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최근 5년간 승률
2016 - 0.584 (AL 중부 1위) *WS 패배
2017 - 0.630 (AL 중부 1위) *DS 패배
2018 - 0.562 (AL 중부 1위) *DS 패배
2019 - 0.574 (AL 중부 2위)
2020 - 0.583 (AL 중부 2위) *WC 패배
3년 연속 지구 우승이 중단된 클리블랜드는 기로에 섰다. 한 번 더 도전할지 아니면 고강도 리빌딩에 돌입할지. 코리 클루버를 텍사스에 넘겼지만, 클루버는 이미 대안을 마련해 둔 선수였다. 이별이 슬펐어도 그립지는 않았다.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지킨 클리블랜드는 킵니스가 떠난 2루에 세자르 에르난데스를 데리고 왔다.
후퇴 대신 전진을 선택한 클리블랜드는 8월4일 4연패로 5할 승률이 무너졌다(5승6패). 올 시즌 클리블랜드가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진 유일한 날이었다. 클리블랜드는 잡아야 될 상대를 잡는 데 특화된 팀이다. 2016-19년 5할 승률 미만 팀들을 상대한 경기에서 승률 2위였다(휴스턴 0.688, 클리블랜드 0.661). 올해도 같은 조건에서의 성적이 19승10패(0.655)로 승률 5위였다(5할 승률 이상 16승15패).
9월 중순 8연패를 당했지만, 여전히 리그 7위를 유지. 오히려 다음 9경기 8승1패로 지구우승까지 탈환할 수 있는 상황이 찾아왔다(34승24패). 미네소타(35승23패) 화이트삭스(34승24패)와 각축전을 벌인 아메리칸리그 중부 선두 경쟁은 미네소타가 남은 두 경기를 패하고 클리블랜드가 모두 승리하면 클리블랜드의 승리였다(화이트삭스는 맞대결 전적에서 8승2패 우위). 심지어 클리블랜드는 최약체 피츠버그를 만났는데, 공교롭게도 바로 다음 날 허무하게 지고 말았다. 반대로 미네소타는 승리를 가져가면서 클리블랜드의 끝내기 홈런은 일장춘몽이 됐다.
지구 2위로 4번 시드를 획득한 클리블랜드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양키스와 격돌했다. 상위시드로 홈 어드밴티지를 확보했지만, 양키스는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1차전은 믿었던 셰인 비버가 4.2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완패(3-12). 4시간50분 혈투를 치렀던 2차전도 마무리 핸드가 한 점의 리드를 수성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9-10). 무관의 세월이 72년으로 늘어난 클리블랜드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우승에 목이 마른 팀이다.
good : 비버의 포스트시즌 데뷔전은 충격이었다. 그러나 정규시즌 비버는 작년보다 진화했다. 다승(8) 평균자책점(1.63) 탈삼진(122삼진) 타이틀을 싹쓸이하고 트리플크라운을 달성. 양대 리그 통합 트리플 크라운은 2006년 요한 산타나 이후 14년 만으로, 비버는 만장일치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클리블랜드 사이영상 투수는 게일로드 페리(1972년) CC 사바시아(2007년) 클리프 리(2008년) 코리 클루버(2014, 2017년)에 이은 5번째. 비버는 내후년이 되어서야 연봉조정신청 자격이 생긴다.
바우어와 클루버를 보낸 클리블랜드는 올해 마이크 클레빈저도 샌디에이고로 떠나보냈다. 하지만 선발진의 벽이 낮아지진 않았다. 평균자책점(3.17) 이닝(349.2) 탈삼진(401)은 1위, 다승(23) WHIP(1.09)은 2위, 피안타율(0.221)은 4위를 차지했다.
클루버가 떠난 마운드는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정신적 지주였다(3승4패 2.91 68이닝). 백혈병을 이겨낸 카라스코는 마지막 6경기 평균자책점이 1.66이었다. 2년차에 접어든 애런 서발레(4승6패 4.74)는 작년 성적(3승4패 2.34)에 미치지 못했는데, 탈삼진 볼넷 비율은 2.88에서 4.31로 좋아졌다. 또한 리그에서 가장 높은 인플레이 타율(0.333)을 고려했을 때 내년 시즌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평균 타구속도 87.1마일은 비버의 89.3마일보다 느리다). 2015년 드래프트 1라운더 트리스턴 매켄지(8경기 3.24)도 산뜻하게 출발한 선발진은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불펜진도 선발진 못지 않았다. 9이닝당 최다 탈삼진(10.63)과 9이닝당 최소 피홈런(0.87)은 리그 1위. 평균자책점은 리그 3위(3.53)였지만, 투수의 순수 능력으로 구하는 FIP는 3.39로 전체 1위였다(다저스 3.45).
비버와 마찬가지로 포스트시즌 악몽을 겪었던 핸드는 정규시즌 16세이브 노블론 마무리(23경기 2.05). 싱커 비중을 12.4%로 높였는데, 경우의 수를 늘리면서 기존 투 피치(포심 슬라이더)의 위력을 복구시켰다. 핸드와 더불어 올리버 페레스(21경기 2.00) 닉 위트그렌(25경기 3.42) 제임스 카린책(27경기 2.67)이 불펜의 핵심 요원. 극강의 포심 커브 조합을 자랑한 카린책은 27이닝 동안 탈삼진 53개를 쓸어담았다. 카린책 외 27이닝 53K 투수는 내셔널리그에 한 명 더 있었다. 신인왕과 최고 불펜 트레버 호프먼 상을 받은 데빈 윌리엄스다(마리아노 리베라 상은 리암 헨드릭스). 9이닝당 볼넷 수가 5.33개인 카린책은 자기 자신이 또 다른 적이다.
시즌 내내 한숨만 나왔던 타선은 호세 라미레스가 고독한 투쟁을 했다. 작년에도 후반기에 불타올랐던 라미레스는 올해도 첫 29경기는 준비운동이었다(.230 .328 .434 5홈런). 그리고 방망이 예열을 마친 29경기에서 신들린 타격을 이어갔다(.358 .447 .792 12홈런). 공격 수비 주루 삼박자를 모두 갖춘 라미레스는 팬그래프 승리기여도 전체 1위에 빛나는 선수(3.4). 클리블랜드를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은 가산점도 있었지만, 호세 아브레유에 밀려 MVP 2위에 만족해야 했다.
bad : 선발진과 호세 라미레스가 안쓰럽게 보였던 타선. 경기당 평균 4.13득점은 텍사스(3.13득점) 다음으로 적었다. 팀 타율 0.228는 리그 12위, 팀 OPS 0.689는 리그 13위. 조정득점생산력(wRC+)도 평균보다 한참 떨어지는 86으로, 콜로라도(76)와 피츠버그(73) 텍사스(67)만이 더 기록이 낮았다(쓰고 보니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쓰는 팀이 더 큰일이긴 하다). 참고로 클리블랜드의 타율 출루율 장타율(.228 .317 .372)에서 라미레스 성적을 제외하면 .220 .308 .343로 더 처참해진다.
올해 클리블랜드는 석 점 이상 뽑은 경기가 35경기밖에 없다. 밀워키와 함께 최소 기록. 밀워키는 이 35경기에서 승률이 0.743로 대단히 좋았다(6위). 그런데 클리블랜드는 이 35경기 승률이 0.829로 전체 1위였다(다저스 41승10패 0.804). 타선만 분발했다면 클리블랜드는 지구 우승이 아닌 1번 시드를 두고 다퉜을 것이다.
라미레스 다음으로 공격력이 좋았던 타자는 그나마 상대가 의식한 프란밀 레이에스(wRC+ 112)다. 레이에스 다음으로 공격력이 좋았던 타자는 올해 만족스러운 영입으로 꼽히는 세자르 에르난데스(wRC+ 108)다. 2루수 골드글러브도 안겨준 에르난데스는 없어서는 안 될 소금 같은 역할을 해줬다.
문제는 린도어가 레이에스와 에르난데스보다 공격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258 .335 .415 8홈런). 부상 없이 모든 경기를 나왔지만 wRC+는 리그 평균 수준인 100이었다.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 선정에서도 외면 당한 시즌. 클리블랜드가 품기엔 너무 큰 고래가 된 린도어는 결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올해 성적 때문에 트레이드 가치가 떨어지면서 적기를 놓쳤다(같은 시기 FA 자격을 얻는 트레버 스토리나 하비에르 바에스 같은 유격수가 매물로 나올 수도 있다). 린도어에게 줄 연봉마저 부담스러운 클리블랜드로선 여러 측면에서 불리해지고 있다.
올해 클리블랜드는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클레빈저 트레이드가 급물살을 탄 것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했기 때문. 고위험군에 속한 동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규율을 무시한 이기적인 행동은 거센 비난을 받았다. 심지어 잭 플리색은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억울함을 호소해 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클레빈저가 떠나면서 다시 합류했지만, 뛰어난 성적(4승2패 2.28)이 전혀 와닿지 않았다.
감독 부재도 빼놓을 수 없다.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건강상의 이유로 자주 자리를 비웠다. 당초 위장관이 좋지 않았는데, 8월말 정맥 혈전술을 받고 회복에 전념했다. 클리블랜드는 벤치 코치 브래드 밀스와 타격코치 타이 반 버클로도 시즌 옵트아웃(손자를 잃은 밀스는 내년에도 복귀하지 않는다). 1루코치 샌디 알로마가 어려운 환경에서 팀을 이끌었지만, 지도자들이 대거 빠지면서 팀이 더 우왕좌왕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힘든 시즌. 특히 자금력이 탄탄하지 않은 팀들은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입장료 수익을 내지 못한 클리블랜드는 카를로스 산타나(1750만) 브래드 핸드(1000만) 도밍고 산타나(500만)에게 걸린 내년 시즌 옵션을 모두 거절했다(보상금 도합 175만). 포수 페레스의 옵션(550만)만을 받아들였다.
린도어와 헤어지는 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바우어 클루버 클레빈저와 달리 린도어를 대신할 후임은 아직 찾지 못했다. 타선의 리빌딩을 앞둔 가운데 몇 년째 제자리걸음인 외야진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후보는 많은데, 무주공산이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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