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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 비버, 클리블랜드의 뉴 에이스(02.26)- 전문가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2. 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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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비버

 

 

1933년부터 시작된 올스타전을 가장 많이 주관한 팀은 어디일까. 1935년에 처음 올스타전 호스트가 된 클리블랜드다. 이후 클리블랜드는 5번을 더 개최하면서 피츠버그 신시내티 세너터스&미네소타 자이언츠(이상 5)를 따돌렸다.

 

클리블랜드 올스타전 개최

 

1935 : 클리블랜드 스타디움

 

1954 : 클리블랜드 스타디움

 

1963 : 클리블랜드 스타디움

 

1981 : 클리블랜드 스타디움

 

1997 : 제이콥스필드

 

2019 : 프로그레시브필드

 

1997년 클리블랜드는 포수 샌디 알로마 주니어가 올스타전 MVP를 수상했다. 선발 포수는 이반 로드리게스였지만, 알로마는 대수비로 출장해 7회말 결승 투런포를 쏘아올렸다(동생 로베르토 알로마는 같은 팀 선발 2루수였다). 팀 승리를 이끈 알로마는 클리블랜드 역사상 첫 올스타전 MVP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알로마는 홈 팬들 앞에서 올스타전 MVP를 거머쥔 첫 번째 선수였다. 1999년 보스턴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두 번째, 그리고 지난해 세 번째 선수가 탄생했다. 22년 만에 올스타전 호스트가 된 클리블랜드의 자존심을 세워준 셰인 비버(24)였다.

 

5회초 아메리칸리그 팀의 5번째 투수로 올라온 비버는 윌슨 콘트레라스와 케텔 마르테,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비버의 완벽한 피칭으로 1-0 리드를 지킨 아메리칸리그 팀은 5회말 한 점을 더 보탰다. 경기 후반 공방전이 펼쳐졌지만, 비버의 퍼포먼스를 뛰어넘는 선수는 없었다. 올스타전에서 굉장히 귀한 투수 MVP가 발표되는 순간이었다.

 

올스타전 투수 MVP

 

(1965) 후안 마리칼

 

(1975) 존 매트랙

 

(1977) 돈 서튼

 

(1985) 라마 호이트

 

(1986) 로저 클레멘스

 

(1999) 페드로 마르티네스

 

(2013) 마리아노 리베라

 

(2019) 셰인 비버

 

크리스 비버는 아들의 올스타전을 믿기 힘든 일이라고 했다(눈물을 흘리느라 제대로 응원도 못했다고). 비버 역시 올스타전에 나오게 된 것을 기적이라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초 비버는 마이크 마이너(텍사스) 대신 뽑힌 대체 선수였다. 마이너가 정상적으로 나왔다면 비버의 올스타전 등판은 장담할 수 없었다(마이너는 타일러 스캑스의 사망으로 경기 일정이 조정되면서 올스타전에 참석했다).

 

비버는 항상 한눈에 띄지 않았다. 오래 보아야 이뻐 보이는 풀꽃 같은 선수였다. UC 산타바바라 시절에도 딜론 테이트(볼티모어)와 저스틴 제이콥(마이애미)에 가려 즉시 눈길을 끌지 못했다. 비버를 가장 높게 평가한 클리블랜드 스카우트조차 대학교 1학년 비버에 대해 "상대 팀 선수가 더 기억에 남았다"고 떠올렸다.

 

비버는 서두르지 않았다. 자기만의 속도를 유지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비버는 3학년이 되자 에이스로 성장(18경기 1242.74). 2016년 대학 월드시리즈에서는 강호 오클라호마주립대를 9이닝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대다수 스카우트들은 패스트볼 구속이 90마일 초반대에 머무른 비버에게 엄청난 기대를 하지 않았다. mlb.com은 비버를 드래프트 5라운드감(151순위) 베이스볼아메리카는 6라운드감(184순위)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클리블랜드가 이보다 빠른 4라운드 지명권(122순위)을 쓰면서 비버를 데려왔다. 드래프트를 주도한 스카우팅 디렉터 브래드 그랜트는 공을 빨리 던지는 선수보다 공을 정확히 던지는 선수를 찾았다. 마지막 시즌 134.2이닝 16볼넷을 기록한 비버를 지나칠 수 없었던 이유였다.

 

예상보다 높은 순번에 뽑혔지만, 전망은 여전히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비버는 아랑곳하지 않고 차근차근 올라갔다. 싱글A/상위싱글A/더블A를 모두 겪은 2017시즌 성적은 도합 1052.86(28선발). 무엇보다 173.1이닝 동안 내준 볼넷이 단 10개에 불과했다. 9이닝당 0.52볼넷은 마이너리그 레벨 통틀어 가장 적었다(100이닝).

 

2016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는 총 1216명이 부름을 받았다. 이가운데 투수는 635명으로, 지난해 기준 약 82%가 아직 메이저리그에 오르지 못했다(베이스볼아메리카).

비버는 보란듯이 낮은 승격률을 뚫었다. 2018시즌 클리블랜드는 투수진 공백이 생기자 61일 비버를 불러올렸다. 미네소타 원정에서 데뷔전을 가진 비버는 4회까지 무실점 피칭. 그사이 타선이 8점을 얹어주면서 데뷔 첫 승리를 손에 넣는 듯 했다. 그러나 비버는 5회 두 점을 내준 데 이어 6회에도 연타석 홈런을 맞고 추가 2실점했다(5.2이닝 4실점). 힘겹게 지킨 승리 요건도 불펜이 넉 점의 리드를 날리면서 사라졌다(8-8). 클리블랜드는 비버에게 곧바로 마이너리그행을 지시했다.

 

헤어짐은 잠시였다. 비버는 카를로스 카라스코의 부상으로 보름만에 메이저리그로 돌아왔다. 복귀전 상대는 쓰라린 기억을 안겨준 미네소타. 홈에서 미네소타를 마주한 비버는 두 번 연속 당하지 않았다(5.2이닝 7K 1실점). 꿈에 그리던 승리를 얻은 비버는 7이닝 9K 무실점, 6이닝 5K 1실점으로 인상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클리블랜드는 비버에게 남은 시즌 동안 마이너리그행을 지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비버는 선발진의 막내로 출발했다. 클리블랜드는 2018시즌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200K 4인방을 배출한 팀이었다(클루버 카라스코 바우어 클레빈저). 비버는 선배들이 길을 닦아놓으면 열심히 걸어가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선발진이 급속도로 해체됐다. 그나마 건강한 바우어마저 기복이 심해지면서 비버는 순식간에 선발진의 리더로 올라섰다.

 

 

역할은 바뀌었지만, 비버는 달라지지 않았다.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자기 공을 던졌다. 520일 볼티모어전, 비버는 9이닝 15K 무사사구 완봉승을 달성한 역대 13번째 투수가 됐다. 올스타전에서 가장 빛난 별이 된 뒤에는 725일 토론토를 상대로 9이닝 10K 1피안타 완봉승을 장식. 85일 에인절스전에서 9이닝 2실점 완투승을 추가하면서, 지난해 세 차례 완투승을 선보인 유일한 투수가 됐다. 20181154.55(20경기)에서 20191583.28(34경기)로 장족의 발전. 비버는 탈삼진 능력이 좋아지면서 특화된 제구력이 더 돋보였다(214.1이닝 259삼진 40볼넷). 9이닝당 1.68볼넷으로 리그 1, 탈삼진/볼넷 비율은 팀 역대 3위에 해당했다.

 

클리블랜드 단일 시즌 탈삼진/볼넷

 

7.36 : 코리 클루버(2017)

 

6.53 : 코리 클루버(2018)

 

6.48 : 셰인 비버(2019)

 

5.90 : 조시 톰린(2016)

 

5.65 : CC 사바시아(2007)

 

비버의 패스트볼은 경쟁력이 떨어진다. 프로에서 구속이 93마일까지 올라왔지만,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더 빨라진 패스트볼을 상대하고 있다. 2018년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0.310였던 비버는 2019년 패스트볼 비중을 줄였다(57.445.7%). 그러자 피안타율이 0.231로 떨어졌다. 하지만 패스트볼 위력이 좋아진 것은 아니었다. 타자들은 비버의 패스트볼을 강하게 때렸다. 패스트볼 평균 타구속도가 91.7마일에 이르렀다. 패스트볼로 95마일 이상 타구를 많이 허용한 투수 중 한 명이 비버였다.

 

패스트볼 95마일 이상 타구 허용

 

142 : 레이날도 로페스

 

131 : 안토니오 센사텔라

 

127 : 맥스 프리드

 

124 : 존 그레이

 

121 : 셰인 비버

 

118 : 호머 베일리

 

111 : 바우어 / 기쿠치 / 스파크먼

 

포심이 달라지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비버는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구축해야 한다. 포심 의존도를 더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체인지업 개발이 필요하다. 슬라이더와 커브가 우타자 바깥쪽을 흘러나가는 비버는 정반대 궤적을 보이는 체인지업이 지금보다 좋아져야 한다. 지난 겨울 바우어와 훈련하며 체인지업 그립을 살짝 조정했지만 아직은 미완성 구종에 가깝다(체인지업 비중 7.3% 피안타율 0.309). 참고로 클리블랜드가 비버에게 마이너리그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도 체인지업이었다. 결국 체인지업 장착 여부가 비버의 롱런을 판가름할 잣대가 될 것이다.

 

클루버(텍사스)가 떠난 클리블랜드는 클레빈저(29)가 무릎 반월판 수술로 개막전 합류가 불가능해졌다. 카라스코(32)의 몸상태도 더 지켜봐야 한다. 클리블랜드는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발 자원이 충분하지만, 이들을 이끄는 길잡이는 비버가 맡아줘야 한다.

 

비버는 더 이상 가수와 헷갈리는 무명 선수가 아니다. 지난시즌을 기점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거듭났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비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주변 상황에 동요되지 않고 조용히 자기 할 일을 해나갈 것이다. 어쩌면 올해는 '비버 앓이(Bieber fever)'가 더 심해지는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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