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최근 5년간 승률
2016 - 0.531 (중부 2위)
2017 - 0.512 (중부 3위)
2018 - 0.543 (중부 3위)
2019 - 0.562 (중부 1위) *CS 패배
2020 - 0.517 (중부 2위) *WC 패배
밀워키가 크리스찬 옐리치를 잡는 데 2억1500 달러(9년 계약)를 쓰고, 신시내티가 FA 영입에 1억6500만 달러를 쓴 반면 너무나 소박한 겨울을 보냈다. 애덤 웨인라이트(1년 500만) 맷 위터스(1년 200만)와 재계약하고 김광현(2년 800만) 브래드 밀러(1년 200만)를 영입하는 데 쓴 돈은 1700만 달러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중부지구 우승 후보로 평가 받은 세인트루이스를 기다리고 있는 건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개막전에서 김광현이 세이브를 올린 세인트루이스는 2연승 후 3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7월31일 코로나 양성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집단적인 양성 반응은 마이애미 말린스에 이어 두 번째였지만 세인트루이스는 선수 10명과 스태프 8명으로 그 숫자가 훨씬 많았다. 16일 동안 14경기가 취소된 세인트루이스는 8월16일에 다시 경기를 할 수 있었는데 시카고로 이동하기 위해 45대의 차를 빌려야 했다.
천신만고 끝에 시즌을 재개한 세인트루이스를 기다리고 있는 건 살인 일정이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시즌 종료일 까지 44일 동안 53경기를 해야 했다(그마저도 두 경기는 편성하지 못했다). 11번의 폭풍 더블헤더를 해야 했으며 휴식일은 단 이틀이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더블헤더에서의 13승9패를 포함해 28승25패를 기록하는 대단한 선전을 했다.
30승28패(0.5172)는 31승29패인 신시내티 레즈(0.5167)에 앞선 중부지구 2위. 나머지 두 경기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중부 2위이자 5번 시드가 됨으로써 4번 시드 샌디에이고와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만났다.
김광현이 선발로 나선 1차전을 7-4로 승리할 때까지만 해도 세인트루이스는 '고기를 뜯어본 자'였다. 2차전도 4-0으로 시작하자 가을 좀비가 부활한 듯했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6-2로 앞선 6회말 1사 1,2루에서 등장한 지오반니 가예고스가 타티스(스리런)와 마차도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는 것으로 샌디에이고 타선을 잠에서 깨웠다. 결국 세인트루이스는 전력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1승 후 2연패로 탈락했다(13득점/6실점 후 3득점/13득점).
good : 브래드 밀러의 활약도 나쁘지 않았지만(.232 .357 .451) KK는 히트상품이었다. 개막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투수가 포스트시즌 1차전 선발투수가 된 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였다. 한때 네 경기 연속 5이닝 이상 무자책을 질주하기도 했던 김광현은 선발 7경기에서 3승 1.42를 기록했다. 김광현 경기에서 올린 5승2패가 아니었다면 세인트루이스는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할 뻔했다(bWAR 0.9 팀내 투수 1위).
세인트루이스가 버틸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스프링캠프와 서머캠프 사이 긴 시간을 김광현과 함께 한 팀 최고참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였다. 38세 시즌이었던 웨인라이트는 10경기에서 65.2이닝(5승3패 3.15)을 소화했다. 경기당 평균 이닝이 웨인라이트보다 많았던 선발투수는 잭 플리색(8경기 55.1이닝) 카일 헨드릭스(12경기 81.1이닝) 트레버 바우어(11경기 73이닝) 세 명뿐이었다.
2019년 348만 관중이 다저스(397만)에 이은 내셔널리그 2위(7년 연속 2위)인 세인트루이스는 큰 인기를 누리는 팀 중 하나다. 세인트루이스는 보통 메이저리그 7위에서 12위 사이에 해당되는 연봉총액을 유지하는데(연봉 더 순위를 높이지 않는 게 세인트루이스 팬들의 불만이다) 야디에르 몰리나의 2000만 달러 계약이 종료됐다. 그리고 내년 시즌이 끝나고 파울러 카펜터 마르티네스를 정리하면 고액연봉자는 폴 골드슈미트(2024년까지 매년 2600만)와 마일스 마이콜라스(2023년까지 매년 1700만) 만 남게 된다.
bad : 2019년 사이영 4위(196이닝 11승8패 2.75)에 오르며 사이영 투표 9위인 워커 뷸러(182이닝 14승4패 4.26)와의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둔 잭 플래허티에게는 사이영상에 도전하는 시즌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개막전에서 7이닝 6K 2실점 승리를 거두는 것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한 플래허티는 시즌 중단/재개 이후 8경기에서 3승3패 5.40에 그쳤다.
플래허티는 와일드카드 3차전에서 6이닝 8K 1실점(6안타 2실점)으로 살아났다. 그러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뷸러(PS 5경기 2승 1.80)의 가을 대관식을 지켜봐야 했다. 현재 연봉 구조와 코로나 대응 매뉴얼 등에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플래허티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온 애덤 웨인라이트와는 아무래도 다른 스타일인 듯하다.
지난해 부상으로 이탈한 조던 힉스 대신 마무리를 맡아 선전했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는 선발 복귀를 선언했다. 여기에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올 예정이었던 힉스가 당뇨병에 대한 우려로 시즌 불참을 선언하면서 세인트루이스는 마무리 공백 상태가 생겼다. 그렇게 선발진으로 돌아간 마르티네스는 코로나 양성반응(선수단 내에 퍼뜨린 장본인이라는 의혹도 있었다)과 부상으로 5경기에서 3패 9.90에 그침으로써 팀의 마운드 계획을 잔뜩 꼬이게 했다.
2019년 한 시즌(200.2이닝 18승4패 2.83) 만 보고 4년 6800만 달러 계약을 덜컥 안겨준 마일스 마이콜라스는 부상으로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으며, 다코타 허드슨이 8경기(3승2패 2.77) 만에 이탈해 토미존 수술을 받은 세인트루이스는 가뜩이나 어려운 일정 속에 지독한 선발투수 부족 사태를 겪어야 했다.
가장 문제는 고액연봉자들의 부진이었다. 연봉 1,2위 투수들인 마이콜라스와 마르티네스는 물론 맷 카펜터(.186 .325 .314)와 덱스터 파울러(.233 .317 .389)는 계약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선수들이 됐다. 타일러 오닐(.173 .261 .360) 해리슨 베이더(.226 .336 .443)가 성장하지 못하고 딜란 카슨(.200 .252 .364)의 대활약도 없었던 상황에서 들려온 루크 보이트(AL 홈런 1위) 랜디 아로사레나(ALCS MVP)의 대활약 소식은 세인트루이스 팬들을 더 가슴아프게 했다.
그나마 잘해준 고액연봉자는 폴 골드슈미트였다. 5년 1억3000만 달러 계약의 첫 해였던 지난해 OPS 0.821(.260 .346 .476)에 그쳤던 골드슈미트는 0.883(.304 .417 .466)으로 살아났다. 그러나 2018년 애리조나에서 보여준 장타력(.290 .389 .533)은 회복하지 못했다. 장타력이 급감한 시즌이 34세 시즌이었던 조이 보토보다 더 빠른 파워 하락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내년이 33세 시즌인 골드슈미트는 36세 시즌까지 매년 2600만 달러가 보장되어 있다.
유격수 폴 디용(.250 .322 .349)과 2루수 콜튼 웡(.265 .350 .326)의 황금 내야도 금이 갔다. 세인트루이스는 골드글러브 2연패에 성공한 웡에게 있던 1250만 달러 옵션을 거부했다(물론 세인트루이스는 더 적은 연봉으로 웡과의 재계약을 시도하고 있다).
빌 드위트 주니어가 구단주가 되고 토니 라루사가 감독에 부임한 1996년 이후 세인트루이스는 25년 동안 15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같은 기간 세인트루이스가 거둔 74번의 포스트시즌 승리는 111승인 양키스 다음으로 많다.
1995년부터 팀을 이끌었던 월트 자케티가 2007년에 물러나고 2008년 세인트루이스의 단장이 된 존 모젤리악은 2011년 팀의 통산 11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만들어냈다(NLCS와 월드시리즈 MVP가 된 데이빗 프리스는 모젤리악이 첫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선수였다). 그러나 이후 모젤리악이 던진 승부수들은 좀처럼 통하지 않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2005년부터 16년 동안 안방을 지켜온 몰리나가 팀을 떠날지도 모른다. FA가 되기 전 연장 계약에 실패한 몰리나는 현재 양키스와 메츠를 포함해 꽤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연 세인트루이스는 포스트 몰리나 시대의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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