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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MLB] 매디슨 범가너 2기, 어떤 모습일까(06.13)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6. 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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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시대 선발 3(286) 다승 3(119) 탈삼진 2(1794) 이닝 4(1846) 승리기여도(bWAR) 3(32.2) 투수 홈런 1(19). 그리고 팀이 샌프란시스코 이전(1958) 후 따낸 우승반지 세 개를 모두 가지고, 매디슨 범가너(30)는 자이언츠를 나왔다.

 

마치 류현진의 마지막 한화 시즌(2012992.66)처럼 범가너도 993.90의 성적으로 자이언츠에서의 11년을 마감했다.

 

한편 지난해 범가너는 류현진(LA 다저스)과 제프 호프먼(콜로라도)을 상대로 통산 18,19호 홈런을 때려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내셔널리그의 올 시즌 지명타자 도입에 합의를 한 상황. 투수 타석이 이대로 영영 사라진다면 (그리고 투수를 대타로 내보내는 감독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마지막으로 홈런을 날린 투수는 지난해 925일에 통산 19호를 때려낸 범가너가 될 수도 있다. 범가너보다 이틀 먼저 홈런을 기록한 투수는 류현진이다.

 

다시 범가너와 샌프란시스코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범가너가 샌프란시스코의 지명을 받은 것은 2007년이었다. 20021라운드 25순위로 맷 케인, 20061라운드 10순위로 팀 린스컴을 뽑아 왕조의 기틀을 다진 샌프란시스코는 2007년 전체 10순위로 노스캐롤라이나(NC) 출신 고교 좌완 범가너를 선택했다.

 

2007 드래프트 TOP 10 (통산 bWAR)

 

1. 데이빗 프라이스(TB) : 39.4

 

2. 마이크 무스타커스(KC) : 15.3

 

3. 조시 비터스(CHC) : -1.3

 

4. 다니엘 모스코스(PIT) : 0.2

 

5. 로스 뎃와일러(WSN) : 18.2

 

6. 맷 라포타(MIL) : -1.0

 

8. 케이시 웨더스(COL) : 데뷔 실패

 

9. 제로드 파커(ARI) : 6.5

 

10. 매디슨 범가너(SF) : 36.8

 

2007년 드래프트에서 크게 주목 받은 선수들은 대학 좌완 트리오였다. 이에 밴더빌드대학 프라이스는 전체 1순위 탬파베이, 클렘슨대학 모스코스는 4순위 피츠버그, 미주리스테이트 뎃와일러는 5순위 워싱턴의 지명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의 행운은 이들을 지명할 수 있을 정도로 순위가 높지 않았다는 것. 범가너는 고교 투수로는 9순위 제로드 파커에 이어 두 번째로, 고교 좌완으로는 가장 먼저 이름이 불렸다.

 

그렇다면 당시 드래프트를 앞두고 작성된 범가너의 스카우팅 리포트(BA)를 살펴보자.

 

<신체 조건, 암 슬롯, 패스트볼 구속 면에서 필립 오몽의 좌완 버전인 투수. 오몽에 비해 부드러운 투구폼과 더 좋은 패스트볼 커맨드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세컨더리 피치의 부족이다. 최고 무기는 late life를 가지고 있는 최고 구속 97마일의 92~94마일 패스트볼이다. (중략) 사이즈, 운동 능력, 구속 때문에 확실한 1라운드 선수다. 변화구의 성장을 믿는 팀이 있다면 10순위 또는 11순위로 지명될 수도 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예측대로 범가너는 10순위 샌프란시스코가 가져갔다. 그리고 범가너는 샌프란시스코의 기대대로 변화구 장착에 성공했다. 범가너의 우완 버전인 필립 오몽은 11순위 시애틀의 선택을 받았는데, 오몽은 통산 46경기(1선발) 166.80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은퇴했다. 시애틀의 위안은 오몽을 통해 200912월 클리프 리를 필라델피아에서 데려올 수 있었다는 것. 시애틀은 이듬해 7월 리를 텍사스로 보내면서 저스틴 스모크와 블레이크 비번을 받았다.

 

지난해 7월 범가너를 트레이드하지 않는 것으로 범가너에 대한 예의를 지킨 샌프란시스코(대신 드래프트 지명권을 추가로 얻었다)는 자니 쿠에토(24400)와 제프 사마자(11980) 계약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범가너를 잡는 것이 불가능했다.

 

게릿 콜(932400) 스티븐 스트라스버그(724500) 잭 윌러(611800) 등 선발투수의 초대형 계약이 연일 터지는 가운데 범가너도 두 개 이상의 1억 달러 제안을 받았다는 소문이 들렸다.

 

그러나 범가너는 본인이 "2의 고향"이자 "두 번째로 뛰고 싶었던 팀"이라고 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제시한 시장가보다 크게 낮은 58500만 달러 계약을 받아들였다. 심지어 1500만 달러가 이자 없는 지불 유예로, 실제 가치는 8500만 달러보다 훨씬 낮은 계약이다.

 

2013년에 맺은 75750만 달러 계약 때문에 201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받은 연봉이 1200만 달러에 불과했던 범가너는 이로써 2020600만 달러, 20211400만 달러, 2022년과 20231800만 달러, 20241400만 달러를 받고, 지불 유예된 1500만 달러는 2025202620273년에 거쳐 나눠 받기로 했다.

 

범가너가 애리조나 입단식에서 밝힌 다음 목표는 "월드시리즈 무대에 다시 서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범가너는 애리조나에서도 가을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먼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건 내구성이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포스트시즌 포함 연평균 226이닝을 던진 범가너는 2017년과 2018111이닝과 129.2이닝에 그쳤다. 하지만 이는 더트 바이크 사고(2017)와 타구에 맞아 손가락 골절(2018)을 당했기 때문으로, 공을 던지다 입은 부상은 아니었다.

 

지난해 범가너는 207.2이닝을 던짐으로써 스트라스버그(209.0)에 이어 내셔널리그 2위에 올랐다. 이제 한 시즌 200이닝 이상을 던지는 투수는 양 리그를 합쳐도 15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닝 소화는 에이스의 여러 덕목 중 하나다.

 

2007년 샌프란시스코는 2000년 데뷔 후 2003년까지 평균자책점이 3.12였지만 2004년부터 2006년까지 4.05를 기록한 배리 지토를 내구성만 믿고 데려왔다가 큰 낭패를 봤다. 당시 투수 최고 연봉으로 계약한 지토는 2012년 포스트시즌의 깜짝 활약을 제외하면, 샌프란시스코에서 7년 동안 63804.62에 그쳤다(bWAR 2.4). 샌프란시스코는 지토와 계약하지 않았다면 CC 사바시아를 데려올 수 있었다.

 

이는 마치 201626세 시즌까지 통산 평균자책점이 2.99였지만 이후 3년간 3.57에 그친 범가너를 보는 듯하다(20162.74, 20173.32, 20183.26, 20193.90).

 

지난해 범가너는 내셔널리그에서는 다르빗슈 유(33)와 케일럽 스미스(33) 다음으로 많은 30개의 홈런을 허용했고, 데뷔 후 가장 낮은 땅볼 비율을 기록했다(통산 43%, 201843%, 201936.%).

 

홈과 원정의 차이도 더 커졌다. 2016년 홈에서 942.14, 원정에서 653.39였던 범가너는 지난해 홈에서 622.93, 원정에서 375.29를 기록했다. 애리조나 체이스필드가 휴미더 도입 후 중립 구장으로 바뀌었다고는 하나 그동안 투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의 효과를 본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통산 홈 2.72, 원정 3.53).

 

잭 그레인키(휴스턴)처럼 묘수를 찾아내지 않는 한, 올해가 30세 시즌인 범가너의 가장 큰 관건은 구속 유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범가너 패스트볼 평균 구속(피안타율)

 

2014(24) : 92.1 (0.235)

 

2015(25) : 92.1 (0.241)

 

2016(26) : 90.9 (0.235)

 

2017(27) : 91.0 (0.252)

 

2018(28) : 90.9 (0.306)

 

2019(29) : 91.4 (0.249)

 

지난해 범가너는 하락세에 있던 패스트볼 평균 구속에서 반등이 일어났다. 이에 2018년 평균 90.9마일에서 91.4마일로 상승했다. 이에 패스트볼의 피안타율도 20180.306에서 20190.249로 낮아졌다. 그러나 범가너에게 구속 반등이 일어난 것은 5월과 6월 두 달뿐이었다.

 

2019 월별 패스트볼 평균 구속

 

4: 91.0

 

5: 92.2

 

6: 91.9

 

7: 90.8

 

8: 91.1

 

9: 91.1

 

지난해 범가너에게는 상반된 두 가지 모습이 공존했다.

 

621일 다저스타디움 경기에서 범가너는 3.2이닝 10피안타 6실점이라는 다저스 상대 최악의 피칭을 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다저스를 상대로 22경기 1172.26을 기록했던 범가너는 지난 두 시즌 동안 7경기에서 53.54를 기록했다. 그리고 다저스를 떠난 야시엘 푸이그를 대신해 영어 잘하는 선수(맥스 먼시)를 골랐다가 놀림만 잔뜩 받았다.

 

2014년 포스트시즌(7경기 411세이브 1.03)을 통해 최고의 가을 에이스가 된 범가너는 2016년 시티필드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노아 신더가드(7이닝 10K 무실점)와 눈부신 투수전을 만들어낸 끝에 완봉승을 따내며 포스트시즌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719일 오라클파크 경기는 마치 그날의 범가너를 보는 것 같았다. 신더가드가 7이닝 8K 1실점으로 물러난 경기에서 범가너는 9이닝을 946K 1실점으로 막아낸 것(경기는 샌프란시스코가 16회 연장 끝에 3-2로 승리했다). 하지만 범가너는 95경기에서 15.52를 기록하는 것으로 롤러코스터 같았던 지난 시즌을 마쳤다.

 

20대에 던진 1948이닝이 클레이튼 커쇼(2057이닝)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범가너는 과연 건강한 30대를 보낼 수 있을까. 올 시즌의 개막 연기 사태는 그동안 쉼없이 달려온 범가너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애리조나 팬은 물론 애리조나를 응원하지 않는 팬들도 앞으로의 범가너를 보면서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한 번 더 보고 싶다. 그가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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