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기적의 팀' 탬파베이 레이스의 가장 큰 약점은 드래프트다.
탬파베이는 2006년 3순위 에반 롱고리아(탬파베이 통산 bWAR 51.8) 2007년 1순위 데이빗 프라이스(탬파베이 통산 21.3) 2년 연속 지명이 2년 연속 1순위 지명권(2009-2019)을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통산 33.3)와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통산 27.5)에게 쓴 워싱턴 내셔널스 못지 않은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2008년 1순위 팀 베컴(탬파베이 통산 1.1)을 시작으로 긴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탬파베이가 지명한 1~2라운드 선수 37명 중 통산 레퍼런스 승리기여도가 2.0을 넘는 선수는 2011년 52순위 지명자인 블레이크 스넬(11.4)과 2010년 79순위 지명자인 데릭 디트릭(5.4) 두 명에 불과하다.
한때 탬파베이의 지명 철학 중 하나는 '인성보다 실력'이었다. 그러나 2010년 1라운드 17순위 지명자인 조시 세일은 스트립 클럽 방문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사고와 함께 두 번의 금지약물 위반 후 방출됐다. 2011년 24순위 지명자 테일러 게리어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2017년 탬파베이는 2008년 팀 베컴 이후 가장 높은 순위에 해당되는 전체 4순위 지명권으로 루이빌대 1루수 겸 좌완 브랜든 매케이(25)를 뽑았다. 매케이는 한때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 맞서는 투타겸업 유망주로 떠올랐다(2020년 BA 14위). 그러나 2019년 타석(10타수2안타 1홈런 1볼넷)과 마운드(49이닝 5.14)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올해는 코로나19 양성반응과 어깨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또 한 명 탬파베이의 아픈 손가락은 2014년 2라운드 지명자로 매케이에 앞서 2018년 BA 14위에 올랐던 브렌트 허니웰 주니어(25)다.
아버지 브렌트 허니웰이 마이너리그에서 은퇴한 투수(1988~1990년 피츠버그)였으며 조지아주 출신인 허니웰은 고교 졸업 때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주니어칼리지 진학 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2014년 드래프트에서 탬파베이의 2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허니웰이 화제였던 것은 195위 유망주로서 72순위 지명을 받았다는 것과 함께 허니웰의 주무기가 스크루볼이라는 것이었다.
크리스티 매튜슨과 칼 허벨을 명예의 전당으로 이끌었으며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에게 유일한 신인 사이영상(1981)을 만들어준 스크루볼은 그야말로 투수의 생명을 갉아먹는 공이다. 이에 1990년대가 시작되면서 스크루볼과 비슷한 역회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서클 체인지업이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동안 짐 메시어, 댈러스 브레이든(2010년 퍼펙트게임 달성자) 헥터 산티아고 등이 간간히 스크루볼을 던지긴 했지만 이들 역시도 주무기로 삼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공을 1995년생 투수가 들고 나타났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화제였다. 사람들은 허니웰의 부상을 걱정했다.
허니웰은 빠르게 마이너리그를 접수했다. 2016년 상위싱글A(10경기 4승1패 2.41)와 더블A(10경기 3승2패 2.28) 2017년 트리플A(24경기 12승8패 3.64)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내자 2018년 22살의 허니웰은 탬파베이 선발진에서 한몫 단단히 할 것으로 기대됐다.
허니웰은 2015년 8위를 시작으로 2016년 3위(BA 65위) 2017년 2위(BA 30위)에 이어 2018년 탬파베이 유망주 1위(BA 14위)에 올랐다. 당시 허니웰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살펴보자.
2017년 허니웰은 퓨처스게임 MVP가 됐으며 더램을 트리플A 파이널 결정전으로 이끌었다. 마이너에 있는 모든 레벨에서 성공한 허니웰은 마이너 79경기에서 기록한 통산 평균자책점이 2.88에 불과하다. 그는 트리플A에서 가장 어린 투수 중 한 명이었고 첫 12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4.91이었지만 몇 가지 조정을 거친 후 12경기에서는 2.35를 기록했다. 허니웰은 다섯 가지 구종을 던진다. 최고 97마일 평균 93-94마일의 플러스 패스트볼, 준수한 무브먼트와 평균 이상의 제구를 가지고 있다. 최고의 변화구는 플러스 체인지업이다. 또한 평균 이상의 커브/슬라이더와 함께 경기당 몇 개씩 스크루볼을 던지는데 타자들은 속수무책이다. 또한 허니웰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오만함(arrogance)을 보여준다. 다른 팀들이었다면 허니웰을 9월에 올렸겠지만 탬파베이는 신중히 움직이는 팀이다. 더 많은 스카우트들이 허니웰을 2선발 또는 3선발로 예상하지만 허니웰이 진정한 에이스가 될 것이라고 하는 예상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메이저리그 폭격을 준비했던 허니웰은 부상에 쓰러진다.
허니웰은 메이저리그를 코앞에 둔 2018년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이는 토미존 수술로 이어졌다. 2018시즌을 통째로 거른 허니웰은 2019년 6월 마이너리그 리햅 등판을 앞두고 불펜에서 공을 던지던 중 팔꿈치 골절상을 당함으로써 2019년 역시 날렸다. 골절이 일어난 부위(척골 측두 인대와 연결된 중절골)는 역시 토미존 수술 경험자인 제러드 파커가 두 번의 골절 후 29세의 나이로 은퇴하게 만든 부위였다.
올해 탬파베이는 수술에서 회복한 허니웰을 8월 중 데뷔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라이브 피칭 후 통증을 호소하자 신경 수술을 받게 하고 60일 부상자명단에 올렸다. 이로써 허니웰은 2018년 2019년 2020년 세 시즌 동안 공식 등판 경기가 제로가 됐다.
지난 18일 다시 허니웰의 수술 소식이 전해졌다. 2018년 2월 토미존 수술과 2019년 6월 골절 수술, 2020년 8월 신경 수술에 이은 통산 네 번째 팔꿈치 수술로 신경 수술 후에도 팔꿈치에 불편함을 호소한 허니웰은 이번에는 돌출된 팔꿈치 뼈의 일부를 깎아내기로 했다. 탬파베이 구단은 이번에 받는 수술이 허니웰의 스프링캠프 합류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거라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마치 네스호의 괴물이 되어 버린 허니웰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까.
허니웰이 34개월 동안 받은 네 번의 팔꿈치 수술을 딛고 화려한 비상을 시작하길 기대한다.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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