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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스포츠 ‘최저연봉’ 살펴보니…
1군 27명 평균 2억5142만원, 전력외 후보는 3288만원 그쳐, 타 프로종목도 별반 차이없어
작년 축구는 최저임금보다 적어, 빠르면 20대 은퇴 가능성에 노후 보장 안되고 생계 막막, 현실적 조건 고려한 지원 절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스타는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거액을 손에 쥔다.
지난해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외국인선수를 제외한 국내 최고연봉자는 프로야구 롯데의 이대호로 25억 원이다. 이대호의 연봉은 올해도 25억 원이다. 이대호는 지난해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16홈런, 88타점을 남겼다. 지난해 1경기당 1800만 원을 번 셈. 프로축구에선 김진수(전북)가 14억3500만 원, 프로농구에선 김종규(DB)가 12억7900만 원, 프로배구에선 한선수(대한항공)가 6억5000만 원으로 국내 1위다.
지난해 프로야구 평균 연봉(신인 및 외국인선수 제외)은 1억5065만 원이다. 억대 연봉자는 등록선수 586명 중 26.6%인 156명이나 된다. 주전과 후보의 격차는 크다. 1군 엔트리 27명(신인 및 외국인선수 제외)의 평균 연봉은 2억5142만 원인 반면, 27명 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3288만 원으로 약 8배 차이다. 아울러 51.9%인 304명이 5000만 원 이하의 연봉을 받고 있다.
프로축구 1부리그 평균 연봉은 1억9911만4000원, 2부는 8940만1000원이다. 1, 2군이 따로 없는 프로농구의 올 시즌 평균 연봉은 1억4792만4974원이고 프로배구는 1억5160만 원이다.
그런데 지난해 최저연봉은 프로야구가 2700만 원, 프로축구 2000만 원, 프로농구 3500만 원, 프로배구가 4000만 원이다. 프로축구는 올해 2400만 원으로 올랐다. 프로야구 육성선수, 즉 연습생은 최저 연봉 규정을 적용받지 않으며 2500만 원 전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프로농구 D리그 상무-KCC의 경기. 관중석이 텅 비었다. D리그엔 저연봉자, 후보들이 출전한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113명(신인 55명 포함)이 최저연봉 2700만 원을 받았다. 등록선수의 26.6%가 억대 연봉자인데, 최저연봉자 역시 19.2%로 적지 않다. 아니 많은 편이다.
프로야구 첫 억대 연봉 돌파는 1985년 당시 태평양 소속이던 재일동포 투수 장명부로 1억484만 원을 받았다. 당시 최고연봉과 최저연봉(600만 원)의 차이는 9884만 원이었지만, 지금은 24억7300만 원으로 벌어졌다.
프로농구 올 시즌 등록선수 155명 중 최저연봉자는 12명(7%)이다. 프로축구와 프로배구는 최저 연봉자 인원과 비율을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프로야구, 프로농구의 예에 비춰볼 때 적어도 7∼10% 선은 될 것으로 추측된다.
채용 전문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입사 첫해 평균 연봉은 4086만 원이었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 4대 종목의 최저연봉은 대기업 신입사원 평균 연봉보다 86만∼2086만 원 적다. 올해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한 금액은 179만5310원으로, 2019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 174만5150원보다 5만160원 올랐다. 열두 달로 곱하면 지난해는 2094만1800원이다. 시급 기준 최저임금의 월급 환산에는 유급 주휴 시간을 포함한 월 노동시간 209시간(주 40시간 근무 시, 유급 주휴수당 포함)이 적용됐다. 지난해까지 프로축구 최저연봉은 최저임금보다 94만 원 적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최저 연봉 600만 원은 당시 일반 대졸 신입 사원 초임보다 2∼3배로 높았다. 당시 서울 강남의 30평대 아파트 가격이 2000만∼3000만 원 선이었으니 프로야구 최저연봉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프로야구를 포함, 프로스포츠의 최저연봉 인상이 그동안 ‘억제’돼왔기에 프로이면서도 생계를 걱정하는 선수가 무척 많다. 개인 장비가 필요한 프로야구 선수의 경우 세금 떼고 방망이와 글러브 등 장비를 사고 나면 손에 쥐는 것은 거의 없고 부모로부터 용돈을 타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저임금은 선수 생활과 가정 유지를 위한 기본이다. 게다가 프로선수들은 현역으로 활동하는 기간이 일반인의 근로기간보다 현저하게 짧다.
한 해 수억 원을 받는 고액 연봉자라면 은퇴 이후를 스스로 보장하겠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그럴 수 없다. 게다가 대개 30대 중반이면 은퇴하고, 20대에 유니폼을 벗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선수 시절엔 많든 적든 연봉을 받기에 어떻게든 생계를 꾸려나가겠지만 은퇴하면 사정은 확 달라진다. 코치, 감독 등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자리는 한정돼 있기 때문. 어릴 적부터 운동에 전념해왔기에 은퇴한 뒤 해설자 등 다른 직종에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고 대부분은 실업자가 된다.
안치용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프로선수들의 최저연봉이 법이 정한 최저임금과 비슷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프로라고 해서 특별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노후가 보장되지 않고, 퇴직금을 따로 받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최저연봉에 대한 개선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지난 21일 2021년부터 최저연봉 3000만 원 인상을 의결했다.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을 지낸 김선웅 변호사는 “최저연봉 기준 자체를 더 올려야 한다. 프로선수들은 고용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다. 짧게는 1∼2년 선수생활을 하고 은퇴하는 경우도 많다. 비정규직 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프로야구의 경우에는 임금을 올려주고 고용 유연화를 가져가는 방안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최저연봉 인상도 중요하지만 프로선수라는 지위를 잃었을 때 이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프로단체의 지원책 등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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