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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MLB] 탬파베이 아로사레나의 활약은 계속될까1028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10. 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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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사레나

 

지난 1월 탬파베이 레이스는 정상급 좌완 유망주(BA 42위)인 매튜 리베토어(20)를 주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호세 마르티네스(32)와 랜디 아로사레나(25)를 받았다.

물론 트레이드를 통해 드래프트 균형 픽을 2라운드에서 1라운드로 업그레이드하긴 했지만 '좌완 킬러' 호세 마르티네스를 얻기 위한 거래로 여겨졌다.

 

탬파베이는 마르티네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빠르게(24경기 .239 .329 .388) 다시 시카고 컵스로 넘겼다. 그리고 9월이 시작됨과 동시에 탬파베이의 진짜 목적이 드러났다. 아로사레나의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된 것이다.

 

9월 21경기에서 7홈런 11타점(.288 .377 .678)을 기록하며 탬파베이 타선을 이끈 아로사레나는 포스트시즌이 시작되자 더 놀라운 활약을 하고 있다. 14경기 7홈런 10타점(.382 .433 .855)을 통해 2008년 에반 롱고리아의 단일 포스트시즌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인 6개를 이미 경신했으며, 단일 포스트시즌 역대 최고 기록인 배리 본즈(2002) 카를로스 벨트란(2004) 넬슨 크루스(2011)의 8개에 1개 차로 다가섰다.

 

모든 시리즈(와일드카드 디비전 리그챔피언십)에서 꾸준히 뜨거웠던 아로사레나는 신인으로서는 역대 네 번째로 리그챔피언십시리즈 MVP가 됐다(디비전시리즈는 MVP를 선정하지 않는다). 신인 타자가 챔피언십시리즈 또는 월드시리즈에서 MVP를 수상한 건 처음이었다. 아로사레나는 ALCS 7차전에서도 1회 선제 투런홈런을 통해 팀의 4-2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승자독식경기(winner take all)에서 팀에 리드를 안겨준 신인은 2003년 NLCS 7차전에서의 미겔 카브레라(플로리다) 이후 처음이었다.

 

문제는 탬파베이의 포스트시즌 공격력이 지나치게 아로사레나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트시즌 팀 OPS

 

다저스 - OPS 0.812 (.256 .355 .456)

레이스 - OPS 0.702 (.209 .295 .407)

 

아로사레나는 팀 안타의 23%와 팀 홈런의 28%를 혼자 책임지고 있다. 브랜든 라우(0.115) 오스틴 메도스(0.114) 얀디 디아스(0.125) 윌리 아다메스(0.132) 츠츠고 요시토모(0.154) 등이 집단 부진에 빠진 탬파베이는 아로사레나의 성적을 빼면 팀 타율이 0.209에서 0.185로 더 낮아진다.

 

탬파베이가 월드시리즈를 앞두고 기록한 팀 타율 0.209는 와일드카드 시대(1994) 최저 3위에 해당되는 기록으로 똑같이 0.208였던 201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지난해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다 월드시리즈를 망친 사례는 적지 않았다. 2008년 탬파베이가 바로 그랬는데, 당시 탬파베이는 디비전시리즈와 ALCS 11경기에서 7홈런 15타점(.304 .365 .826)을 기록한 B J 업튼(멜빈 업튼 주니어)이 마치 현재의 아로사레나 같았다. 그러나 업튼은 월드시리즈 5경기에서 무홈런 1타점에 그쳤고 탬파베이도 필라델피아에게 1승4패로 물러났다.

 

2015년 뉴욕 메츠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메츠에는 디비전시리즈와 NLCS 9경기에서 7홈런 11타점(.421 .436 1.026)을 기록한 다니엘 머피가 있었다.

두 시리즈에서 팀 홈런의 절반을 담당했던 머피는 6경기 연속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신기록을 달성했으며(종전 2004년 벨트란 5경기 연속) 7개의 홈런 중 5개를 클레이튼 커쇼(2개) 잭 그레인키, 존 레스터, 제이크 아리에타를 상대로 뽑아냈다. 아리에타 그레인키 커쇼는 그해 내셔널리그 사이영 투표에서 1,2,3위를 차지한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머피의 방망이는 월드시리즈에서 얼어붙었다. 머피는 5경기에서 홈런과 타점을 기록하지 못했는데(20타수3단타 5볼넷) 여기에 수비 실책을 통해 오히려 패배의 원흉이 됐다. 그렇다면 캔자스시티는 어떻게 해서 머피를 봉쇄할 수 있었을까.

 

좌타자인 머피의 약점은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낮은 공이었다. 머피는 신임 타격 코치 케빈 롱과 함께 변화를 시도했다. 전보다 홈플레이트로 붙어 서고 자세를 웅크리자 바깥쪽 낮은 공을 칠 수 있게 됐다. 포스트시즌에서 머피를 만난 다저스와 컵스의 투수들은 그동안의 대응 전략을 바꾸지 않았다. 전과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낮은 공과 바깥쪽 공 위주의 승부를 했다. 그 결과 머피의 폭주를 막지 못했다.

 

이 장면을 유심히 보고 있는 팀이 있었으니 월드시리즈에서 머피를 상대해야 하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였다. 캔자스시티는 머피의 달라진 타격폼에 주목했다. 바깥쪽으로 싱커를 낮게 던지는 대신 포심을 높게 던지자 머피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리그 챔피언십시리즈까지 머피가 7개, 나머지 타자들이 7개의 홈런을 기록한 메츠는 결국 월드시리즈에서 머피가 0개, 나머지 타자들이 6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패했다.

 

현재까지 아로사레나는 그야말로 약점이 없는 타자다. 아로사레나는 정규시즌에서 패스트볼(0.316)과 오프스피드(0.308)에 비해 브레이킹 볼(0.154)에 약점을 보인 타자였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패스트볼(포심+투심+싱커+커터) 상대 20타수10안타(0.500)는 물론 브레이킹 볼(슬라이더+커브)을 상대로 29타수10안타(0.345)를 기록함으로써 변화구까지 파괴하고 있다.

 

아로사레나는 반면 오프스피드(체인지업+스플리터)를 상대로는 6타수1안타에 그쳤는데 특히 네 개의 삼진이 모두 우완이 던진 체인지업(매컬러스 그레인키 얼퀴디)이었다.

 

탬파베이 타선의 또 다른 문제는 지나친 홈런 의존이다. 정규시즌에서 홈런으로 얻은 득점이 전체 득점의 41.5%였던 탬파베이는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무려 71.9%(41/57)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포스트시즌 역사상 어느 팀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록으로 종전 최고 기록은 1971년 피츠버그가 기록한 58.3%였다. 만약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다저스를 상대해야 하는 탬파베이의 홈런포가 식는다면 탬파베이는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과연 다저스는 아로사레나의 약점을 찾아냈을까. 또는 지금의 타격감을 끝까지 잃지 않은 아로사레나가 팀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가장 완벽한 가을을 만들어낸 타자로 기록될까. 아로사레나에게 긍정적인 부분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를 4연승으로 끝낸 후 월드시리즈까지 5일을 쉬었던 머피와 달리 이틀밖에 쉬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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