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마지막까지 뜨거운 스토브리그다. 대형 계약이 쏟아진 데 이어 대형 트레이드까지 터졌다. 특히 빅마켓 두 팀이 트레이드를 주도하면서 메이저리그가 떠들썩했다.
여기저기 관심을 드러낸 다저스는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소문으로 나돌았던 무키 베츠를 실제로 데리고 왔다. 보스턴은 베츠와 함께 데이빗 프라이스를 넘겼고, 대신 알렉스 버두고를 받아왔다(연봉 보조 5000만).
이번 트레이드는 미네소타도 참여한 3각 트레이드였다. 미네소타는 다저스에서 마에다 겐타를 영입하고, 우완 브루스더 그라테롤(21)을 보스턴에 넘겼다.
다저스가 동시에 에인절스와 또 다른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더욱 숨가쁘게 흘러갔던 하루. 정신없이 진행됐던 이번 트레이드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봤다.
트레이드 간단 정리 (인사이드MLB)
다저스 get 베츠 / 프라이스 / 5000만
보스턴 get 버두고 / 그라테롤
트윈스 get 마에다
에인절스 get 피더슨 / 앤디 페이지
다저스 get 렌히포
LA 다저스
7년 연속 정규시즌 지구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는 올해도 지구 1위가 유력하다. 애리조나가 알찬 보강을 했지만 두 팀의 전력 차이는 여전히 크다. 10월에 진짜 시즌이 시작되는 다저스는 승부를 좌우할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를 원했다. 베츠는 다저스가 원하는 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다저스는 베츠가 합류하면서 타선의 위압감이 더해졌다. 베츠와 코디 벨린저가 같은 라인업에 속한 것만으로도 기대감이 다르다. 운동 능력이 뛰어난 베츠는 다저스를 보다 견고한 팀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A J 폴락이 실패한 중견수를 맡아줄 수 있으며, 지난해 떨어졌던 기동력도 살려줄 수 있다. 다만 베츠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우익수인 점을 감안하면 포지션에 대한 고민은 더 해봐야 한다(베츠는 2015년 이후 제대로 중견수를 본 적이 없다).
베츠는 믿을 수 있다. 그렇다면 다저스의 트레이드 성패는 프라이스(사진)에게 달려 있다. 프라이스는 3년 9600만 달러 계약이 남은 상황. 연봉 보조 5000만 달러를 받아내면서 다저스는 3년 4600만 달러에 프라이스를 쓰는 셈이 됐다.
물론 다저스는 이 위험부담을 떠안지 않으려고 마지막까지 조율했을 것이다. 며칠 전만 해도 보스턴이 프라이스 제외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나왔었다. 그러나 프라이스가 빠지면 더 큰 유망주 출혈이 불가피했다. 베츠를 겨우 한 시즌밖에 쓸 수 없는 입장에서 유망주들을 더 내주는 것은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베츠가 오면서 타선의 좌우 균형은 맞춰졌다. 그런데 프라이스가 오면서 선발진의 좌우 균형이 흔들리게 됐다. 훌리오 우리아스와 알렉스 우드까지 안착하면 선발투수 4명이 좌완이다. 프라이스가 중요한 이유는 넘치는 좌완임에도 선발 한 자리를 내줘야하는 점. 여기에 재차 강조하지만 다저스 선수들이 진가를 드러내야 하는 무대는 포스트시즌이다. 프라이스는 포스트시즌 통산 20경기 평균자책점이 5.04였다(85.2이닝). 2018년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를 만나기 전까지는(다저스 3경기 2승 1.98).
베츠와 프라이스를 받아온 다저스는 다시 몸집이 커졌다. 2018년 사치세 리셋을 위해 기울인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다. 하지만 다저스는 마에다에 이어 추가 트레이드로 작 피더슨을 보내면서 팀 연봉을 조금 덜어냈다. 사치세 기준은 개막전 연봉이 아니기 때문에 다저스가 사치세를 내게 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한편 다저스는 피더슨과 이별 시기를 앞당겼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피더슨은 다저스에서 입지가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피더슨을 주고 받아온 루이스 렌히포(22)는 수비에 강점이 있다(108경기 .238 .321 .364). 선수층을 두텁게 할 수 있는 자원으로, 컨트롤 기간이 많이 남은 점도 다저스에겐 매력적이다(2026년 FA).
보스턴 레드삭스
100년 전 보스턴은 구단주가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팀 최고의 선수를 포기했다. 양키스에서 전설이 된 베이브 루스였다. 올해도 보스턴은 연봉 절감 차원에서 팀 최고의 선수를 넘겼다. 그러나 100년 전과 달리 이번 트레이드는 일단 만족도가 높다.
예일대를 졸업한 하임 블룸(37) 단장은 2005년 탬파베이 인턴으로 야구계에 입문(철자는 chaim이지만 하임으로 발음한다). 이미 짐작했듯 블룸을 고용한 인물은 탬파베이 단장이었던 프리드먼으로, 블룸은 부임 후 첫 트레이드를 자신의 전 상사와 했다.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단장이 된 블룸은 무너진 팀을 복원해야 하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이 작업의 첫 걸음이 팀 연봉을 떨어뜨리는 것이었는데, 베츠와 프라이스를 모두 처리하면서 단숨에 사치세 문제를 해결했다(트레이드 이후 보스턴은 사치세 기준인 2억800만 달러에서 약 3200만 달러 여유가 생겼다).
다저스에서 최정상급 유망주를 빼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보스턴은 내심 더스틴 메이(22)까지 내다봤지만, 메이는 개빈 럭스(22)와 더불어 다저스가 반드시 지키려고 한 유망주였다. 더군다나 보스턴 역시 프라이스라는 지상 과제가 있었기 때문에 판을 입맛대로 가져가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알렉스 버두고(23)가 나쁜 카드는 아니다. 지난해 사근과 허리 부상 때문에 마지막 두 달을 놓쳤지만, 그럼에도 버두고는 가치가 높은 선수다. 팜이 황폐화된 보스턴에서 버두고보다 미래가 밝은 선수도 없다. 외야 세 곳의 수비가 모두 가능한 버두고는 타격도 어느 정도 입증이 됐다(106경기 .294 .342 .475 12홈런). 오히려 성실성 논란이 있었던만큼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져가는지가 관건이다.
다저스에서 가져오지 못한 투수 유망주는 미네소타를 통해 충원했다. 그라테롤(21)은 평균 99마일 싱커를 던지는 투수. 미네소타가 장기적으로 선발투수를 기대하고 키웠다. 지난해 더블A 12경기(9선발)에서 6승 1.71을 기록한 그라테롤은 메이저리그 데뷔를 넘어(10경기 1승1패 4.66) 포스트시즌도 경험했다(디비전시리즈 1차전 1이닝 2K 퍼펙트). 선발투수로 거듭나려면 다듬어야 할 점이 분명 있지만, 버두고처럼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다. 보스턴은 그라테롤이 잘 성장하면 크리스 세일 트레이드 때 화이트삭스로 보낸 마이클 코펙(23)에 대한 아쉬움을 지울 수 있을 것이다.
미네소타 트윈스
이번 트레이드 최대 미스터리 팀. 트레이드에 제3의 팀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갑자기 대혼란이 일어났다. 당초 피더슨을 품은 에인절스가 제3의 팀으로 추측됐지만, 마에다의 행선지가 알려지면서 진짜 정체가 드러났다.
미네소타는 이번 겨울 원하는 투수들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조시 도널슨(34) 영입으로 타선을 강화했지만, 이대로 시즌을 맞이하면 투타 불균형에 사로잡힐 것이 뻔했다. 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데려온 마에다는 준수한 선발 요원. 이곳저곳 떠돌아 다녔던 다저스와 달리 미네소타에서는 안정된 선발 기회를 보장받을 예정이다.
마에다 타순 순환별 성적 (통산)
1회 대결 : .208 .275 .368 / ops 0.643
2회 대결 : .234 .293 .373 / ops 0.666
3회 대결 : .252 .316 .443 / ops 0.758
4회 이상 : .333 .400 .667 / ops 1.067
다만 마에다가 타순이 순환될 때마다 성적이 나빠진 건 사실이었다. 미네소타는 지난해 같은 고충을 겪었던 제이크 오도리지를 철두철미하게 관리한 바 있다. 이는 마에다가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다저스와 같은 처지가 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마에다는 팀 친화적인 계약으로 2023년까지 묶여있다(보장 연봉 300만). 가성비가 또 다른 장점이다. 그러나 32세 시즌이 시작되는 투수 때문에 팀 유망주 1위 투수를 포기한 것은 아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네소타는 그라테롤의 대안으로 또 다른 투수 유망주 조던 발라조비치(21)와 조안 두란(22)을 바라보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선발감으로, 메이저리그 승격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미네소타는 지구 내 경쟁이 본격화되기 전에 한번 더 포스트시즌 경쟁에 나서야 한다. 그러면 올해는 그라테롤보다 마에다가 더 필요하다.
무키 베츠
2012년 이후 마이크 트라웃의 아성을 넘보는 선수는 없었다. 트라웃의 라이벌은 항상 이전 시즌 자기 자신이었다. 데뷔 첫 2년간 미겔 카브레라에게 MVP를 뺏겼던 트라웃은 이후 MVP 3회를 휩쓸면서 리그를 제패했다. MVP 2위로 밀린 것은 2015년과 2018년 두 번(114경기를 뛴 2017년은 4위). 2015년은 도널슨, 2018년은 베츠에게 가로막혔다. 참고로 2018년은 트라웃이 조정OPS에서 개인 최고 기록(198)을 세운 해다.
2018년 베츠 vs 트라웃 (fwar)
베 : 136G .346 .438 .640 32홈런 30도루 (10.4)
트 : 140G .312 .460 .628 39홈런 24도루 (9.8)
베츠는 트라웃에 가장 근접해있다. 풀타임 시즌을 치른 2015년 이후 레퍼런스 승리기여도 통산 39.7과 팬그래프 승리기여도 통산 35.4는 트라웃에 가장 가까운 기록이다(트라웃 bwar 44.9 fwar 44.2). 같은 기간 3위 선수들과 꽤 격차를 보인 베츠는 그나마 트라웃의 대항마로 여겨지고 있다(3위 격차 bwar +8.8, fwar +7.6).
그러나 베츠에게 트라웃에 준하는 계약(12년 4억2650만)을 안겨줄 팀이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보스턴의 10년 3억 달러 제안을 거절한 베츠는 무조건 올 시즌 후 시장에 나가 자신의 몸값을 알아보겠다는 생각이다. 당연히 작년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포스트시즌 성적도 평가를 높일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는데, 베츠의 통산 포스트시즌 22경기 성적은 .227 .313 .341(1홈런)에 불과했다. 만약 베츠가 계획대로 성공적인 시즌을 만든다면 다저스의 목적지도 자연스레 가까워질 것이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서비스타임과 크리스 브라이언트(02.09)- 전문가 (0) | 2020.02.09 |
---|---|
대대적 변화 맞이한 다저스 선발진(02.08)- 전문가 (0) | 2020.02.08 |
베츠&프라이스 다저스로, 빅딜 성사!(02.07)- 전문가 (0) | 2020.02.07 |
다저스 추가 트레이드 단행, 스트리플링도 에인절스행(02.06)- 전문기자 (0) | 2020.02.06 |
MLB 새 출발을 앞둔 외야수 트리오(02.06)- 전문가 (0) | 2020.02.06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