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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진출 후 첫 안타를 때려낸 김하성(25·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대한 야구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김하성은 3일(한국시간)까지 시범경기 2경기에 출전해 4타수 1안타(타율 .250)를 기록 중이다. 그렇다면 역대 KBO리그 출신 한국인 타자들의 첫해 시범경기 성적은 어땠을까?
김하성에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5명의 성적을 살펴보자.
황재균(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KBO리그 출신 한국인으로서 진출 첫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뛴 타자는 강정호(2015), 박병호(2016), 김현수(2016), 이대호(2016), 황재균(2017)이 있었다. 이들 가운데 시범경기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는 단연 황재균이었다. 황재균은 2017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시범경기에서 27경기 5홈런 15타점 타율 .333 OPS 1.040을 기록했다.
하지만 스플릿 계약(Split Contract, 메이저리거 신분일 때와 마이너리거 신분일 때의 내용을 따로 두어 계약하는 것)을 맺고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여한 황재균은, 계약 조건상의 불리함으로 인해 시범경기 종료 후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A 팀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 황재균은 6월 29일이 돼서야 빅리그에 콜업됐지만, 8월 2일까지 18경기에서 1홈런 5타점 타율 .154 OPS .459에 그치면서 짧은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마쳤다.
김현수(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반면, 진출 첫해 시범경기에서 가장 부진했던 선수는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201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시범경기에서 17경기 0홈런 2타점 타율 .178 OPS .402에 그쳤다. 하지만 볼티모어와 계약을 맺을 당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보장받은 김현수는 시범경기 부진에도 메이저리그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남아 시즌을 시작했다.
결국 김현수는 시즌 중 반등에 성공해 진출 첫해에는 95경기에서 6홈런 22타점 타율 .302 OPS .801이란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표1] 역대 KBO리그 출신 한국인 타자들의 MLB 진출 첫해 시범경기 성적 및 정규시즌 성적(자료=엠스플뉴스 이현우)
이러한 황재균과 김현수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시범경기에서의 성적과 정규시즌 성적은 전혀 별개라는 점이다. 이는 시범경기 성적이 비슷했던 강정호와 박병호가 정규시즌 성적에선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것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표1 참조). 따라서 시범경기에서의 '표면적인 성적'만으로 한 선수의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서의 성패를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둘째, 한 선수가 MLB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하는 데 있어 시범경기 성적보다 중요한 요소는 '계약 조건'이라는 것이다.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갈 필요 없이, 초청 선수 자격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선수의 빅리그 콜업은 '절차상의 이유(콜업되기 위해선 기존 40인 로스터 내 선수를 내보내야 한다)'로 힘들 수밖에 없다.
역대 KBO리그 출신 타자의 MLB 계약
2014년 강정호 (포스팅 약 500만 달러/ 4년 1100만 달러)
2015년 박병호 (포스팅 1285만 달러/ 4년 1200만 달러)
2015년 김현수 (FA 2년 700만 달러/ 마이너리그 거부권)
2016년 이대호 (스플릿 계약+스프링캠프 초청)
2016년 황재균 (스플릿 계약+스프링캠프 초청)
2021년 김하성 (포스팅 약 553만 달러/ 4년 2800만 달러)
그렇다면 우리는 김하성의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할까? 김하성에게 한 가지 다행인 점은 그의 계약 조건이 황재균보단 김현수와 가깝다는 점이다. 김하성은 역대 KBO리그 출신 한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많은 계약금 총액인 4년 2800만 달러(약 315억 원)을 보장받았고,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됐다(마이너리그 거부권은 2023년부터).
따라서 시범경기에서 웬만큼 못하지 않는 이상,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개막전 26인 로스터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김하성에게 시범경기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빅리그 투수들의 강속구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바뀐 환경에서 내야 멀티포지션 수비를 얼마나 능숙하게 소화하는지와 같은 '표면적으론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다.
이는 김하성이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김하성의 첫 안타를 알린 샌디에이고의 공식 SNS 계정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일 "김하성이 시범경기 네 번째 타석에서 첫 안타를 기록했다. (중략) 만 25세 내야수(김하성)는 한국에서 7시즌 동안 활약했으나, 빅리그의 강속구 투수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는 의문이 있었다. 아직 이르지만, 비교적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며 김하성의 패스트볼 대응 능력을 호평했다.
한편,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김하성이 2루수로 뛰는 모습을 지켜보자. 그는 특별하다. 모든 동작이 빠르고 부드럽다"며 김하성의 수비를 높게 평가했다. 또한, 김하성은 2일 시범경기에선 유격수로 출전했고, 3일에는 매니 마차도의 멘토인 바비 디커슨 3루 코치로부터 30분 넘게 1대1 지도를 받는 등 멀티포지션 소화도 준비 중이다.
과연 김하성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최대한 적응한 채로 빅리그 첫 시즌을 맞이할 수 있을까?
<야후 스포츠>는 2일 '2021시즌 대담한 예측'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하성이 20홈런 20도루를 달성하면서 NL 신인왕에 선정되는 등 샌디에이고를 위해 큰 활약을 펼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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