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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MLB] 브라이스 하퍼의 나쁘지 않은 출발(04.16)

야구상식

by jungguard 2020. 4. 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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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 하퍼

 

 

2018년 겨울. 필라델피아 필리스 존 미들턴 구단주는 약속을 지켜야 했다. 브라이스 하퍼와 매니 마차도 중 한 명에게 'Stupid Money'를 써야 했다.

 

19927월생인 마차도와 199210월생인 하퍼는 각자 뚜렷한 장점이 있었다.

 

승리기여도(bWAR) 34.1의 마차도는 두 개의 골드글러브를 가진 엘리트 3루수였다. 또한 650타석당 승리기여도 5.5를 기록하는 꾸준한 활약을 했다.

 

통산 승리기여도 27.5의 하퍼는 마차도보다 수비 기여도가 떨어졌다. 마차도보다 덜 꾸준한 선수였으며(650타석당 bWAR 4.6) 부상도 더 자주 당했다.

 

하지만 마차도에게 없는 것이 하퍼에게 있었다. MVP 시즌(2015bWAR 9.7)과 마케팅 파워였다(하퍼는 2019ESPN World Fame 100에서도 99위를 차지함으로써 야구 선수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결국 필라델피아는 마차도와 샌디에이고의 계약(103억 달러)이 확정되기를 기다린 후 하퍼와 1333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2019 ESPN World Fame 100

 

1.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2. 르브론 제임스

 

3. 리오넬 메시

 

4. 네이마르

 

5. 코너 맥그레거

 

6. 로저 페더러

 

7. Virat Kohli (크리켓/인도)

 

8. 라파엘 나달

 

9. 스태픈 커리

 

10. 타이거 우즈

20. 노박 조코비치

 

21. 루이스 해밀턴

 

49. 제임스 하든

 

51. 오델 베컴 주니어

 

99. 브라이스 하퍼

 

100. 블레이크 그리핀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지난해 마차도는 156경기에서 32홈런 85타점을 기록했다(.256 .334 .462). 승리기여도는 2.6, 조정 OPS109. 2006년이 마지막 포스트시즌인 샌디에이고의 터닝 게임 체인저가 되어줄 거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퍼는 157경기에서 35홈런 114타점을 기록했다(.260 .372 .501). 척 클라인(1932)과 마이크 슈미트(1974 & 1977)에 이어 '35홈런 100타점 15도루' 시즌을 만들어낸 역대 세 번째 필라델피아 선수가 됐다.

 

그러나 승리기여도 4.3과 조정 OPS 125는 마차도보다 낫긴 하지만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8년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의 홈런더비 우승자였던 하퍼는 2019년 올스타전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하퍼는 마차도와 달랐다. 어쩌면 필라델피아가 둘 중 한 명을 고르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을지도 모르는 특유의 열정을 보여준 것이다.

 

816일 시카고 컵스전. 9회초까지 1-5로 뒤진 필라델피아의 승리 확률은 1.7퍼센트였다. 9회말 선두타자 진 세구라가 범타로 물러나자 0.6퍼센트로 떨어졌다. 하지만 승자는 브라이스 하퍼가 끝내기 만루홈런을 날린 필라델피아였다. 이 홈런을 통해 필라델피아는 넉 점 이상을 뒤진 채 9회를 시작한 경기에서의 316연패가 중단됐다. 반면 컵스는 반대 상황에서의 489연승을 마감했다.

 

좌완 데릭 홀랜드의 좌타자 상대 261타석 무피홈런 기록을 중단시킨 하퍼에게는 통산 6번째 끝내기 홈런이었다. 하퍼가 데뷔한 후 끝내기 홈런을 하퍼보다 더 많이 때려낸 선수는 조시 도널슨(7)이 유일하다. 한편 끝내기 홈런 역대 1위는 13개를 기록한 짐 토미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성적보다 더 인상적인 활약을 한 하퍼는 승리기여도(bWAR)가 메이저리그 야수 38위였지만 플레이 하나 하나가 팀의 승리 확률을 얼나나 높이고 줄였는지를 계산하는 승리확률기여(WPA)에서는 크리스찬 옐리치(7.86) 코디 벨린저(6.01) 마이크 트라웃(5.62) 앤서니 렌돈(5.62)에 이어 메이저리그 5위에 올랐다. 하퍼가 기록한 5.54WPA(Win Probability Added)2015MVP 시즌(6.18)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개인 기록이었다.

 

또한 하퍼는 수비에서도 의욕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2018년 외야 어시스트가 한 개였으며 디펜시브런세이브(DRS)-24로 전체 외야수 중 찰리 블랙몬(-29)에 이어 두 번째로 나빴던 하퍼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1위에 해당되는 13개의 외야 어시스트를 기록했으며 DRS(10) 또한 코디 벨린저(19)와 헌터 렌프로(13)에 이어 내셔널리그 우익수 3위에 올랐다.

 

하퍼는 흥행에도 도움이 됐을까.

 

필라델피아는 하퍼 계약이 발표된 후 24시간 동안 10만 장의 티켓을 팔았다. 이는 201012월 클리프 리 계약 때의 6만 장을 크게 넘어서는 팀 최고기록이었다.

 

20188082패였던 필라델피아는 지난해 8181패로 성적 향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관중 동원은 2018215만 명(17)에서 2019273만 명(10)으로 27퍼센트가 증가했으며, TV 시청률 또한 2018년 대비 21퍼센트가 증가했다. 이를 순전히 하퍼 덕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하퍼는 유니폼 판매에서도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에 이어 2위에 오르는 저력을 선보였다(3위 벨린저, 4위 바에스, 5위 옐리치, 6위 아쿠냐, 7위 베츠, 8위 알투베, 9위 트라웃, 10위 리조).

 

필리스는 양키스, 레드삭스와 함께 선수들이 가장 무거워 하는 유니폼이다. 양키스와 레드삭스가 주로 지역언론 때문이라면 필리스는 팬들이 거칠기로 유명하다.

 

세 번의 리그 MVP8번의 홈런왕, 10개의 골드글러브와 6개의 실버슬러거, 필라델피아에서만 18시즌을 뛰고 96.5퍼센트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며, 1980년 창단 98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월드시리즈 MVP였던 마이크 슈미트조차 조금만 못해도 쏟아지는 야유에 심리 치료를 받았을 정도다.

 

필라델피아에서 살아남으려면, 팀의 부진을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서 버티려면, 강력한 멘탈이 필요하다. 이는 필라델피아가 마차도가 아니라 하퍼를 고른 또 다른 이유다. 때로는 열정이 과하게 넘치는 필라델피아 팬들에게는 경기 중 감정 표출을 두려워하지 않음은 물론 피를 끌어오르게 하는 플레이를 하는 하퍼가 훨씬 어울린다.

 

하퍼는 필라델피아와 계약하면서 연봉보다는 계약 기간을 택했다. 요즘 유행하는 옵트아웃도 넣지 않았다. 남은 12년간 하퍼와 필라델피아는 운명 공동체다.

 

하퍼는 1980(마이크 슈미트 & 스티브 칼튼)2008(콜 해멀스 & 지미 롤린스 & 체이스 어틀리 & 라이언 하워드)에 이어 필라델피아에게 세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선물하고 성공적인 영입이 될 수 있을까.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다.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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