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2014년 8월 A J 프렐러 단장 부임 이후 좋은 신호와 정반대의 신호가 교차되어 나타나고 있다.
프렐러는 유망주를 털어서 했던 2015년의 승부수 이후 빠르게 크리스 리빌딩에 성공했다(BA 팜 랭킹 2019년 1위, 2020년 2위). 그러나 성적은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있고(2016년 68승, 2017년 71승, 2018년 66승, 2019년 70승) 윌 마이어스(6년 8300만) 에릭 호스머(8년 1억4400만) 매니 마차도(10년 3억) 계약을 꼭 했어야 했나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다.
그 와중에 반가운 일은 1976년 랜디 존스(사이영) 1998년 케빈 브라운(사이영 3위) 2007년 제이크 피비(사이영)의 뒤를 이을 지도 모르는 에이스감 투수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크리스 패댁(24)이다.
대학에 가지 않고 2015년 8라운드 지명을 받아들임으로써 마이애미 말린스에 입단한 패댁은 2016년 7월1일 페르난도 로드니(39)와의 1대1 교환을 통해 샌디에이고로 이적했다. 패댁(20)은 샌디에이고에 오자마자 토미존 수술을 받아야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트레이드를 취소하자는 말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로드니는 마이애미의 재앙이 됐다(39경기 5.89).
매니 마차도와 면담 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1)를 서비스타임 관리 없이 개막전에 내기로 한 샌디에이고는 2018년 더블A 7경기(3승2패 1.91)가 더블/트리플A 등판 기록의 전부인 패댁을 개막 로테이션에 포함시켰다. 이로써 패댁은 싱글/상위싱글/더블A 26경기(132이닝) 후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게 됐다.
4월 대활약(6선발 2승1패 1.91)에도 월간 신인상을 피트 알론소(.292 9홈런 26타점)에 빼앗긴 패댁은 발표 직후 5월7일에 만난 뉴욕 메츠를 상대로 7.2이닝 11K 무실점(4안타 1볼넷)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알론소에게 3타수 무안타를 선물했다.
패댁은 첫 타석에서 96.5마일 96.8마일 96.3마일 97.9마일 하이 패스트볼 네 개를 던져 헛스윙 삼진, 두 번째 대결 역시 초구 커브 후 96.0마일 97.9마일 97.2마일 하이 패스트볼을 더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그리고 세 번째 대결에서는 네 개 중 세 개를 체인지업으로 던지고 3루 땅볼을 만들어냈다. 알론소를 상대로 본인이 어떤 투수인지를 증명한 것이다.
패댁은 지난해 던진 1392개의 패스트볼 중 가장 빨랐던 공 네 개 중 세 개(97.9마일 97.9마일 97.2마일)를 그날 알론소에게 던졌다. 그리고 그 때문이었는지 LA 다저스와 첫 대결이었던 다음 등판을 망쳤다(4.2이닝 6실점 3자책).
첫 9경기 평균자책점 1.93 후 세 경기에서 7.53(14.1이닝 12자책). 이닝 관리를 위해 잠시 마이너(상위싱글A)를 다녀온 후 6경기에서 2.08을 기록했지만 다시 네 경기에서 10.06(17이닝 19자책)으로 흔들렸던 패댁은 마지막 네 경기에서 23.1이닝 32K 2실점을 기록함으로써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 마무리를 했다(26경기 9승7패 3.33). 지난해 패댁이 기록한 두 번의 7이닝 이상 1피안타 이하 경기는 게릿 콜과 저스틴 벌랜더(이상 휴스턴) 루이스 카스티요와 트레버 바우어(이상 신시내티) 그리고 잭 플래허티(세인트루이스) 만이 해낸 것이다.
패댁이 기록한 WHIP 0.98은 25경기 이상 선발로 나선 역대 샌디에이고 투수 중 2005년 제이크 피비(1.04)와 1976년 랜디 존스(1.03)를 뛰어 넘는 팀 최고기록으로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는 패댁과 함께 저스틴 벌랜더(0.80) 게릿 콜(0.89) 잭 플래허티(0.97) 제이콥 디그롬(0.97) 잭 그레인키(0.98) 만이 1.00 미만을 기록했다. 라이브볼 시대 25경기 이상 선발로 나서고 WHIP 1.00 미만을 기록한 신인 투수는 1967년 딕 휴즈(222.1이닝 0.954) 2013년 호세 페르난데스(172.2이닝 0.979)에 이어 패댁(140.2이닝 0.981)이 세 번째다.
텍사스의 주도인 오스틴 출신으로 카우보이 모자와 부츠를 신고 출퇴근을 하는 패댁이 매력적인 것은 본인의 감정과 투쟁심을 숨기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삼진을 잡아낸 후 크게 포효하는 패댁의 모습은 야구 선수들에게도 더 많은 감정 표현을 원하는 요즘 스포츠 팬들의 입맛에 맞는다.
시원시원한 구위로 대단히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패댁은 보는 사람들에게 청량감을 선물한다. 71.1%의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맥스 슈어저(70.4) 매디슨 범가너(69.5) 다나카 마사히로(68.7)에 앞선 메이저리그 1위로(140이닝 이상) 피안타를 억제할 수 있는 구위(피안타율 0.204)와 볼넷을 거부하는 접근법(9이닝당 1.98볼넷)이 합쳐져 WHIP 0.981이 탄생했다.
패댁을 보면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한때 대릴 카일-맷 모리스-크리스 카펜터-애덤 웨인라이트에 이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에이스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올해 1년 3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뉴욕 메츠에 입단한 마이클 와카(28)다.
패댁이 갈 뻔한 텍사스 A&M 출신으로(2012년 19순위) 좋은 신체 조건(198cm)과 강력한 체인지업을 가지고 나타난 와카는 2013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9회 2사에 내야안타를 맞아 노히터가 무산됐다.
팀이 탈락 위기에 몰린 디비전시리즈 4차전. 4만 관중이 이름 공격(신시내티 자니 쿠에토에게 통한 적이 있다)에 나선 PNC파크. 와카는 8회 1사 후 페드로 알바레스에게 솔로홈런을 맞기 전까지 노히터를 이어가는 7.1이닝 1피안타 1실점의 역투를 선보였다. 와카는 다시 NLCS 2차전에서 리그 최고의 투수 클레이튼 커쇼를 꺾었고(6.2이닝 8K 무실점) 6차전 리턴 매치에서도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승리를 따내 1991년 애틀랜타 스티브 에이버리(21세) 이후 최연소 NLCS MVP가 됐다(22세). 신인이 NLCS MVP에 오른 건 1997년 리반 에르난데스에 이어 두 번째였다.
와카는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도 6이닝 2실점 승리를 챙겼다. 6회말 데이빗 오티스에게 투런홈런을 맞기 전까지 기록한 18.2이닝 연속 무실점은 포스트시즌 신인 최고기록이었다. 포스트시즌에 데뷔해서 첫 25이닝 동안 한 점밖에 내주지 않은 투수는 크리스티 매튜슨, 베이브 루스, 돈 서튼에 이어 역대 네 번째. 첫 25이닝을 10피안타 이내로 막아낸 투수는 와카가 최초였다.
그러나 와카는 성장하지 못했다. 체인지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브레이킹볼(커브)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체인지업은 우타자를 많이 만나는 좌완 선발에게는 세컨드 피치로도 대단히 훌륭한 공이다. 그러나 상대가 좌타자를 대거 동원한다고 해도 우타자를 더 많이 만날 수밖에 없는 우완 선발의 경우는 확실한 브레이킹볼부터 만들어 놓고 체인지업 장착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와카는 끝내 체인지업 투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커브와 커터에 집중했더니 체인지업이 흔들리는 일도 일어났다).
2019 패댁 구종별 피안타율
0.204 - 패스트볼(93.9마일)
0.190 - 체인지업(84.5마일)
0.267 - 커브
FB(61%) CH(29%) CB(10%)
2013 와카 구종별 피안타율
0.213 - 패스트볼(93.5마일)
0.193 - 체인지업(85.7마일)
0.462 - 커브+커터
FB(65%) CH(27%) CT+CB(8%)
문제는 패댁의 지난 시즌이 와카의 데뷔 시즌(2013)과 대단히 유사하다는 것이다. 패댁은 10%의 커브를 던졌는데 커브 삼진의 비율은 5%에 불과했다(패스트볼 91개, 체인지업 54개, 커브 8개). 상대 팀들이 패댁의 체인지업을 더 집중분석하고 들어올 것이 틀림없는 만큼 커브를 결정구로 쓸 수 있냐 여부는 패댁과 샌디에이고의 미래를 결정해줄 것이다.
얼마전 발표된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팜시스템 랭킹에서 샌디에이고는 탬파베이(8명) 다음으로 많은 6명의 유망주를 100위 내에 올리고 탬파베이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팜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3위 다저스, 4위 애틀랜타, 5위 시애틀, 6위 토론토). 팀 최고의 유망주는 전체 6위이자 현재 최고의 투수 유망주로 인정 받고 있는 좌완 매켄지 고어다.
우완 패댁(24)과 좌완 고어(20)의 원투펀치가 탄생한다면 샌디에이고는 마차도의 장담(다저스보다 파드리스가 먼저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할 것)은 몰라도 더욱 밝은 미래를 가지게 될 것이다.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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