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다르빗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08.27)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8. 27. 00:10

본문

728x90

다르빗슈 유

 

 

다르빗슈 유(33·시카고 컵스)NL 사이영상 후보 1순위로 떠올랐다.

 

다르빗슈는 지난 24(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1실점 1볼넷 10탈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5승째를 거뒀다. 현재 다르빗슈의 2020시즌 성적은 5137.0이닝 44탈삼진 평균자책점 1.70. 이는 NL 다승 1, 평균자책점·이닝·탈삼진 부문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대체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의 부진 이후 지난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5점대 평균자책점에 머물러 있었던 다르빗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다르빗슈는 2004년 일본프로야구(NPB) 신인 드래프트에서 닛폰햄 파이터즈에 1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이후 닛폰햄 소속으로 7시즌 93381268.1이닝 1238탈삼진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하며 NPB를 지배했다. 그리고 2011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텍사스 레인저스와 포스팅피 포함 11700만 달러(1389억 원)에 계약을 맺고 MLB에 진출했다.

 

다르빗슈는 MLB 진출 초창기에도 승승장구했다. 2012169191.1이닝 221탈삼진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AL) 올해의 신인 3위로 선정된 다르빗슈는, 2년 차였던 2013년에는 한술 더 떠 139209.2이닝 277탈삼진(1) 평균자책점 2.83으로 AL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다.

 

2014년 팔꿈치 통증으로 144.1이닝 소화에 그친 데 이어 2015년엔 결국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면서 승승장구하던 다르빗슈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그럼에도 2016시즌 중반 복귀해 75100.1이닝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한 다르빗슈는, 이듬해인 20171012186.2이닝 평균자책점 3.86을 거두면서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다.

 

특히 시즌 중반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후로는 4349.2이닝 평균자책점 3.44(PS 2011.1이닝 ERA 1.54)를 기록하며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월드시리즈에 선발 등판한 2경기에서 3.1이닝 동안 9실점(8자책) 평균자책점 21.60으로 완전히 무너진 다르빗슈는 수많은 다저스의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그리고 컵스와 126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뒤에도 20181340.0이닝 평균자책점 4.95, 2019년 전반기 2497.0이닝 평균자책점 5.01에 그치면서 어느새 다르빗슈는 '먹튀'의 대명사가 되어 있었다.

 

20184월 다르빗슈의 투구폼. 2012시즌 이후 자제했던 이중키킹 모션이 확연하게 관찰된다

 

2019년 다르빗슈의 투구폼. 이중키킹 동작이 사라지고 투구폼이 다시 깔끔하게 돌아온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다르빗슈가 지난해 중반까지 부진했던 것에는 원인이 있었다. 2017 월드시리즈 이후 당시 휴스턴의 카를로스 벨트란은 "세트포지션에서 사인을 교환한 후 그립을 고쳐쥐는 동작을 통해 다르빗슈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구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르빗슈는 아무리 영상을 다시 봐도 자신의 투구폼에서 벨트란이 말한 투구버릇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자 다르빗슈는 시카고 컵스로 이적한 2018시즌 초반, 투구버릇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데뷔 시즌 이후로는 한번도 하지 않았던 '이중 키킹' 동작을 취하는 등 투구폼에 변화를 줬다. 이 갑작스런 투구 메커니즘의 변경은 제구 불안과 부상(팔꿈치 피로골절)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2020시즌을 앞두고 휴스턴이 다르빗슈를 무너뜨릴 수 있었던 원인이 밝혀졌다.

 

휴스턴이 2017 정규시즌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도 전자 장비를 이용해 사인을 훔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결국 다르빗슈는 '있지도 않은 투구버릇'을 없애기 위해 잘 던지던 투구폼을 건드린 꼴이 됐다. 그러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르빗슈가 이런 굴레에서 벗어난 것은 WS 이후 1년 반이 지난 후 였다.

 

다르빗슈의 2019년 전반기/후반기 성적 변화

 

전반기: 97.0이닝 ERA 5.01 [볼넷/9] 4.6[삼진/9] 10.3

 

후반기: 81.2이닝 ERA 2.76 [볼넷/9] 0.8[삼진/9] 13.0

 

다르빗슈는 지난 시즌 후반에 등판한 13경기에서 4481.2이닝 7볼넷 118탈삼진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가 반등한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제구력 측면의 변화다. 2019시즌 전반기에도 9이닝당 볼넷이 4.55개에 이르렀던 다르빗슈는 후반기 들어 9이닝당 볼넷을 0.77개까지 줄였다.

 

한편, 다르빗슈가 부활할 수 있었던 데에는 컷패스트볼(커터)의 역할도 중요했다. 다르빗슈는 이전까지 10% 대에 머물렀던 커터 구사율을 지난해 34.7%로 늘린 데 이어, 올 시즌에는 41.5%로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다르빗슈는 이렇게 늘어난 커터를 기존의 패스트볼을 대신해 카운트를 잡거나, 헛스윙을 유도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다르빗슈의 커터

 

또한, 지난해 8월 말부터는 팀동료인 크레이그 킴브렐에게 전수받은 너클커브를 던지기 시작하면서 마지막 6경기에서 '너클커브로만 24탈삼진'을 잡아내는 등 쏠쏠히 써먹었다. 이는 올해도 마찬가지여서, 다르빗슈는 올해 너클커브 구사율 12.6%로 기존 주무기였던 슬라이더(12.7%) 못지 않게 결정구로 애용하고 있다.

 

2017년 월드시리즈 이후 한 시즌 반 동안 여파에 시달렸던 다르빗슈는 지난 시즌 후반기 마침내 반등할 수 있었다. 올 시즌에는 한발 더 나아가 NL 사이영상을 노려볼만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리고 이런 다르빗슈의 활약에 힘입어 컵스는 시즌 시작 전 전망과는 달리, 1810패로 NL 중부지구 선두이자 NL 승률 2위에 올라있다.

 

과연 '사인 훔치기' 여파를 이겨내고 그를 발전의 기회로 삼아 성장한 다르빗슈는, 아시아 투수 최초로 사이영상을 거머쥘 수 있을까? 2020시즌 다르빗슈의 활약을 주목해보자.

 

[이현우의 MLB+]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