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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게릿 콜 vs 2001 랜디 존슨(02.18)- 전문가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2. 18.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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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릿 콜

 

 

저스틴 벌랜더의 1713(1위 표) 승리로 끝나긴 했지만,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은 벌랜더(bWAR 7.8 fWAR 6.4)와 게릿 콜(bWAR 6.9 fWAR 7.4)의 공동 수상이 더 합리적일 뻔했다.

 

둘은 fWARRA9-WAR을 평균으로 낸 승리기여도에서 똑같이 7.5를 기록했다(사진. 깔끔한 면도로 양키스 입단 준비를 마친 게릿 콜).

 

(fWAR)+(RA9-WAR) / 2

 

8.0 - 제이콥 디그롬(0.7)

 

7.5 - 저스틴 벌랜더(-0.1)

 

7.5 - 게릿 콜(-0.1)

 

7.0 - 잭 그레인키(0.9)

 

6.4 - 랜스 린(-0.1)

 

6.3 - 맥스 슈어저(0.1)

 

6.3 - 스티븐 스트라스버그(0.3)

 

6.1 - 잭 플래허티(0.3)

 

6.1 - 류현진(0.3)

 

*타격/수비 기여도(괄호안) 포함

 

한편 역대 사이영상 투표에서 공동 수상이 나온 것은 지금까지 딱 한 번 있었다. 1969년 볼티모어 마이크 쿠에야르(290.2이닝 23112.38)와 디트로이트 데니 매클레인(325이닝 2492.80)은 당시 1위 만 적어냈던 투표에서 나란히 10장의 1위표를 얻어 아메리칸리그 공동 수상을 한 바 있다(bWAR 매클레인 8.1 쿠에야르 4.4).

 

11경기 성적이 454.11이었던 콜은 528일 시카고 컵스전을 시작으로 22경기에서 16연승(ERA 1.78)을 달리고 시즌을 끝냄으로써(ERA 1.78) 2001년 뉴욕 양키스 로저 클레멘스(20경기 ERA 3.10) 이후 처음으로 단일 시즌 16연승에 성공한 투수가 됐다. 콜은 9경기 연속 두자릿수 탈삼진(종전 8경기 연속 : 1999년 페드로 마르티네스 2015 & 2017년 크리스 세일)7번의 무볼넷 두자릿수 탈삼진 경기(종전 6경기 : 2002년 커트 실링, 2004년 랜디 존슨, 2016년 클레이튼 커쇼)라는 두 개의 단일 시즌 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리고 9이닝당 13.82개의 삼진을 잡아냄으로써 절대로 깨질 것 같지 않던 랜디 존슨의 2001년 기록 13.41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두 탈삼진 기록을 그대로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2001년과 2019년 메이저리그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약물시대의 한복판에 해당됐던 2001. 메이저리그 투수의 9이닝당 탈삼진 기록은 평균 6.74개였다(3.29볼넷). 반면 2005년부터 14년 연속 증가세가 이어진 지난 시즌의 메이저리그 평균 기록은 그보다 두 개 이상 많은 8.88개였다(3.29볼넷). 2001년 존슨의 13.41개 기록이 같은 해 평균보다 1.99배 좋은 기록이었던 반면, 지난해 콜의 13.82개 기록은 같은 해 평균보다 1.55배 좋은 기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리그 평균 대비 역대 최고의 기록은 2.04배를 더 잡아낸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1999년 기록이다.

 

9이닝당 탈삼진 기록 순위(리그 평균)

 

13.82 (8.88) - 2019 게릿 콜

 

13.41 (6.74) - 2001 랜디 존슨

 

13.20 (6.48) - 1999 페드로 마르티네스

 

12.93 (8.34) - 2017 크리스 세일

 

12.69 (8.53) - 2019 맥스 슈어저

 

12.58 (6.61) - 1998 케리 우드

 

완벽한 모습으로 정규시즌을 끝냈지만, 콜의 포스트시즌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콜은 피츠버그 시절이었던 2013년 디비전시리즈 5차전과 2015년 와일드카드 경기 두 번의 클린치 경기에서 상대 투수의 기세에 눌려(애덤 웨인라이트 9이닝 6K 1실점, 제이크 아리에타 9이닝 11K 무실점) 각각 5이닝 2실점과 5이닝 4실점의 패전을 안은 바 있었다. 한 단계 성장한 것으로 평가 받았던 2018년에도 디비전시리즈 2차전 패배(6이닝 5실점 4자책)로 벌랜더의 1차전 승리(6이닝 6K 2실점)를 잇지 못했다.

 

하지만 탬파베이와 대결한 디비전시리즈 2차전은 콜의 원맨쇼였다. 7.2이닝 4피안타 1실점 승리를 따낸 콜은 15개의 삼진을 잡아냄으로써 1968년 월드시리즈 1차전의 밥 깁슨(17)1998년 디비전시리즈 1차전의 케빈 브라운(16)에 이어 포스트시즌 역대 공동 3위 기록을 만들어냈다. 콜은 822루에서 경기 첫 볼넷을 내주고 교체됐는데, 한 개 이하의 볼넷으로 15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낸 투수는 1968년 깁슨에 이어 두 번째였다. 그 경기에서 자로 잰 듯 보더라인을 공략한 콜의 (최고 구속이 아니라) 평균 구속이 97.9마일(157.6km/h)인 패스트볼은 보는 사람의 말문을 막아버릴 정도였다.

 

최종 5차전에서의 8이닝 10K 1실점(2안타 2볼넷) 승리로 탬파베이의 반란을 진압한 콜은 양키스 3차전에서 다시 7이닝 7K 무실점 승리를 따내고 show me the money를 외쳤다. 비록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7이닝 6K 5실점 패전을 안음으로써 정규시즌부터 이어온 25경기 19연승이 중단됐지만, 5차전 7이닝 9K 1실점(3안타 2볼넷) 승리로 포스트시즌 마무리 역시 훌륭했다. 콜이 36.2이닝에서 기록한 47개의 탈삼진은 2010년 클리프 리(35.2이닝)와 함께 아메리칸리그 타이기록에 해당됐다.

 

반면 2001년 포스트시즌에서 존슨의 출발은 달랐다. 1998년 휴스턴 유니폼을 입고 오른 DS 1차전에서 8이닝 9K 2실점으로 역투하고도 8이닝 16K 무실점(2안타 2볼넷) 경기를 만들어낸 샌디에이고 케빈 브라운에게 밀리는 등 포스트시즌 흑역사를 가지고 있었던 존슨은 1999DS 1차전 8.1이닝 7실점 패전에 이어 2001DS 2차전 8이닝 3실점 패전으로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7경기 연속 패배(ERA 4.26)라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존슨은 DS 2차전을 시작하자마자 21살짜리 세인트루이스의 신인 4번타자에게 투런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애리조나에는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커트 실링이 있었다. 실링은 1993년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의 완봉승을 시작으로 마지막 포스트시즌 경기를 끝냈을 때까지 16경기에서 1111.95(평균 6.94이닝)를 기록한 최고의 가을 투수였다. 실링은 1차전 9K 완봉승(1-0 승리)과 최종 5차전 9K 1실점 완투승(2-1 승리)으로 존슨에게서 부담감을 벗겨냈다. 그러자 존슨도 실력 발휘를 시작했다. 존슨은 CS 1차전 11K 완봉승을 시작으로 선발 5연승을 달렸고,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는 전날 104구를 던진 상태에서 다시 마운드에 올라 1.1이닝 무실점 구원승을 따냈다. 그리고 실링과 함께 월드시리즈 공동 MVP가 됐다.

 

2001년 존슨이 7차전 승리를 통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반면 지난해 콜은 팀이 7차전에서 패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얻지 못했다. 콜은 준우승이 확정된 직후 가진 인터뷰에 휴스턴 모자가 아닌 보라스 코퍼레이션 모자를 쓰고 나갔으며 "엄밀히 따지면, 난 실직 상태랍니다(Technically, I'm unemployed)"는 말을 했다(그리고 얼마 후 휴스턴의 비밀이 드러났다).

 

200238세의 존슨은 2001년보다 더 뛰어난 시즌을 보냈다(260이닝 2452.32).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또 부진했고(DS 1차전 6이닝 10피안타 5자책 패전) 통산 6번째이자 마지막 300탈삼진 시즌, 통산 5번째이자 마지막 사이영상 수상 시즌이 됐다.

 

그에 비해 콜은 투수 역대 최고 대우를 통해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총액 32400만 달러 계약은 투수 최초의 3억 달러 계약이자 9년 계약으로, 양키스가 옵트아웃을 막게 되면 1036000만 달러 계약으로 변한다.

 

양키스가 기대하는 것은 'Again 2009'. 2009년 앤디 페티트라는 검증된 포스트시즌 투수(PS 통산 19)가 있었던 양키스는 716100만 달러라는 당시 투수 역대 최대 규모 계약으로 CC 사바시아를 잡았다(사바시아는 콜과 달리 양키스에 오고 싶지 않아 했다). 그리고 사바시아가 5경기에서 311.98을 기록한 2009, 팀의 27번째이자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페티트 CS 1차전 8이닝 7K 1실점 승리, 5차전 6.1이닝 3실점 승리).

 

올해 양키스에는 페티트의 역할을 할 투수가 있다. 가을이면 최고의 빅게임 피처가 되는 다나카 마사히로다. 다나카는 포스트시즌에서 휴스턴을 상대로 5경기 232.17(29이닝 7자책) 나머지 팀들을 상대로 3경기 31.06(17이닝 2자책)을 기록했다. 양키스로서는 올 시즌 후 FA가 되는 다나카와 포스트시즌 원투펀치를 이룰 투수로 콜을 선택한 것이다.

 

과연 2020년의 콜은 2001년의 존슨이 될 수 있을까. 콜이 양키스 최초의 300K 기록과 함께 존슨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300탈삼진에 성공하는 투수가 된다면 양키스의 계획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01 존슨 & 2019 콜 성적 비교

 

랜디 : 2452.32 (249.2이닝 372K)

 

게릿 : 2052.50 (212.1이닝 326K)

 

랜디 : bWAR 10.1 / FIP 2.13 / fWAR 10.4

 

게릿 : bWAR 6.9 / FIP 2.64 / fWAR 7.4

 

2001 존슨 & 2019 PS 성적

 

랜디 : 6경기 511.52 (41.1이닝 47K)

게릿 : 5경기 411.72 (36.2이닝 47K)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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