮다.
KBO리그 시절 김광현의 포심 평균 회전수는 2304회였다(자료 제공 애슬릿미디어 TrackMan Baseball). 메이저리그 좌완 선발 평균 회전수를 상회했다(2256회). 물론 회전수가 성공의 척도는 될 수 없다. 다만 김광현의 포심은 간혹 커터성 움직임을 보인다. 이는 볼배합을 다양하게 가져가야 하는 김광현에게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80.7% : 지난해 최지만은 한 단계 도약하는 시즌을 보냈다(127경기 .261 .363 .459 19홈런). 성적 뿐만 아니라 특유의 에너지로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았다.
아쉬움을 남긴 것은 좌완 상대 성적이었다. 이전보다 타석 수는 더 늘어났지만, 틀에 박힌 선입견을 깨뜨리기는 쉽지 않았다(55타석 .210 .309 .321). 그러다 보니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도 우완을 전문적으로 상대해야 했다. 우완 상대 타석 비중 80.7%는 400타석 이상 들어선 아메리칸리그 좌타자 중 두 번째로 높았다(볼티모어 리오 루이스 82.1%).
가진 전력을 극대화시키는 데 정통한 탬파베이는 올해도 적극적으로 플래툰 시스템을 가동할 것이다. 실제로 이번 겨울 특정 조건에서 더 강점을 드러낸 선수들을 데리고 왔다. 최지만으로선 입지가 좁아질 수 있는 위기. 하지만 약점을 보완해 위기를 극복한다면 확실한 주전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20.2% : 약점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하는 건 당연한 일. 그런데 기존의 강점을 유지해야 하는 노력도 배제해서는 안된다. 최지만 또한 추신수처럼 남다른 선구안을 가지고 있다. 공을 보는 눈이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타석당 지켜본 공의 개수가 2016년 4.09개, 2017년 4.44개, 2018년 4.15개, 2019년 4.13개로 한 번도 4개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ML 평균 3.90개).
스윙을 낭비하는 일도 적었다. 최지만은 지난해 스트라이크존 스윙률이 데뷔 후 가장 높은 68%였다. 아웃존 스윙률은 전체 14번째로 적은 20.2%였다. 무턱대고 방망이를 돌린 게 아니라 필요한 공에만 방망이를 휘둘렀다. 마지막으로, 아웃존 스윙률이 최지만보다 근소하게 적었던 13위 타자는 다름 아닌 추신수였다(20.1%).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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