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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벌써 164km' 디그롬, 사이영상 재탈환할까?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1. 4. 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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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디그롬

제이콥 디그롬(33·뉴욕 메츠)이 두 번째 등판에서 102마일을 던졌다.

 

디그롬은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 볼파크 오브 더 팜비치스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2021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으며 삼진 7개를 잡았다. 경기를 지켜본 한 스카우트에 따르면 이날 디그롬의 최고 구속은 102마일(164.2km/h)이었다.

 

(사진=뉴욕 메츠)

 

디그롬은 2018·2019시즌 2년 연속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을 받은 현역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다. 지난해에도 4승 2패 68이닝 18볼넷 104탈삼진 평균자책점 2.38이란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지만, 트레버 바우어와 다르빗슈 유에게 밀려 NL 사이영상 투표 3위에 그치며 사이영상 3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 9월 1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햄스트링에 경련이 일어나면서 2이닝 3실점에 그친 후 마지막 두 번의 등판에서도 각각 7이닝 2실점, 5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햄스트링 경련 전까지 디그롬은 4승 1패 54이닝 13볼넷 79탈삼진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하고 있었다.

 

제이콥 디그롬의 MLB 연도별 성적

 

2014년 9승 6패 140.1이닝 144탈삼진 ERA 2.69

2015년 14승 8패 191.0이닝 205탈삼진 ERA 2.54

2016년 7승 8패 148.0이닝 143탈삼진 ERA 3.04

2017년 15승 10패 201.1이닝 239탈삼진 ERA 3.53

2018년 10승 9패 217.0이닝 269탈삼진 ERA 1.70

2019년 11승 8패 204.0이닝 255탈삼진 ERA 2.43

2020년 4승 2패 68.0이닝 104탈삼진 ERA 2.38

(통산) 70승 50패 1169.2이닝 1359탈삼진 ERA 2.61

 

사이영상 3연패 달성 실패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까? 올해 디그롬의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디그롬의 12일 등판을 지켜본 <스포츠넷 뉴욕>의 스티브 갤브스는 "100마일(160.9km/h)을 넘긴 공이 적어도 10개는 됐을 것"이라 말했다. 그런데 이번이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규시즌에는 디그롬의 구속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디그롬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2016시즌 93.5마일(150.5km/h)에서 지난 시즌 98.6마일(158.7km/h)까지 상승했다. 98.6마일(158.7km/h)은 투구 데이터가 제공되는 2002년 이후 단일시즌 규정이닝을 소화한 선발 투수 가운데 가장 빠른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다. 60경기 단축 시즌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그래프] 디그롬의 연도별 패스트볼 평균 구속(vFA). 2016시즌 이후 4년 연속 패스트볼 구속이 오른 점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팬그래프닷컴)

 

물론 구속 상승이 반드시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디그롬은 만 33세로 대부분의 투수들이 구위 하락을 겪을 나이에 접어 들었다. 그런데도 오히려 구속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특수한 사례로, 이는 디그롬의 독특한 야구 커리어 때문이기도 하다. 스팃슨 대학교 2학년까지 디그롬의 포지션은 '유격수'였다.

 

유격수 디그롬은 강한 어깨와 좋은 수비력을 갖췄지만, 대학리그 통산 타율이 .263밖에 되지 않을 만큼 타격은 좋지 못했다. 이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넘어가는 2009년에서야 투수로 전향했는데, 그마저도 시작은 불펜이었다. 따라서 10대 초반부터 공을 던지며 아마추어에서부터 혹사를 겪었던 대부분의 투수보다 어깨가 싱싱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경험이 쌓이면서, 2018시즌 경부터 디그롬은 강력한 패스트볼 구위에 의존하는 투수에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활용해서 효과적으로 공을 던지는 투수로 진화했다. 그 결과가  2018·2019시즌 2년 연속 사이영 수상이다.

 

[그림] 디그롬의 2020시즌 구종별 투구위치. 슬라이더 및 체인지업, 커브볼의 투구 위치를 통해 디그롬이 단순히 구속에만 의지하는 투수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베이스볼서번트)

 

과연 절치부심한 디그롬은 올해 NL 사이영상을 재탈환할 수 있을까? 2021시즌 디그롬의 활약을 주목해보자.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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