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1981년 스무 살의 신인 페르난도 발렌수엘라(LA 다저스)는 첫 8경기에서 8승 0.50을 기록했다. 더 놀라운 건 그 8경기에서 모두 9이닝을 던진 사실이었다(7완투).
단축시즌이었던 그해 발렌수엘라는 나머지 17경기에서 5승7패 3.66으로 평범했지만, 첫 8경기의 충격에 힘입어 신인으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이영상 수상에 성공했다.
한편 그해 발렌수엘라에 이어 사이영상 2,3,4위를 한 선수들은 탈삼진 역대 6위이자 300승-3000K-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유일한 라이브볼 시대 투수인 톰 시버(3640삼진) 탈삼진 4위 스티브 칼튼(4136삼진) 탈삼진 1위 놀란 라이언(5714삼진)이었으며, 역시 명예의 전당 마무리인 브루스 수터가 5위를 차지했다.
발렌수엘라는 1985년에도 첫 6경기에서 52이닝(평균 8.67이닝)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하는 등 늘 초반 스타트가 대단히 좋은 투수였다(4-5월 통산 평균자책점 3.14, 나머지 기간 평균자책점 3.74).
그렇다면 현역 투수 중 시즌 출발이 유독 좋은 투수는 누구일까.
자니 쿠에토(34·샌프란시스코)는 4월의 사나이로 유명하다. 유일하게 부진했던 2017년(5경기 3승1패 5.10)을 제외하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2.65 이하의 4월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며, 2018년에는 6이닝 퍼펙트 포함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선보인 시즌 첫 등판을 포함해 시즌 첫 5경기에서 3승 0.84를 기록하던 도중 부상을 입고 이탈했다.
쿠에토 통산 월별 평균자책점
4월 - 2.76
5월 - 2.92
6월 - 3.13
7월 - 3.77
8월 - 3.74
9월 - 3.92
쿠에토(사진)는 샌프란시스코의 1선발로서 24일 개막전에서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격돌한다. 쿠에토는 신시내티 시절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네 번의 개막전에서 7이닝 무실점(2012) 7이닝 1실점(2013) 7이닝 1실점(2014) 7이닝 무실점(2015)으로 통산 평균자책점 0.64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 7월30일 토미존 수술을 받은 쿠에토는 지난해 9월에 돌아와 네 경기에서 1승2패 5.06에 그쳤지만 올해는 부활을 자신하고 있다.
한편 매디슨 범가너(애리조나)와 이적하고 대형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 것으로 리툴링을 선언한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후 제프 사마자, 2021시즌 후 버스터 포지, 자니 쿠에토, 브랜든 크로포드, 브랜든 벨트, 2022시즌 후 에반 롱고리아의 계약이 종료된다.
4월의 투수가 쿠에토라면 4월의 타자는 브라이스 하퍼(27·필라델피아)다.
하퍼는 4월에 폭주하다 점점 힘을 잃는 용두사미 시즌을 여러 번 보여줬다. 2013년(4월 OPS 1.150) 2016년(4월 1.121) 2017년(4월 1.281) 모두 4월에 9개씩의 홈런을 기록했다. 하퍼의 폭주가 대체로 5월 중순부터 사그라들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두 달짜리 시즌은 하퍼와 필라델피아에게 좋은 기회일 수 있다.
하퍼 통산 월별 OPS
4월 - 1.025 (.298 .428 .597)
5월 - 0.902
6월 - 0.838
7월 - 0.828
8월 - 0.891
9월 - 0.900
두 달짜리 시즌은 조시 헤이더(26·밀워키)에게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지난해 헤이더는 37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는데 아웃카운트를 네 개 이상 잡아낸 세이브가 15개에 달했다. 반면 똑같이 37개를 기록한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은 단 하나의 4아웃 이상 세이브도 기록하지 않음은 물론 지난해 60경기 중 1이닝을 초과하는 등판이 아예 없었다(헤이더 1이닝 초과 등판 61경기 중 23경기).
밀워키는 유망주 시절 선발투수였던 헤이더를 멀티 이닝 마무리로 쓰고 있는데(헤이더가 나서는 경기를 확실히 잡겠다는 뜻이다) 1패의 충격이 예년의 세 배에 달하는 올 시즌에는 '헤이더를 쓰지 못하는 경기'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헤이더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9이닝당 15.35개의 탈삼진이 200이닝 이상 투수 역대 1위에 해당되는 헤이더(2위 채프먼 14.84개, 3위 델린 베탄시스 14.64개, 4위 크렉 킴브럴 14.61개, 5위 에드윈 디아스 14.46개, 6위 켄리 잰슨 13.29개)는 첫 25구까지의 통산 삼진율이 45.1%로 26구 이후부터의 42.1%보다 높다.
관건은 헤이더가 연투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인가다(밀워키는 헤이더가 연투를 힘들어 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지난해 헤이더는 연투한 10경기 평균자책점이 3.60으로 하루라도 쉬고 나온 나머지 51경기의 2.47에 비해서는 높았다. 사실 마무리로서의 롱런을 생각하면 헤이더 역시 정상적인 1이닝 등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0경기 시즌의 변수는 우승을 노리는 팀들이 전승의 각오로 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특히 30명으로 경기를 치르는 첫 2주 동안은 두터운 선수층을 가진 팀들의 총력전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단거리에 특화된 선수들이 어떤 영향력을 선보일지 주목해 보자.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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