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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MLB] 오클랜드의 성공과 초구 공략(06.16)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6. 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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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의 시작 빌리빈

 

 

2000년 오클랜드는 전체 26위 연봉으로 91승을 올리고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2001년 오클랜드는 전체 29위 연봉으로 메이저리그 2위에 해당되는 102승을 따냈다. 개막전 연봉총액 3380만 달러는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의 평균 연봉 2520만 달러와 큰 차이가 없었다.

 

2002년 오클랜드는 전체 27위 연봉으로 메이저리그 공동 1위에 해당되는 103승을 따냈다. 오클랜드가 4000만 달러로 103승을 올린 반면 공동 1위 뉴욕 양키스의 연봉 총액은 그 세 배가 넘는 12600만 달러였다.

 

2003년 오클랜드는 다시 전체 24위의 연봉 총액으로 96승에 성공했다.

 

빌리 빈(사진)'머니볼 신화'는 사실 영건 트리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2001년 오클랜드는 팀 허드슨(5.1) 마크 멀더(5.7) 배리 지토(4.8)가 도합 15.6의 팬그래프 승리기여도(fWAR)를 따냈는데 이 셋의 연봉 합계는 팀 연봉의 3%에 불과한 100만 달러였다.

 

2001 AL fWAR 순위(연봉 달러)

 

6.9 - 마이크 무시나 (1000)

 

5.8 - 앤디 페티트 (700)

 

5.7 - 마크 멀더 (24)

 

5.6 - 로저 클레멘스 (1030)

 

5.5 - 페드로 마르티네스 (1300)

 

5.3 - 프레디 가르시아 (42)

 

5.1 - 팀 허드슨 (52)

 

4.8 - 배리 지토 (23)

 

하지만 오클랜드의 성공을 모두 영건 트리오의 공으로 돌릴 수는 없다. 공격에서도 빌리 빈의 '머니볼'이 제대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1972년부터 1974년까지 월드시리즈 3연패, 1988년부터 1990년까지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오클랜드는 서부의 최강자였다. 그러나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구단주 월터 하스가 1995년 사망하면서 오클랜드는 하루 아침에 빈털털이 구단이 됐다.

 

당시 오클랜드의 단장은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샌디 앨더슨이었다. 세이버메트릭스에 가장 처음 주목한 앨더슨은 야구는 '누가 더 많은 득점을 하느냐' 싸움이며 득점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베이스를 점령하는 것' 바로 출루라고 생각했다. 앨더슨은 리키 헨더슨, 호세 칸세코 같은 파이브 툴 선수들을 보유할 수 없게 되자 한 가지 툴(tool)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바로 출루였다.

 

1995년 이후 오클랜드는 출루율이 뛰어난 타자들과 피출루율이 낮은 투수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앨더슨은 또한 타자의 파워를 중시했는데, 역시 목적은 출루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파워가 좋은 타자가 볼넷을 얻어낼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앨더슨이 씨를 뿌린 오클랜드식 야구는 후임 빌리 빈에게서 열매를 맺었다.

 

머니볼 1기 오클랜드 리그 순위

 

2000 : 볼넷(2) 홈런(2) 초구(14)

 

2001 : 볼넷(1) 홈런(5) 초구(14)

 

2002 : 볼넷(3) 홈런(4) 초구(14)

 

2003 : 볼넷(4) 홈런(6) 초구(14)

 

393승을 올린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간, 오클랜드는 볼넷 순위에서 매년 리그 상위권을 유지했다. 홈런 역시 그들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나왔다. 눈에 띄는 것은 그 4년 간 오클랜드의 초구 스윙률이 매년 아메리칸리그 최하위였다는 것이다.

 

타자가 출루하는 방법은 안타(홈런) 볼넷 몸맞는공 세 가지다. 팀 로카스트로(애리조나)처럼 대놓고 맞지 않는 한 몸맞는공은 억지로 얻어낼 수 없다. 그렇다고 인플레이 타율(BABIP)을 높이는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가장 쉬운 방법은 볼넷을 통해 출루율을 높이는 것이다.

 

볼넷을 골라내기 위해서는 초구 스윙을 억제해야 한다. 빌리 빈의 오클랜드는 볼카운트 3-0에서 스윙을 한 마이너리그 유망주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도 할 정도로 타자들에게 볼넷을 주입했다.

 

물론 모두가 초구의 유혹을 이겨냈던 건 아니다. 빌리 빈이 "정말 말을 안 듣는다"고 하소연했던 미겔 테하다는 초구부터 대단히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는 선수였다. 그리고 그러한 접근법으로 뛰어난 활약을 했다. 하지만 테하다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타자들은 오클랜드의 전략대로 길러지거나 또는 그러한 성향을 가진 선수가 영입됐다.

초구를 치는 것에 대한 장점도 물론 있다. 모든 투수들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초구 타율은 0.354로 전체 타율인 0.252보다 크게 높았다.

 

그러나 초구 타율이 0.354라는 이야기는 초구 출루율이 그와 같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물론 초구 출루율은 몸맞는공 때문에 이보다 약간 높아진다). 그리고 초구 공략에 실패(헛스윙 또는 파울)한 후의 타율(.220)OPS(.631)는 초구 볼을 골라냈을 경우의 타율(.267)OPS(.858)에 비해 크게 낮아진다. 이것이 오클랜드가 초구 스윙을 억제시키는 이유다.

 

그렇다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타자들은 초구를 치는 타자들일까. 초구를 참는 타자들일까. 지난해 메이저리그 wRC+(조정득점생산력) 상위 20명의 초구 스윙률 순위는 다음과 같았다.

 

wRC+ 20위 타자 초구 스윙률 순위

 

(전체 137)

 

1. 트라웃 : 132

 

2. 옐리치 : 76

 

3. 브레그먼 : 129

 

4. 크루스 : 84

 

5. 벨린저 : 101

 

6. 스프링어 : 47

 

7. 렌돈 : 103

 

8. 마르테 : 83

 

9. 맥닐 : 1

 

10. 알론소 : 89

 

11. 메도스 : 134

 

12. 소토 : 77

 

13. 리조 : 119

 

14. 보가츠 : 136

 

15. 몬카다 : 73

 

16. 제이디 : 36

 

17. 프리먼 : 19

 

18. 알투베 : 11

 

19. 시미언 : 112

 

20. 솔레어 : 29

 

초구 스윙률이 51.1%로 메이저리그 1위였던 제프 맥닐(뉴욕 메츠)42.0%11위였던 호세 알투베(휴스턴)가 있긴 하지만, 20명 중 15명이 초구 스윙률 하위 50%에 있는 타자들이었다.

 

초구 스윙률 하위권에는 이들 외에도 야스마니 그랜달(117) 맷 올슨(120) 카를로스 산타나(121) 마이클 브랜틀리(122) DJ 르메이휴(125) 무키 베츠(130) 호세 라미레스(131) 등 지난해 뛰어난 공력력을 선보인 타자들이 즐비했다.

 

눈에 띄는 것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꾼 크리스찬 옐리치(밀워키)의 초구 스윙률이 137명 중 76위로 상위권이 아니라 중위권이라는 것이다. 즉 옐리치의 적극적인 초구 스윙은 초구를 무조건 많이 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밀워키는 지난해 팀 타율이 메이저리그 20위였지만 볼넷 생산율 2위를 기록하고 득점 10위에 올랐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노마 가르시아파라, 스즈키 이치로는 '치기 좋은 초구'를 절대로 놓치지 않는 타자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초구 공략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천부적인 배트 컨트롤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들 같지 않은 대부분의 타자들에게는 초구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오클랜드의 머니볼 야구는 유효하다. 득점을 위해서는 출루가 필요하며 출루는 인내심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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