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2018년 오클랜드 블레이크 트라이넨은 역사에 남는 시즌을 만들어냈다.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릴리버(Mariano Rivera AL Reliever of the Year)는 시애틀 에드윈 디아스가 가져갔지만 더 좋은 내용을 보여준 쪽은 트라이넨이었다.
2018시즌 비교
ERA [트라이넨] 0.78 [디아스] 1.95
이닝 [트라이넨] 80.1 [디아스] 73.1
세/블 [트라이넨] 38/5 [디아스] 57/4
bWAR [트라이넨] 4.1 [디아스] 3.3
fWAR [트라이넨] 3.6 [디아스] 3.5
WPA [트라이넨] 6.22 [디아스] 4.57
트라이넨이 기록한 평균자책점 0.78은 평균자책점(ERA)이 탄생한 이래(내셔널리그 1912년, 아메리칸리그 1913년) 80이닝 이상 투수 신기록에 해당됐다(종전 1916년 프레디 스컵 0.90). 트라이넨은 메이저리그 최초로 30세이브와 0점대 평균자책점 그리고 100탈삼진을 모두 달성했다.
평균 98.2마일(158.0km/h) 포심(18%)과 98.0마일(157.7km/h) 싱커(49%), 94.3마일(151.8km/h) 커터(12%)와 89.7마일(144.4km/h) 슬라이더(21%)라는 무시무시한 구위를 선보인 트라이넨은 고질적인 제구 불안까지 떨쳐냈다. 트라이넨은 경기에서 처음 만난 68명 타자를 상대로 7개의 안타와 네 개의 볼넷을 허용했으며(피안타율 0.109 피출루율 0.162) 장타는 2루타 딱 하나였다(피장타율 0.125).
2020시즌으로 서비스타임 6년을 채우는 트라이넨은 비교적 많은 나이(2021년 만 33세 시즌)에도 총액이 5000만 달러를 넘는 FA 계약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해 트라이넨은 디아스(26세이브/7블론 5.59) 만큼이나 참담하게 무너졌다(16세이브/5블론 4.91). 디아스는 새로운 팀(뉴욕 메츠)이라는 압박감이 있었다고 하나 트라이넨에게는 그런 핑곗거리도 없었다.
첫 29경기 평균자책점이 3.31(35.1이닝 13자책)이었던 트라이넨은 이후 2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33(23.1이닝 19실점)을 기록하며 먼지 나도록 두들겨 맞았다. 6월 말 리암 헨드릭스(25세이브 8홀드 7블론 1.80)에게 마무리 자리를 내준 트라이넨은 9월 시작과 함께 전력 외 선수가 됐다.
트라이넨은 주무기 싱커의 평균 구속이 98.0마일에서 96.7마일로, 슬라이더가 89.7마일에서 88.6마일로, 커터가 94.3마일에서 93.4마일로 떨어졌다. 오클랜드는 780만 달러 연봉을 주지 않기 위해 FA까지 1년이 남아 있었던 트라이넨을 논텐더로 방출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시장에 오래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트라이넨이 해가 지나기도 전인 지난해 12월16일, 1년 1000만 달러 계약을 LA 다저스와 맺은 것이었다. 비록 1년 계약에 불과하며 2018년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다고는 하나 대활약을 한 시즌이 2018년이 유일하고 2019년의 추락이 심각했던 32세 투수에게 준 파격적인 계약이었다.
트라이넨의 계약은 게릿 콜의 뉴욕 양키스행이 결정된 후 발표됐다. 다저스는 9년 3억2400만 달러(연평균 3600만)를 받고 양키스에 입단한 콜에게 8년 3억 달러(연평균 3750만)를 베팅했다.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콜을 놓친 후 홧김에 트라이넨을 지른 게 아니냐'는 의심에 대해 "트라이넨 계약은 콜과 별개로 그 전부터 진행됐다"라는 해명을 했다.
다저스는 왜 트라이넨을 영입했을까.
다저스는 트라이넨의 2019년 부진이 허리 부상으로 인한 것이었기 때문에 허리 상태가 좋아지면 2018년의 구위와 제구를 찾을 것으로 믿고 있다. 건강을 찾은 트라이넨이라면 켄리 잰슨(33세이브/8블론 3.71)의 하향세가 계속될 경우 잰슨을 대체할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불펜은 고쳐 쓴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던 프리드먼 사장은 2017년 만 해도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였던 잰슨(41세이브/1블론 1.32)이 2018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38세이브/4블론 3.01) 2005년 10월 탬파베이 단장이 된 이래 처음으로 불펜에 큰 돈을 썼다. 3년 2500만 달러 계약으로 조 켈리를 영입한 것이었다. 그러나 켈리는 '마무리급 셋업맨'은커녕 정규시즌(55경기 ERA 4.56)과 포스트시즌(DS 5차전 시리즈 결승 만루홈런 허용)에서 모두 부진했다.
다저스는 전에도 잰슨의 대안을 마련했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
다저스 네드 콜레티 단장은 잰슨이 2012년 시즌이 끝나고 첫 번째 심장 수술을 받게 되자 그에 대한 보험으로 시즌 중 시애틀에서 데려온 브랜든 리그와 3년 225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그러나 잰슨이 수술 후 돌아와 더 뛰어난 피칭을 한 반면 리그는 2013년 크게 부진했고(58경기 ERA 5.30) 2015년에는 어깨 부상으로 한 경기도 뛰지 못함으로써 계약 기간 3년 동안 승리기여도(bWAR) -0.6에 그쳤다.
무키 베츠와 데이빗 프라이스를 데려온 후 월드시리즈 우승 1순위 팀이 된 다저스는 불펜이 공인된 약점이다. 이에 다저스는 새로 영입한 블레이크 트라이넨(96.7마일 싱커)과 브루스더 그라테롤(99.0마일 싱커)을 비롯해 조 켈리(98.4마일 싱커) 더스틴 메이(96.9마일 싱커) 페드로 바에스(96.0마일 포심) 등 파이어볼러들을 잰슨의 앞에 잔뜩 깔아놨다.
더 고무적인 점은 커터의 평균 구속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잰슨(2016년 94.2마일, 2017년 93.5마일, 2018년 92.7마일, 2019년 92.1마일)이 시범경기에서 92~94마일의 커터를 던지는 구속 반등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만약 잰슨과 트라이넨이 둘 다 지난 시즌 이전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다저스의 불펜은 더 이상 약점일 수 없을 것이다.
장기 계약을 극도로 꺼리는 프리드먼은 그동안 건강이나 나이 같은 약점으로 인해 몸값이 내려간 선발투수를 짧은 계약 기간으로 영입하는 '글라스 볼'(브렛 앤더슨, 브랜든 매카시, 스캇 캐즈미어, 리치 힐 등)을 운용해 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전략을 불펜에 적용했다.
과연 다저스의 1000만 달러 셋업맨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시즌이 열린다면) 트라이넨은 2018년과 2019년 중 어느 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게 될까.
2020 불펜투수 계약 평균 연봉
1733만 - 웨이드 데이비스(콜로라도)
1600만 - 켄리 잰슨(다저스)
1600만 - 아롤디스 채프먼(양키스)
1550만 - 마크 멜란슨(애틀랜타)
1433만 - 크렉 킴브럴(컵스)
1400만 - 이안 케네디(캔자스시티)
1333만 - 윌 스미스(애틀랜타)
1300만 - 잭 브리튼(양키스)
1250만 - 앤드류 밀러(세인트루이스)
1150만 - 데이빗 로버슨(필라델피아)
1053만 - 알렉스 콜로메(화이트삭스)
1050만 - 델린 베탄시스(메츠)
1000만 - 블레이크 트라이넨(다저스)
1000만 - 로베르토 오수나(휴스턴)
1000만 - 유리스 파밀리아(메츠)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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