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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스코프] 애틀랜타로 돌아온 찰리 모튼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11. 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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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모튼

 

애틀랜타가 활발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주 드류 스마일리를 1년 1100만 달러에 영입한 애틀랜타는, 찰리 모튼도 1년 1500만 달러에 데리고 왔다. 별도의 인센티브는 없으며, 트레이드 거부권도 포함되지 않았다(ESPN 버스터 올니).

 

모튼은 탬파베이와 2년 3000만 달러 계약이 종료됐다. 탬파베이는 모튼에게 걸려 있던 내년 시즌 팀 옵션(1500만)을 실행하지 않았다. 연봉을 낮추는 재협상을 희망했는데, 연봉을 맞춰준 애틀랜타가 나타났다. 플로리다주 브레이드턴에 거주하는 모튼은 집과 가까운 팀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틀랜타는 캠프 훈련지가 모튼의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다.

 

모튼이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은 두 번째. 2002년 드래프트 3라운드 출신인 모튼은 애틀랜타가 친정 팀이다. 그 해 1라운드 제프 프랭코어(23순위) 2라운드 브라이언 매캔(64순위)을 선발한 애틀랜타는 3라운드에서 모튼(95순위)을 지명했다.

 

체격 조건이 좋았던 모튼은 잠재력이 높은 유망주였다. 포심 구속이 빠르진 않았지만, 수준급 커브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애틀랜타 마운드 전력이 워낙 탄탄했던 탓에 메이저리그 승격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드래프트 동기 프랭코어와 매캔이 2005년에 데뷔한 반면, 모튼은 2007년까지 줄곧 마이너리그 생활만 했다.

 

2008년 애틀랜타는 톰 글래빈과 존 스몰츠, 마이크 햄튼이 모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마침내 모튼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6월15일 데뷔전을 치른 모튼은 에인절스를 상대로 6이닝 3실점 선발승을 따냈다. 경기 후 "팀은 항상 내게 좋은 스터프를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언젠가는 빅리그에서 던질 것이라고 격려해줬죠"라고 말한 뒤, "하지만 참 멀게 느껴진 곳이었습니다"는 소회를 밝혔다.

 

메이저리그는 올라오는 것보다 버티기가 더 힘든 곳이다.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이후 성적은 감추고 싶을 정도로 초라했다(16경기 4승8패 6.15). 그러자 애틀랜타는 모튼에 대한 미련을 접었다. 이듬해 6월 피츠버그 외야수 네이트 매클라우스를 데려오기 위해 모튼을 활용했다(고키스 에르난데스와 제프 로크도 함께 건너갔다). 한편 매클라우스를 내보낸 피츠버그는 앤드류 매커친의 시대가 막을 올렸다.

 

피츠버그 이적 초반에 헤맸던 모튼은 2011년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넘겼다(10승10패 3.83 171.2이닝). 투수 승리기여도 팀 내 1위를 차지했다(fwar 2.0). 당시 땅볼유도에 심취해있던 피츠버그는 모튼을 땅볼 투수로 개조시켰다. 이 과정에서 로이 할러데이의 투구폼을 따라 한 모튼은 동시에 싱커 비중을 크게 늘렸다.

 

모튼 싱커 비중 변화

 

2009 - 6.9%

2010 - 19.5%

2011 - 64.3%

 

문제는 내구성이었다. 몸이 버텨주질 못했다. 모튼은 크고 작은 부상이 끊이질 않았다. 2012년 토미존 수술대에 올랐으며, 2014년 두 번째 엉덩이 수술을 받았다. 스포츠 탈장으로도 고생한 모튼은 2015년 6월22일 워싱턴 원정에서 0.2이닝 9실점으로 난타당했다. 훗날 모튼이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한 등판이었다. 더불어 모튼이 마음가짐을 바꾸는 계기가 된 등판이기도 했다.

 

모튼은 벼랑 끝에 몰렸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되자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는 시도를 하기로 결심했다. 공을 있는 힘껏 던져보기로 한 것. 어차피 싱커볼러로 승부를 봐야한다면 보다 빠른 공이 타자에게 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튼은 2015시즌 마지막 두 경기에서 포심 평균 구속을 94.2마일로 끌어올렸다. 그러자 그 해 겨울 토니 왓슨, 앤드류 에믹 코치와 함께 본격적으로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모튼에게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피츠버그는 모튼을 필라델피아로 보냈다.

 

원치 않게 팀을 옮긴 모튼은 필라델피아에서도 좌절했다. 4월 첫 4경기를 소화하고 나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1승1패 4.15). 은퇴 기로에 놓인 모튼에게 손길을 건넨 팀은 휴스턴이었다. 휴스턴은 모튼이 구위만 올라오면 뛰어난 투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이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다.

 

모튼의 '추가 구속'을 발견한 휴스턴은 모튼에게 파워피처가 될 것을 주문했다(피츠버그 출신인 게릿 콜에게도 같은 조언을 건넸다). 땅볼 대신 탈삼진 수집에 나선 모튼은 반전의 주인공으로 변신(2017년 14승7패 3.62 146.2이닝, 2018년 15승3패 3.13 167이닝). 2017년 포스트시즌에서는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과 월드시리즈 7차전 승리투수가 됐다. 비록 2017년 우승은 부끄러운 업적이 됐지만.

 

모튼 휴스턴 이적 전/후 성적

 

08-16년 [ERA] 4.54 [K/9] 06.35 [땅볼%] 55.4

17-18년 [ERA] 3.36 [K/9] 10.44 [땅볼%] 49.6

 

휴스턴에서 성공한 모튼은 극직한 대우를 받고 탬파베이로 이적했다. 연봉 1500만 달러는 탬파베이 역대 최고액이었다(종전 2014년 데이빗 프라이스 1400만).

 

탬파베이의 안목은 잘못되지 않았다. 모튼은 탬파베이 첫 해 16승6패 3.05(194.2이닝 240삼진)의 성적으로 사이영 투표 3위에 올랐다. 탈삼진률 30.4% 역시 개인 최고기록. 35세 이상 시즌에 탈삼진률 30%를 넘긴 투수는 랜디 존슨(5회) 놀란 라이언, 저스틴 벌랜더(이상 2회) 커트 실링(1회)에 이어 모튼이 5번째다. 모튼은 와일드카드 단판전을 비롯해 포스트시즌 두 경기도 2승 0.90으로 호투했다.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모튼은 올해 제동이 걸렸다. 코로나19로 늦어진 개막전에서 4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고, 어깨 통증으로 인해 자리를 비웠다(2승2패 4.74 38이닝). 포스트시즌에서는 또 한 번 '끝판 경기의 끝판왕'으로서 위력을 발휘했지만, 다저스와 재회한 월드시리즈 3차전은 4.1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모튼은 휴스턴에서 실력을 키우고 탬파베이에서 리더십을 인정 받았다. 앞에서 이끌어줄 수 있고, 뒤에서 받쳐줄 수도 있다. 수많은 고난을 이겨낸 경험도 모튼의 자산. 이는 젊은 투수들이 많은 애틀랜타에 좋은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올해 애틀랜타는 19년 만에 디비전시리즈를 넘어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3승1패로 시리즈를 리드한 애틀랜타는 5차전도 5회까지 2대1로 앞서갔다. 그러나 6회 윌 스미스가 윌 스미스에게 스리런홈런을 맞으면서 역전을 허용. 결국 남은 5,6,7차전을 모두 내주고 아쉽게 탈락했다. 5차전 아웃카운트 12개만 잡았다면 월드시리즈에 올라갈 수 있었던 애틀랜타는 내년에도 총력을 기울일 전망. 휴스턴과 탬파베이에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모튼은 애틀랜타에 필요한 포스트시즌 전문 투수다.

 

최근 4년간 PS 최다 선발 (ERA)

 

16 - 커쇼 (3.87)

14 - 벌랜더 (3.43)

11 - 뷸러 (2.35)

11 - 모튼 (3.40)

10 - 콜 (2.38)

10 - 카이클 (4.04)

10 - 그레인키 (5.03)

 

모튼의 불안요소는 건강이다. 내년 37세 시즌을 앞둔 모튼은 올해 포심 평균 구속이 93.4마일로 하락했다. 2018년 96.1마일에 비하면 눈에 띄게 떨어졌다(2019년 94.7마일). 비정상적인 시즌이었다고 해도 모튼의 나이를 감안하면 구속 하락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오히려 관건은 모튼이 달라진 구속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실투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는 탬파베이 트로피카나필드에 비하면 투수에게 불리한 구장이다. 2017-19년 득점팩터에서 트로피카나필드는 23위, 트루이스트파크는 11위였다. 모튼은 홈과 원정을 가리는 투수는 아니지만, 환경의 변화는 투수에게 항상 변수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올해 내셔널리그 동부 팀들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4.99점으로 지구 2위였다(NL 서부 5.06점, AL 동부 4.90점).

 

최근 애틀랜타는 1년 계약으로 위험 부담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 조시 도널슨(2300만)과 올해 마르셀 오수나(1800만)는 서로에게 윈윈이었다. 그러나 한 경기 만에 시즌 아웃된 콜 해멀스(1800만)는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3.1이닝 3실점). 모튼은 해멀스의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해멀스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애틀랜타에서 꿈을 키웠던 투수가 어느덧 30대 후반이 되어 애틀랜타로 돌아왔다. 모튼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전수할 수 있을까. 애틀랜타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어쩌면 모튼의 마지막 도전일지도 모른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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