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2014년 7월, 데이빗 프라이스가 떠났다. 2015시즌 후 FA가 되는 프라이스를 잡을 수 없었던 탬파베이는 그를 디트로이트로 트레이드했다.
10월에는 앤드류 프리드먼 단장이 짐을 쌌다. 2005년 10월에 부임해 9시즌 동안 팀을 이끌었던 프리드먼은 LA 다저스의 사장으로 옮겨갔다.
2015시즌이 끝나고는 조 매든 감독마저 떠나갔다. 캠핑카를 몰고 겨울 여행을 하던 중 시카고 컵스 테오 엡스타인 사장의 연락을 받은 매든은 가까운 비행장에서 엡스타인과 회동했다. 매든은 컵스 이적을 위해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탬파베이에서의 9시즌을 마감했다.
1998년 창단 후 첫 10년(1998~2007) 동안 탬파베이는 연평균 97패를 당하고 9번 지구 최하위를 했다. 하지만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 간 연평균 92승을 올리고 네 번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만들어내는 대반전에 성공했다.
탬파베이가 가장 적은 돈을 쓰고도 같은 기간 뉴욕 양키스(0.572) 다음으로 높은 승률(0.562)을 올린 데는 스턴버그 구단주/실버맨 사장/프리드먼 단장이 주도한 혁신을 매든 감독이 완벽하게 소화해준 덕분이기도 했다. 탬파베이는 누가 다음 감독이 되느냐가 대단히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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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캐시의 방망이는 역대 수비형 포수 중에서도 최악이었다.
플로리다주립대 내야수였던 캐시는 방학 때 참가한 케이프코드리그에서 포수가 됐다. 포수 둘이 모두 부상을 당하자 캐시가 자청해서 마스크를 쓴 것이 계기가 됐다.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한 캐시는 메이저리그에서 8시즌을 뛰었지만 타율 0.183 출루율 0.248 장타율 0.278에 그쳤다. 통산 타율 0.183는 1920년 이후 700타석 이상을 소화한 역대 야수 중 0.175를 기록한 레이 오일러(유격수 1965~1970) 다음으로 나빴다.
캐시가 자신의 야구 인생을 바꿔준 사람을 만난 것은 2007년이었다. 2006년을 꼬박 탬파베이 트리플A 더램에서 보낸 캐시는 2007년 보스턴과 마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 보스턴에는 테리 프랑코나 감독이 있었다. 프랑코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것은 감독 선행학습이나 다름없었다.
2008년 팀 웨이크필드의 전담 포수가 된 캐시는 ALCS 4차전에 선발 출장을 해 3타수1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웨이크필드가 2.2이닝 3피홈런 5실점에 그치면서 보스턴은 3-14로 패했다. 그 해 ALCS는 맷 가르자의 7차전 역투(7이닝 9K 1실점)에 힘입어 탬파베이가 승리했다.
2011년을 텍사스 산하 트리플A 팀인 라운드락에서 꼬박 보낸 캐시는 현역에서 은퇴했다. 그리고 자신이 데뷔했던 팀인 토론토의 어드밴스 스카우트가 됐다. 어드밴스 스카우트는 상대 팀의 전력을 분석하는 자리다.
2013년 테리 프랑코나에게서 연락이 왔다. 2011시즌 후 보스턴에서 자진 사퇴한 프랑코나는 2012시즌을 쉰 후 2013년 클리블랜드의 감독이 됐다. 프랑코나는 캐시에게 불펜코치를 맡아 달라고 했다. 이듬해에는 감독으로 가는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벤치코치를 맡겼다.
캐시도 프랑코나에게 선물을 줬다. 토론토 스카우트 시절에 눈여겨 본 포수를 데려오자고 한 것. 클리블랜드에게 승리기여도(bWAR) 12.3과 유망주들을 주고 떠나는 얀 곰스(현 워싱턴)였다. 프랑코나 체제가 출범한 2012년 11월. 클리블랜드는 에스밀 로저스를 토론토에 주고 마이크 아빌레스와 곰스를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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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시즌이 끝난 후 텍사스 레인저스에 감독 자리가 났다. 프랑코나는 캐시가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허락했다. 하지만 10명이 넘는 후보 중 최종 관문을 통과한 사람은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의 추천을 받은 제프 배니스터였다.
매든 감독의 급작스런 사임으로 탬파베이도 새로운 감독을 구해야 했다. 캐시는 최종 2인 중 한 명이 됐다. 다른 한 명은 전 시애틀 감독(2009-2010)으로 벤치코치 경험도 더 풍부한(2011-2012년 토론토, 2013-2014년 캔자스시티) 돈 와카마츠(현 텍사스 벤치코치)였다.
하지만 12시간이 걸린 최종 면접이 끝난 후 탬파베이는 캐시를 선택했다. 37번째 생일에 계약이 발표된 캐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연소 감독이 됐다(로코 볼델리가 캐시 밑에서 4년 동안 코치를 하고 2018년 10월 역시 만 37세로 미네소타 트윈스 감독이 되지만 캐시의 기록은 깨지 못했다). 탬파베이는 37살의 루키 감독에게 무려 5년 계약을 줬다.
감독 초기 캐시는 지나치게 경기에 개입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빠르게 선수들의 인망을 얻었으며 탬파베이가 가려는 방향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시작했다.
2016년 9년 만의 90패 시즌(68승94패)으로 바닥을 친 탬파베이는 캐시 감독 3년차인 2017년 80승82패로 반등에 성공했다. 그리고 2018년 90승72패, 2019년 96승66패를 거쳐 올해 40승20패를 기록하고 창단 첫 아메리칸리그 1위가 됐다. 승률 0.667은 2008년의 0.599(97승65패)를 경신한 팀 최고 기록이었다.
2018년 탬파베이는 오프너라는 새로운 개념을 선보였다. 그때부터 캐시의 불펜 운용이 화려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올해 탬파베이는 주력 투수 10명이 부상을 당하는 위기를 이겨냈다(한꺼번에 8명이 부상을 당한 적도 있었다). 60경기 시즌임에도 역대 타이 기록에 해당되는 12명이 세이브를 올렸는데 포스트시즌에서 첫 두 개의 세이브를 따낸 투수는 정규시즌에서 세이브가 없었던 피트 페어뱅크스였다.
2020 탬파베이 부상 투수들
제일런 빅스(시즌아웃)
요니 치리노스(시즌아웃)
앤드류 키트리지(시즌아웃)
콜린 포세(시즌아웃)
채즈 로(시즌 아웃)
호세 알바라도
닉 앤더슨
올리버 드레이크
찰리 모튼
라이언 야브로
캐시의 스승인 테리 프랑코나는 올드스쿨에 가까운 감독이다. 하지만 그는 프런트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으며 선수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애런 분 뉴욕 양키스 감독은 "메이저리그 감독의 역사는 테리 프랑코나의 보스턴 부임 전과 후로 나뉜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캐시 역시 선수들의 감독으로 유명하다. 캐시는 지난 9월2일 양키스전에서 아롤디스 채프먼이 마이크 브로소의 머리 쪽으로 위협구를 던지자 격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캐시는 "우리 팀에도 98마일을 던지는 투수가 즐비하다"는 말을 했다가 한 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다.
탬파베이는 양키스를 상대로 보복구를 던지지 않았지만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브로소가 채프먼의 100.2마일 공을 시리즈 결승 홈런으로 연결시키면서 그보다 더 짜릿한 복수를 했다.
캐시는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와 칼리지 월드시리즈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2007년 보스턴과 2009년 양키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얻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로스터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캐시는 과연 감독으로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캐시가 이끌기 때문에더 더 매력적인 탬파베이다.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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